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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결혼 안 하는 중국

[2022-08-02, 16:37:05] 상하이저널
작년 중국 내 혼인 신고 건수는 집계 이래 35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원인은 수십 년간의 산아제한정책과 남아선호사상이 맞물려 심각한 남녀 성비 불균형을 초래해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이 혼인하기 힘든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여기에 중국 청년 세대에서의 비혼 추구 현상까지 보이며 복합적인 원인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 

결혼 ‘안’ 하는 중국 청년층 

지난해 중국 민정부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763만 6000건으로 중국 내 결혼율은 1986년 혼인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2020년 813만이었던 최저 혼인 신고 건수 기록을 갱신한 것이며, 지난 2013년 1346만 명으로 혼인 건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불과 10여 년 사이에 결혼하는 청년들의 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결혼 건수 통계 자료(출처: 중국 민정부)

혼인 건수 감소는 출산율 감소, 즉 인구수 감수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본격적인 노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혼인 건수 감소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의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인 원인이 중첩된 것이기 때문이다. 

남녀 성비 불균형 최대의 세대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남성과 여성 인구는 각각 7억 2311만 명, 6억 8949만 명으로 3362만 명 차이가 난다. 현재 중국 내 남녀 성비(여성 100명 당 남성 수)는 104.8명에 달했다. 출생 연도별로는 2020 ‘중국 통계연감’에 따르면 1980년대 생은 102 대 100 정도였으나, 1990년대 생은 110 대 100, 2000년대 생은 118 대 100으로 갈수록 남녀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 결혼을 원하는 중국 남성이 중국 여성과 결혼하기가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이 세대가 중국 내 결혼 적령기를 맞은 것이다.

이렇게 남녀 성비 불균형이 중국 내 심각한 원인이 된 이유를 살피기 위해서는 출산과 관련된 중국 정부의 정책 역사를 되짚어 봐야 한다. 중국이 출생률 관련 제한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인구를 조절하려고 한 역사는 19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마오쩌둥 주석이 정권을 잡으면서, 그는 중국이 더 많은 인구를 보유한다면, 더 강한 국가가 될 것이라는 신념 하에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 정책에는 기존에 허용되던 피임과 낙태 관련 산부인과 기술 등을 모두 금지하는 것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결국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 인구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이와 함께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동반되었다. 따라서 1970년대 초반부터 당시 저우언라이(周恩来) 총리의 주도로 정부는 본격적인 산아제한 운동을 펼쳤고, 1970년 가구 당 5.65명이던 출산율이 1979년에는 2.75명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출산율 감소에도 또다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을 염려한 중국의 지도부는 1980년부터는 아예 한족들에게 가구당 한 자녀만 낳을 것을 강제하는 산아제한 정책인 ‘계획생육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책에 일손 중심적 사고와 남아 선호 사상이 강했던 중국 농촌을 중심으로 불법을 감수하면서까지도 남아를 낳을 때까지 불법 출산을 강행하고, 여아는 국가에 신고하지 않은 채 흑해자(黑孩子)로 양육하거나, 심지어는 살해까지 하는 사례들이 판을 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탓에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인들의 경우에는 남녀 성비가 최대 121 대 100까지 벌어지기도 했었다.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은 이를 기획한 의도는 분명했지만, 다양한 인권과 사회 문제를 야기시켰고,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계속된 부정적 여론에 시진핑 주석 정부는 2015년부터 두 자녀 허용 정책을 추진했다. 
 
세 자녀 허용 정책 발표 당시 언론 보도(출처: 바이두, 신화망 新华网)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기피족’

그 이후 2021년 중국 전국 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통과된 ‘인구 및 가족 계획법’ 개정안에 따르면, 결국 중국 정부는 중국 전역에서 누구나 세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중국 인구의 급격한 감소 문제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에 대한 대책이었다. 심지어 다자녀를 출산할 시 지불해야 하는 ‘사회부양비’ 역시 폐지함으로써 사실상 셋 이상을 낳아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게 됐다. 이와 더불어 중국 정부는 출산, 양육, 교육에 드는 비용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여성들이 직장에서 받는 차별 대우를 줄이기 위해서 국가적으로도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중국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웨이닝시(咸宁市) 탁아소(출처: 신화망 新华网)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중국의 많은 젊은 세대들은 다양한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광빅데이터(极光大数据)에 따르면 중국의 순수 독신 인구(순수 미혼, 비혼 인구)는 2억 명을 초과한다. 전체 싱글족 중 20~39세 독신 인구는 770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6명 중 1명은 결혼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또한 2021년 8월 중국 리서치기업 아이리서치(艾瑞咨询)는3,893명의 20~45세의 싱글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후 ‘중국 당대 비혼 현상 백서(中国当代不婚现象白皮书)’를 발표하였다. 해당 보고서에서 설문 대상자 중 비혼주의라 응답한 사람들의 비중은 25%에 달했다. 중국 청년들이 비혼주의가 되는 주요 원인에 대한 응답으로는 경제적 부담, 개인의 의식 향상이 각각 44%로 가장 많이 꼽혔고, 높아지는 이혼율 43%, 결혼에 대한 깊은 사고와 여성의 경제력 향상이 39%로 집계되었다.

사실 중국의 이런 위기 상황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내의 혼인율 감소 현실도 이와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 내 혼인 건수는 19만 3000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든 중국에서든 결혼하지 않는 청년들의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취업난과 감당할 수 없는 집값, 양육비 부담 같은 현실적인 상황이 양국 모두 공통으로 나타난다. 두 나라 모두 어떤 방법으로 본질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사회 구조적으로 개선을 할 수 있을 지에 관련 문제 해결의 성패가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기자 유지호(저장대 광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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