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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데가 있었어?” 상하이, 나만 알고 싶은 조용한 감성 거리

[2023-05-27, 07:27:49]
시끄럽고 번잡한 대도시에서 조용하고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비밀 아지트 같은 길이 있다. 상하이 유명 카페거리의 감성과 분위기에 결코 뒤지지 않음에도 그간 저평가된 상하이 10대 거리를 상하이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상하이와우(ShanghaiWOW)가 소개했다. 싱그러운 초여름, 소란스러운 시내 거리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조용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이 거리에서 만끽해볼까?

가오양루 高阳路






가오양루는 홍커우구(虹口区)에 위치한 아름답고 조용한 골목길로 특히 항구에서 탕산루(唐山路) 가는 길 붉은 벽돌의 집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날씨가 화창할 때면 파란 하늘 아래 집들이 더욱 돋보인다. 지금은 비어 있는 공간이 많지만 이 때문에 골목길이 더 고요하고 한적하게 느껴진다. 

골목길에는 독특한 스타일의 역사적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136호 오래된 양옥, 243~245호 건물, 177호 창고, 탕산루 입구의 오랜 건물 등 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작은 만국 건축물을 보고 있는 듯하다. 

이 길의 가장 남쪽은 과거 가오양루 항구였지만 지금은 국제 여객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항구 부근에는 ‘상하이의 심장’이라 불리는 음악의 문이 자리잡고 있다. 밤이면 환상적인 빛과 그림자가 펼쳐져 미래에 온 듯한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 虹口区高阳路
∙ 추천 장소: 海平路58号抱朴美术馆, 高阳路168号老船长酒吧, 东大名路588号“上海心脏”, 高阳路109号兆豊纱厂, 高阳路136号红砖老洋房, 松涛日本料理, 讚·法式铁板烧

캉딩동루 康定东路





캉딩동루는 쑤저우강(苏州河)을 품은 우아한 거리로 한쪽은 아름다운 석고문과 오랜 양옥이, 반대쪽은 물과 잔디로 푸르른 ‘나비만공원(蝴蝶湾公园)’이 자리잡고 있다. 길 자체는 길지 않지만 현지 활기찬 사람 냄새와 젊은이들의 세련된 느낌을 동시에 풍긴다. 

이 곳은 아름다운 건축물은 물론 중국 현대문학 작가 장아이링(张爱玲)의 생가와 공중목욕탕도 자리잡고 있다. 캉딩동루 85호 붉은 벽돌의 오랜 양옥은 장아이링이 태어난 곳으로 그녀의 행복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문학사적 의의가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건너편 캉딩루 25호에 위치한 징안구 어린이도서관 건물은 상하이에서는 보기 드문 영국 여왕 앤 스타일로 눈을 사로잡는다.

∙ 静安区康定东路
∙ 추천 장소: 苏州河S弯蝴蝶湾公园, 28号“静安区少年儿童图书馆, ”康定路2号康定花园, 85号洋房张爱玲出生地, 石门二路老式弄堂, 13弄“泰来里”12个门洞, 海味观, ALIMENTARI GRILL(康定路店), The Commune Social

저우산루 舟山路






저우산루는 우캉루(武康路), 쥐푸광(巨富厂)처럼 정교하지도, 사람들이 몰리지도 않지만 바로크 양식의 역사적 건물과 붉은 벽돌의 유대인 건물이 모여 100년 전 상하이 사람 냄새를 풍긴다. 

이곳은 2차 전쟁 시기 유대인의 ‘노아의 방주’로 불리며 3만여 명의 유대인 난민들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유대인 난민들이 장사로 번창하면서 작은 비엔나로 발전해 아직도 그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100여년 전 건축 도면과 1:1로 완벽 복원한 바이마카페(白马咖啡馆)가 꼽힌다.

과거 번창했던 이 거리는 오랜 세월이 흘러 낡은 상점들만 남았다. 그나마도 대부분 철거되었지만 일부 살아남은 건물이 옛 상하이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 虹口区舟山路
∙ 추천 장소: 21-81号外廊式安妮女王风格建筑, 59号美国前财政部长布卢门撒尔旧居, 长阳路62号 上海犹太难民纪念馆, 长阳路67号白马咖啡馆, 长阳路147号 提篮桥监狱, 霍山路119 、121号 美犹联合救济委员会, 霍山路85号远东反战大会旧址, 云来集素斋馆(下海庙店)

남쑤저우루 南苏州路







남쑤저우루는 총 3킬로미터 이상의 거리로 동쪽에는 와이탄의 우정박물관, 구 영국영사관, 신천안당, 조정클럽 등이 루자주이(陆家嘴) 풍경과 어우러져 있다. 그러나 남쑤저우루의 진짜 볼거리는 서쪽에 위치한 공장, 창고, 그리고 다양한 모양의 다리, 오랜 건물 등에 있다. 

올해로 140세가 넘은 저장루교(浙江路桥), 과거 통상(通商)은행의 제2창고, 90세의 연경리(衍庆里), 185호 후후이(互惠)빌딩, 161호 이중(颐中)빌딩 등은 각각 나름의 고유함과 희소성을 뽐내는 역사적 건축물이다. 남쑤저우루는 강을 끼고 있는 울퉁불퉁한 도로로 상하이에서는 보기 드문 산악 자전거 도로로 꼽히기도 한다. 

