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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과 인식 바꿔야”

[2021-03-12, 19:45:00] 상하이저널
자후이국제병원 ‘LGBTQ 프로젝트’ 담당 졸트 팹(Zsolt Papp)


최근 대한민국의 첫 ‘성전환 군인’ 변희수 하사의 사망으로 성소수자(LGBTQ)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변희수 하사는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여군으로 군복무를 이어가길 희망했지만 군에서는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려 강제 전역을 시켰다. 이로 인해 혐오의 시선을 받아왔던 변희수 하사는 행정소송 등 법적 투쟁을 준비하는 듯 했으나,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는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회 문제로 돌리기도 한다.

상하이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민들에게 친숙한 자후이국제병원에서는 병원을 방문하는 성소수자 환자들을 대하는 시선과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LGBTQ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졸트 팹(Zsolt Papp) 씨를 만나 교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LGBTQ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LGBTQ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자후이국제병원은 의료의 다양성과 포용성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환자에 대한 이해가 높을 수록 치료도 더 잘 될 것이라 믿는다. 

현재 상하이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는 100만 명이 넘는다. 자후이국제병원에서 LGBTQ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제 역할은 상하이의 성소수자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들이 어떠한 선입견이 없이 편안한 환경에서 오직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드는 것이다.그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손을 내밀었고, 건강관리를 위한 대화의 장을 열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먼저, 우리는 상하이의 여러 성소수자 그룹을 대상으로 익명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다양한 배경, 성별, 연령대, 사회 수준 등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다. 우리의 목표는 이들의 말을 듣고, 그들의 바람, 필요, 그리고 고민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가장 자주 찾는 서비스가 무엇이며, 의료 측면에서 그들의 주요 관심사와 고민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더 친근한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지 궁금했다. 

이후, 모든 정보를 분석해 관련 임상 서비스 라인과 내부적으로 공유했다. 또한 이들 커뮤니티와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LGBTQ 단체들과 손을 잡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성소수자 커뮤니티와의 소통과 이를 바탕으로 한 자후이 직원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의 설계가 현재 업무의 핵심이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와의 소통은 그들만의 환경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모임에 방문해 건강관리 대화의 장을 조성했다. 모든 과정은 비공식적이고 그들에게 친근한 환경에서 이뤄졌다. 

첫번째 소통은 남성들을 위한 행사였는데, 자후이 임상의 한 명이 ‘남성의 건강’과 ‘성적 건강’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또 한 번은 임상심리학자와 함께 성소수자들을 위한 성적 정체성과 자기 수용에 대한 소규모 대화형 그룹 토론을 열기도 했다. 행사 외에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여러 매체에 기사를 게재하고 있으며 이러한 소통을 바탕으로 내부직원들을 대상으로한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지난해 12월 이곳 자후이에서 처음으로 ‘레드 리본 데이’를 개최했을 때이다. ‘레드 리본 데이’는 ‘세계 에이즈의 날’을 기념하고, 또한 전 세계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그들을 응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개최됐다. 행사 기간 의료인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단체 대표 등 많은 연사들이 ‘HIV와 LGBTQ 건강상의 차이’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앞으로 자후이의 연례 활동으로 지속할 계획이다.

자후이에서 강조하는 포괄적 의료(inclusive healthcare)는 무엇을 의미하며,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의료 시설을 방문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안을 느낀다. 어떤 사람들은 특정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의료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다. 또 개인적인 건강 문제를 털어 놓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이러한 대화는 환자에게 보다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관리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병원은 모든 인종, 민족, 종교, 성적 지향, 나이,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단지 사람들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의료진과 불쾌한 경험을 한다면, 그들은 자신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숨길 수도 있고, 다시 병원을 찾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우리가 성소수자들이 갖는 공통적인 건강 문제, 치료 장벽, 특정 요구에 대해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그들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포괄적인 의료 환경, 자후이는 어떻게 시행하고 있나? 

성소수자들에게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이 그들의 정체성, 경험, 주변 세계와의 관계가 그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성소수자들과 그들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포용하는 것은 의료진과의 더 돈독한 신뢰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성소수자 환자를 효과적으로 서비스하려면 그들의 삶의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절차, 행동, 언어를 포괄적이고 비판단적(non-judgmental)이며 항상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것이 실행됐을 때 비로소 의료진은 성소수자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도울 수 있다. 자후이는 이미 임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성소수자를 위한 주제를 포함시켰다. 그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지식을 얻고, 소통을 개선하기 위해 인구 통계 데이터, 기본 정의, 건강 차이, 실제 사례 연구 등 성소수자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직원 교육에 제공하고 있다.

LGBTQ
▲Lesbian(레즈비언): 여성 동성애자 
▲Gay(게이): 남성 동성애자 
▲Bisexual(양성애자) 
▲Transgender(트랜스젠더): 자신의 육체적인 성과 정신적인 성이 반대라고 생각하는 성전환자 
▲Queer(퀴어):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 용어

학생기자 장인우(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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