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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쩐내·급조집단·어쩌라고?…2024년도 중국 인터넷 유행어

[2024-12-20, 12:25:17]
중국에서 인터넷 유행어는 시대의 상징이자 한해의 기념우표로 여겨진다.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바라보는 중국 MZ 시대의 자조 섞인 풍자와 그들만의 동경을 나타내는 표현이 현 중국 사회와 누리꾼들의 심리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10대 유행어 명단은 국가 언어자원 모니터링 및 연구센터, 상하이 양대 잡지사 야오원자오즈(咬文嚼字), 언어문자주보 세 기관이 발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야오원자오즈’는 지난 2일 올해 10대 유행어로 ▶수즈화(数智化, 디지털·스마트화), ▶즈넝샹산(智能向善, AI for good), ▶미래산업, ▶city부city(city不city, 정말 도시스럽지 아니한가), ▶잉콩(硬控, 하드컨트롤), ▶쉐이링링더XXX(水灵灵地XXX, 생기발랄하게), ▶반웨이(班味, 직장 쩐내), ▶송츠간(松弛感, 여유로운 마음), ▶인파리량(银发力量, 은발의 힘), ▶샤오하이거/샤오하이제(小孩哥/小孩姐, 어린 형/누나)를 선정했다.

이어 중국 국가 언어자원 모니터링 및 연구 센터가 12일 ▶신질생산력(新质生产力), ▶<검은 신화: 오공>, ▶인공지능(AI)+, ▶금 함량 계속 상승 중(含金量还在上升), ▶city부city(city不city), ▶반웨이(班味儿), ▶하필 네가 제일 잘나가(偏偏你最争气), ▶농런단런(浓人淡人, 진한 인간, 담담한 인간), ▶송츠간(松弛感), ▶주리런(主理人, 주관자) 등을 포함한 10대 유행어로 발표했다.

언어문자주보는 ▶토우감헌중(偷感(很重)), ▶차오타이반즈(草台班子, 급조집단), ▶반웨이(班味), ▶나자러(那咋了), ▶쉐이링링더XX(水灵灵地XX), ▶고대 그리스에서 XX를 관장하던 신(古希腊掌管XX的神), ▶city부city(city不city), ▶바오XX더(包XX的/包的, 보장한다), ▶홍원(红温, 피꺼솟), ▶가오초우샹(搞抽象)을 올해의 10대 유행어로 선정했다.

올해 세 유행어 명단에 모두 포함된 단어는 ‘반웨이’, ‘city부city’ 두 개였다. 올해 선정된 유행어에 대해 종쇼우윈(宗守云) 상하이사범대학 한어언문자학 교수는 더욱 젊어지고 일상생활에 더욱 가까운 표현이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반웨이(班味, 직장 쩐내)


‘일(班)’과 ‘냄새(味)’의 합성어로 직장 생활에서 과도한 업무와 열악한 환경, 복잡한 인간관계 등으로 눈은 충혈되고 얼굴은 초췌해지는 모습을 풍자한 표현이다. 이 단어는 ‘출근만 하면 당신의 분위기는 달라진다’는 인터넷 글에서 “출근만 하면 온몸에 직장 쩐내(班味)가 베고 이 냄새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표현에서 유래됐다. 중국 누리꾼들은 ‘반웨이’에 크게 공감하며 이 냄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 레저, 휴가 등을 통해 삶의 균형을 찾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생 표현으로 직장 쩐내 없애기(去除班味), 직장 쩐내 씻겨내기(洗掉班味) 등이 있다.

city부city(city不city, 정말 도시스럽지 아니한가?)


미국인 블로거 바오바오숑(保保熊)이 상하이 여행기를 담은 쇼트클립에서 “상하이, 도시 안 도시?(city不city)”라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중국 누리꾼들에게 이 표현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여기서 ‘도시(city)’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것을 의미하며 이 밖에 ‘하오city(好city)’는 “정말 자극적이다”, “정말 핫하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잉콩(硬控, 하드컨트롤)

통제를 뜻하는 ‘콩(控)’에 강제 의미의 ‘잉(硬)’이 덧붙여진 표현으로 게임에서 일정 시간 동안 캐릭터를 조작할 수 없게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사물 또는 현상에 사로잡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XX이 나를 X초 동안 하드컨트롤 했다(××硬控我×秒)”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어떠한 사물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와 벗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쉐이링링더XXX(水灵灵地×××, 생기발랄하게)