∙ 静安区及黄浦区 南苏州路
∙ 추천 장소: 外滩源, 浙江路桥, 161号颐中大楼, 1295号原中国纺织建设公司第五仓库, 1305号的装饰艺术风格仓库, 1247号八号桥艺术空间·1908粮仓, 955-991号衍庆里, COMETA bistro bar, 啤酒阿姨Beer Lady, 三豆咖啡, 亲亲侬咖啡

타이안루 泰安路






울창한 오동나무 사이로 붉은 벽돌과 하얀 벽의 양옥이 어른거리는 타이안루에는 연극의 대가 황줘린(黄佐临), 허즈전(贺子珍), 선박왕 바오위강(包玉刚) 등 유명인들의 생가가 숨어있다. 

이곳의 영국, 프랑스, 스페인 스타일의 건축물은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답고 정교하다. 상하이에서 최고(最古) 저택 중 하나로 꼽히는 120농의 웨이러위안(卫乐园)은 100년 전 가격은 2만 6000~4만 8000달러였으나 지금은 억 대로 훌쩍 뛰었을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长宁区及徐汇区 泰安路
∙ 추천 장소: 120弄卫乐园, 115弄花园住宅, The Room/预约制空间(下午茶), 鮨昇 omakase, 泰安花园洋房私宴, LA PETANQUE法餐

리시루 利西路





730미터의 짧은 골목길인 리시루는 최근 들어 부쩍 인플루언서들 사진에서 자주 등장하는 핫한 곳이다. 코너에 위치한 건물이 ‘한국에 있는 척’하기 딱 좋게 생겼기 때문. 베이지색 벽면에 깔끔한 건축 양식이 현지 사람들에게는 어쩐지 한국 스타일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이 곳에는 여러 유명인들의 생가를 비롯해 베이커리 전문점, 혁신 공간 등이 위치해 있다.

∙ 长宁区利西路
∙ 추천 장소: L'ATELIER OVER BAKERY, Cafe OnAir, 文艺路线, 双子星洋楼, 郭氏住宅, 李鸿章母亲住宅, 戴宅

용푸루 永福路




총 길이 500미터에 불과한 용푸루는 꼿꼿한 양옥과 그늘진 오동나무가 어우러진 거리로 고요함과 번화가 공존하고 있다. 상하이 특유의 분위기와 정기를 담고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이 길은 1934년 구선푸루(古神父路)라는 이름으로 시작돼 줄곧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알고 보면 제법 ‘신분 높은’ 거리다. 과거 삼엄한 경비의 영국영사관은 현재 깊은 정원이 돋보이는 미슐랭 레스토랑 용푸회(雍福会)로 거듭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용푸회를 두고 “20~30년대 상하이의 호화로운 생활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식 정원 건물의 독일영사관은 아직도 우아한 형색을 자랑하고 용푸루 52호 상하이 영화제작소 건물도 수려함을 뽐낸다. 하얀 색의 2층 건물은 현재 새롭게 수리해 상하이 내 스페인 건축물의 전형으로 꼽힌다.

∙ 徐汇区永福路
∙ 추천 장소: 雍福会, 大酉·The Merchants, The Bar By Bar Choice, PROLOGUE COFFEE, 上海电影制片厂, handhandhand, Minose Vintage一只猫古着店, LOLO LOVE VINTAGE

옌핑루 延平路



징안구 서북부에 위치한 거리 1킬로미터의 옌핑루는 1923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용캉루(永康路)와 취푸창(巨富长, 쥐루루, 푸민루, 창러루) 만큼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 거리에도 소소한 매장과 맛집이 볼거리와 먹을 거리를 제공한다.

옌핑루는 많은 외국인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서양식 레스토랑과 바가 현지 맛을 더욱 잘 구현하고 있다.

∙ 静安区延平路
∙ 추천 장소: 陕康里, 现所, FATCOW, BAR CENTRALE, Mikkeller Tasting Room, Funkadeli Yanping, DIA咖啡

하얼빈루 哈尔滨路






상하이 루자주이를 대표하는 세 건물 상하이타워, 진마오빌딩,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을 카메라에 모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1931년에 지어진 2호교(二号桥)가 촬영 장소로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길 이름에서 하얼빈의 서늘함이 느껴지지만 도로 양변에 멋진 건축물이 가득한 인정 많은 거리다. 마주보고 있는 하얼빈빌딩과 라오양항1913(老洋行1913)은 정부 개조 작업을 거쳐 현재 예술, 디자인, 문화의 집합소 패션문화창의산업단지로 거듭났다. 이 밖에 레트로 감성 넘치는 하얼빈루 129호의 반층 서점도 가볼 만하다.

∙ 虹口区哈尔滨路
∙ 추천 장소: 半层书店, 哈尔滨大楼, 老洋行1913, 老友记咖啡店

장인루 江阴路




상하이대극장과 역사박물관 맞은편에 위치한 총 400미터 거리의 장인루는 일찍이 소설 ‘번화(繁花)’ 속에 등장해 남다른 면모를 뽐냈다. 장인로의 복잡하게 얽힌 좁은 길은 상하이의 역사와 문화를 응축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생긴 전문 화조시장인 장인루 화조시장은 한때 하루에 10만 명이 오갔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꽃, 새, 물고기, 곤충 등을 파는 작은 매장만 남아있다. 거리 한 켠에 위치한 일본식 핸드드립 카페 후톈자(芦田家)도 커피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黄浦区江阴路
∙ 추천 장소: 里弄, 江阴路邮局, 芦田家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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