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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

[2021-08-18, 15:15:15] 상하이저널

'옌즈경제(颜值经济)'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옌즈(顏值)는 '얼굴의 가치'라는 뜻으로, 옌즈경제는 말 그대로 외모 중심의 소비 활동에 따른 경제효과를 의미한다. 중국에서 옌즈경제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음에 따라 중국의 뷰티 산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기업들이 중국의 뷰티 산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기에, 중국 미용 업계의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공략하는 럭셔리 마케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경제가 주춤하고 있지만, 중국 뷰티 업계의 타격은 크지 않다. 쳰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뷰티 시장 매출 총액은 2015년 4,110억 위안(약 71조 6천억 원)에서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에도 8,620억 위안(약 150조 2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국 내의 K-뷰티 열풍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K뷰티 열풍의 선두주자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를 내세워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에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 ‘자음생’라인의 매출은 약 60% 성장했으며, LG생활건강의 ‘후’, ‘숨’, ‘오휘’ 프리미엄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70%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점점 영역을 넓히고 있는 K뷰티 기업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애경산업의 ‘AGE 20’s(에이지 투웨니스)’ 비비크림이 중국 티몰 내 점유율을 확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브랜드 ‘연작’은 6.18 쇼핑 축제에서 준비된 물량을 완판됐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설화수 자음생 패키지(출처: 아모레퍼시픽)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는 이제 옛말

옌즈경제 유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너 뷰티’ 제품이다. 이너 뷰티(inner beauty)는 먹는 화장품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이 아닌, 먹어서 관리하는 개념의 미용 기능 식품이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이너뷰티 시장규모는 2016년 90억 위안에서 2019년 148억 위안으로 3년 동안 약 58% 증가했으며 2022년에는 238억 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백 드링크, 콜라겐 함유 비타민, 먹는 히알루론산과 같이 피부 미백, 노화 방지, 보습 등 피부 관리를 위한 먹는 화장품은 건강하고 깨끗한 피부를 중시하는 중국의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섭취가 용이한 알약 및 캡슐 형태의 이너뷰티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뷰티는 이너뷰티 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산 이너뷰티 제품의 인기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이는 한국산 소재나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높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의 경우, 이너뷰티 제품의 기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식약처에서 엄격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보건 식품과 미용 식품에 대한 명확한 구분 기준이 없다. 대표적인 미용 기능성 소재인 콜라겐이 일반 식품으로 분류되는 등 이너뷰티 제품에 대한 검증성이 떨어지는 현실이다. 
 
CJ제일제당이 출시한 광군제 기념 이너뷰티 특별 패키지(출처: 네이버)

옌즈경제 이어 남성경제(他经济) 열풍

뷰티 산업은 더 이상 여성만이 이끌어가는 분야가 아니다. 옌즈경제의 활성화에 따라 중국의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외모 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게 되었고, 남성 뷰티 제품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은 세계 평균 성장률인 5.8%를 웃도는 연평균 13.5%의 속도로 증가하며 거대한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2018년 144억 8,500만 위안(약 2조 5,300억 원)이었던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3년에는 200억 위안(약 3조 4,95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글로벌 뷰티숍 세포라(Sephora)가 남성용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한 데 이어 비오템, 로레알 등의 글로벌 브랜드도 새로운 남성용 스킨케어 라인을 잇달아 출시하며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의 남성용 화장품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도 남성용 화장품 시장에 하나둘 뛰어들고 있다.

중국 유명 화장품 브랜드 쯔란탕(自然堂)은 최근 남성용 에센스를 선보였으며, 친아이난요우(亲爱男友)나 리란(理然) 등 남성을 겨냥한 중국 로컬 브랜드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가성비를 내세워 젊은 남성 소비자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 발판이 됐다.
 
쯔란탕이 출시한 남성용 스킨케어 제품(출처: 바이두)

옌즈경제의 다각화

옌즈경제는 뷰티 산업, 그중에서도 화장품 산업을 중심으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화장품 외에 다른 분야에서의 성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콘택트렌즈 시장의 변화를 예로 들 수 있다. 중국의 콘택트렌즈 시장은 오랜 기간 시력 교정에 초점을 맞춰 성장해왔기에 렌즈는 ‘안경 대용’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옌즈경제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컬러렌즈 등의 미용 렌즈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한 중국의 탈모 산업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탈모 인구수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많은 중국인이 탈모 관리 제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탈모 예방을 위한 미용 제품뿐만 아니라, 탈모 치료를 위한 두피 건강, 모발 이식 등의 의료시술 및 전문 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패션 분야에서는 탈모용 가발 제품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성형수술 업계도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엔 ‘성형 관광’ 패키지가 있을 정도로 많은 중국인이 성형수술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현재는 중국 내에서의 성형수술이 성황이다. 가오카오(高考)가 끝나면 쌍꺼풀 수술을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에서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것은 흔한 광경이 되었다. 실제로 가오카오가 끝나는 6월 하순에는 수많은 수험생이 성형외과를 방문해 예약을 잡기 힘들 정도이다.

이처럼 옌즈경제는 중국의 다양한 경제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또한 외모지상주의가 만들어낸 불건전한 문화일 뿐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옌즈경제는 외모지상주의에서 시작된 경제 개념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경제 성장을 도모하였기에 무작정 비판하기보다는, 옌즈경제로 인한 인식 변화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학생기자 정해인(저장대 광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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