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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③ 성별] LGBTQ+를 향한 우리의 시선

[2022-06-03, 23:02:37] 상하이저널
여러 가지 색이 합쳐져 무지개가 만들어지듯이 다양한 국적, 민족, 인종, 종교, 언어, 지역, 그리고 성별이 어울려 여러 모습의 문화와 사회를 만든다. 다양성의 시대라고도 불리는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서로의 문화적 차이들을 존중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UN은 2002년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서로의 다름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다양함이 공존하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매년 5월 21일을 ‘세계문화다양성의 날’로 지정했다. 이러한 문화 다양성의 범주는 크게 인종, 민족, 성적지향, 종교, 언어, 성별, 나이 그리고 장애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이 중에서 성(Gender) 정체성의 다양성 부분은 외국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에서도 크게 관심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성별 혹은 성 정체성의 다양성이란 무엇일까? 


성 정체성(Gender Identity)

성이라 하면 영어로는 남성, 여성, 중성과 같은 생물학적 성(性)을 지칭하는 단어 ‘Sex’와 사회 속에서 본인이 느끼는 자신의 성별을 지칭하는 ‘Gender’ 두 가지의 단어가 있다. 반면에, 한글로는 ‘성별’ (性別)이라는 한 단어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한국 사회에서는 문화적, 사회적, 그리고 언어적으로 성 정체성(Gender Identity)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다시 말해, 성 정체성이란 성별에 대한 가장 내면적인 자아의식을 말하며, 이는 태어날 때 결정된 성별과 같거나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성 정체성의 다양성이란 신체적으로 타고난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데 사용되는 개념이다. 

He/Him, She/Her, They/Them?

근래에 들어 외국에서는 인터넷에서 자기의 이름 옆에 He/Him이나 She/Her과 같은 대명사들을 붙이기 시작 했다. 특히 소셜미디어(SNS)나 줌(zoom)과 같은 화상회의를 할 때 이러한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인칭 대명사를 넣는 이유는 자신이 성 정체성을 포용하고 성별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표현을 하기 위함이다. 특히나 코로나 19 이후 더욱더 심해진 인종, 성 정체성 등에 차별에 맞서, 소수자의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목적으로 이러한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LGBTQ+ 의 기원

성소수자(Sexual Minority)라는 단어는 1965년 스웨덴의 정신의학자 랄스 울레르스탐(Lars Ullerstam)의 저서 ‘The Erotic Minorities: A Swedish View’에서 사용한 성애 소수자(Erotic Minority)라는 표현에서 유래되었다. 이 용어는 사회에서 다수가 아닌 성 정체성 혹은 성적 지향을 가진 성소수들자들을 나타낸다. 현재는 성소수자라는 표현보다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퀘스쳐닝(Questioning) 혹은 앞의 명칭들을 다 포괄하는 퀴어(Queer)를 합쳐 LGBTQ 라는 단어가 좀더 보편적으로 쓰인다. 본래 퀴어는 ‘이상한’이라는 의미이나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특정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성소수자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간성(Intersex), 무성애자(Asexual)까지 더해 LGBTQIA+라고 확대해서 말하기도 한다. 

LGBTQ+의 권리와 사회적 인식

성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은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불법적이고 반윤리적인 것으로 여겨졌었다. 세계 제 2차대전 당시 나치는 동성애자를 강하게 탄압하였고, 유대인과 마찬가지로 강제수용소에 감금해 분홍색 역삼각형(Pink Triangle)을 가슴에 달아 일반인과 구분했다. 이후 이 분홍색 역삼각형은 1970년대 성소수자들의 권리와 저항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나치뿐만 아니라 인권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에서조차 오랫동안 성소수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계속되었는데, 1950년 미국 의회는 보고서에서 동성애(homosexuality)가 정신질환이기 때문에 국가 안보에 위험한 것이라고까지 규정했다. 영국의 경우,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Allan Turing)이 동성애 혐의로 체포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결국 1954년 자살한 사건은 잘 안 알려진 사실이다.

이후 20세기 후반부터 성소수자들의 인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동성간 결혼에 대해 정치, 사회, 종교적 측면에서 쟁점화되면서, 2015년 미국 대법원은 동성 결혼(Same-Sex Marriage)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렸고, 영국도 2020년 북아일랜드를 마지막으로 모든 지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됐다. 이 외에도 2001년 네덜란드를 선두로 벨기에(2003), 스페인(2005), 캐나다(2005), 남아프리카(2006), 노르웨이(2009), 스웨덴(2009), 프랑스(2013), 독일(2017), 호주(2017), 대만(2019), 오스트리아(2019) 등 많은 나라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법령들이 제정됐다. 


성소수자 인권의 달(Pride Month)

해마다 6월이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Rainbow Flag)이 전 세계에 휘날리고 LGBTQ+와 엘라이(Allies, 지지자들)는 거리를 행진한다. 1969년 6월 28일, 미국 뉴욕의 게이바 스톤월(Stonewall)에서 있었던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이 행사는 LGBTQ+를 향한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성소수자들의 자긍심과 권리 주장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9월 8일 제1회 퀴어 문화 축제가 열렸고 서울 대학로에서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한국의 차별금지법

대한민국에서 장애인 차별과 성차별 문제는 오래 전부터 공론화되었고 제도적으로 보호를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어 왔었다. 하지만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으로 차별받는 성소수자들을 위한 법안 마련은 제자리 걸음이고, 동성(同性)간의 결혼은 법적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다. ‘차별금지법’이 2007년부터 여러 차례 국회에 발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차별금지법이란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성별, 인종, 장애, 국적, 종교 등을 이유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당하고 차별받지 않을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된다든지 사회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성 정체성의 다양성 문제는 기본적으로 그 사회가 지닌 문화적, 관습적 신념과 합의에 많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서구 여러 나라들 또한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의 다양성을 법적으로 인정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일부 보수적인 집단에서는 사회적 인정과는 별개로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성별의 구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 대한민국 역시 아직까지는 남녀의 성별로만 그 사람의 생물학적 정체성을 구분하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다. 인류의 역사는 개인과 사회의 여러 가지 갈등을 극복하고 그 가운데에 합의점을 찾아가면서 발전해 왔다. 따라서 성 정체성의 다양성 또한 앞으로 문화 다양성의 범주에서 바라보고 개선해 나가야 할 우리 인류의 과제이자 삶의 한 부분일 것이다. 

학생기자 서지호(상해중학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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