‘쉐이링링(水灵灵)’은 한국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홍은채가 사진을 소개하며 “나는 가운데서 똘망똘망하게 있다”는 말을 번역한 중국어 자막에서 유래됐다. 이 표현은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여러 명사와 결합해 다양하게 활용되며 생기발랄하고 생동감 넘친다는 의미로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단어의 사용 범위가 점차 넓어져 “우리 같이 생기발랄하게 출발합시다(咱们一起水灵灵地出发吧)”와 같이 활기찬 행동을 강조하는 데 사용되거나 “이토록 생생하게 잘렸다(我就这么水灵灵地被开除了)”처럼 풍자와 자조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데 응용됐다.

송츠감(松弛感, 여유로운 마음)

느슨하고 이완된 상태의 마음가짐을 뜻하는 ‘송츠감(松弛感)’은 긴장되고 압박 넘치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초조해하지 않으며 여유롭게 대처하는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이 표현은 한 가족이 여행 중 모든 짐이 반송되는 상황에서 화를 내거나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차분하게 일정을 다시 조정하는 모습을 본 블로거의 목격담에서 비롯됐다. 이후 2024년 파리 올림픽 기간 중국 ‘00허우(00后, 2000년대 출생자)’ 대표팀 선수들의 여유 넘치는 태도로 이 단어는 크게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세대의 송츠감과 환한 햇빛 같은 마음가짐이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런단런(浓人淡人, 진한 인간, 담담한 인간)


I형 인간과 E형 인간을 구분 짓는 MBTI에 이어 새로운 개념의 신조어 ‘농런(浓人, 진한 인간)’, ‘淡人(단런, 담백한 인간)’가 등장했다. ‘농런’은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열정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감정을 감추지 않고 호불호를 주저 없이 드러내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바로 입 밖에 내는 스타일로 특유의 열정적인 에너지로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며 다른 이들에게 주목받는 것을 즐긴다. 반면, ‘단런’은 국화처럼 담담하고 구름, 바람처럼 가벼운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나타내는 말이다. 담백하고 무심한 태도로 명예와 이익에는 관심 없고 갈등과 투쟁을 피하며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사는 이들이 주로 포함된다. 파생 표현인 ‘단단종합증(淡淡综合征)’은 모든 사람과 상황을 담담한 태도로 일관한다는 말로 좋은 일에도 웃지 않고 나쁜 일에도 울지 않는 ‘죽은 물’과 같이 고요한 증상을 의미한다.

토우감헌중(偷感(很重))


남몰래 슬며시 물건을 훔치는 ‘토우(偷)’와 같은 심리상태를 의미하는 표현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 위축되고 조심스러운 행동을 뜻한다. 특히 직장에서 조심스럽고 신중한 태도를 잘 나타내는 단어로 중국 누리꾼들 사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인터넷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토우간’은 투명 인간처럼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이다. 불안하고 자신감이 결여된, 위축된 심리상태를 나타내지만, 뜻밖에 편안한 안전감을 선사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공부, 다이어트, 쇼핑 등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을 처리하는 이들에게 ‘토우감이 짙다(偷感很重)’는 표현을 사용한다. 

차오타이반즈(草台班子, 급조집단)


겉보기에는 규칙이 명확해 보이지만 관리가 허접하고 혼란스러운 조직을 뜻하는 말이다. 중국 전통극에서 풀, 대나무 등을 이용해 임시로 만든 무대 ‘차오타이(草台)’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임시로 급조된, 자격이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팀, 회사, 조직을 의미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현으로는 ‘세계는 거대한 급조집단’으로 이 세상이 보기에는 고도로 전문적으로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일부 전문성, 기술성이 높은 업계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일은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기에 자기의 능력 부족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위로를 담고 있다.

나자러(那咋了, 어쩌라고?)


한국의 ‘어쩔티비’, ‘어쩌라고’와 비슷한 말로 불쾌하거나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대답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내적 소모를 버리고 진정한 자신을 만들자(拒绝内耗做真实自己)’는 제목의 숏폼에서 각종 선 넘는 질문에 ‘나자러’ 세 글자로 응하는 모습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자신을 비난, 설교, 비방하려는 상대방의 말에 ‘너의 말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중국 MZ세대의 쿨한 태도를 반영한다. 

※ 출처: 야오웬자오즈(咬文嚼字), 언어문자주보, 상관신문(上观新闻)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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