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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서는 안 될 '국내강제징용'

[2016-04-16, 16:57:46] 상하이저널

[학생기자 논단]

일제강점기 국내강제징용

피해자 집계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몇 달 전 방영된 <무한도전, 하시마섬을 가다>가 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를 다루며 국외강제징용 실태에 무지했던 국민들에게 뼈있는 일침을 날렸다. 하지만 한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국외강제징용 사실도 몇 달이 지난 지금, 척박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지친 사람들에게 또다시 잊혀지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전히 모른다. 일제강점기 시절 국내에서도 강제징용이 수많은 곳에서 일어났고 그 피해자 수가 국외강제징용 피해자 수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국민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 학계도 가장 기초적이라 할 수 있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수도 제대로 집계할 생각이 없어 보이니 말이다.


중일전쟁이 일어난 1937년 이후, 일본은 <국가총동원>법을 내세우며 조선의 젊은이들을 광산으로, 공장으로 끌고가 강제노동을 시켰다. 1944년에는 <여성정신대근무령>을 발표하며 한 떨기 꽃 같던 소녀들을 끌고 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유린했다. 이것만으로도 모자라 일본은 수세에 몰리자 강제징용의 기록을 지우기 위하여 사고를 가장하여 이들을 죽이고 집단으로 학살하였다. 물론 일본이나 중국으로 끌려가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도 많지만, 비록 국외로 끌려가지는 않았지만 끝끝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국내에서 강제징용 된 사람들의 수는 더욱 더 많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삼릉마을
정식 명칭인 삼릉마을 보다 ‘미쓰비시 줄사택”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이 곳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전범기업이었던 미쓰비시에게 강제로 노동이 착취된 조선사람들의 집단 합숙소였다. 대동아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던 일본은 부평지역의 민가를 강제로 철거한 후 무기를 제조하는 군수공장을 세웠다. 일본은 고된 노동을 요했던 공장의 작업을 자신들의 자국민이 아닌 끌려온 조선인들에 시켰고 더욱 효율적으로 공장을 돌리기 위하여 공장 옆 노동자들의 합숙소를 마련하였다. 건장한 조선의 젊은이들은 좁디 좁은 방에서 8명이서 같이 생활하여야 하였다. 당시 수백여 채였다고 추정 되고 있는 미쓰비시 줄사택은 현재 약 80여채만 남아있고 환경이 너무 열악한 탓에 현재는 약 70여채가 빈 상태이다. 지붕이 무너지고 집을 둘러싸고 있는 쓰레기더미는 악취를 불러일으킨다. 심지어 어떤 곳은 다 쓰러져가는 집을 나무 하나가 지탱하고 있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집 전체가 흙으로 만들어 진 집도 있다.

 



현재 삼릉마을은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에 당선되어 2018년 공중화장실과 민간인 거주 주택으로 변화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가슴 아픈 곳이기는 하나 일본이 강제징용 사실을 인정을 하지 않고 있는 지금, 이 삼릉마을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일본의 강제징용 증거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곳이 개발이 된다면 현재 거주 중인 10여가구가 가난한 노인인 만큼 제대로 된 보상과 복지정책이 실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해남 옥매산 강제징용과 제주도 광부 수몰사건
매년 음력 7월 16일, 전라남도 해남 황산면 옥동리 선착장에서는 추모제가 열린다. 일본에게 강제징용 되어 제주도로 끌려가 바다에 묻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조선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제이다. 1916년부터 1945년 한반도 남쪽의 땅끝마을인 해남에 수백 명의 민간인과 광부가 강제 동원되었다. 알루미늄의 원료인 명반석이 많이 묻혀있었던 옥매산은 당시 전쟁에 미쳐있었던 일본에게는 매우 탐나는 곳이었다. 이에, 아사다 화학공업주식회사는 꽤나 가팔랐던 옥매산 정상에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을 올려 보내 명반석 채굴을 강행하였다.

 

과도한 채굴 현재는 협곡이 된 옥매산

해남옥매산 명반석 저장소

 

1945년 3월의 어느 날,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들은 갑자기 제주도로 끌려가게 된다. 끌려간 조선인들은 일본의 해군진지와 운반시간을 단축시켜주는 해안동굴을 만들어야 했다. 5개월 후, 일제의 핍박에 시달리던 조선은 꿈에 그리던 해방을 맞게 되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였다. 1945년 8월 20일, 조선인 222명과 일본인 관리자 3명을 싣고 고향으로 돌아오던 배는 완도 청산도 부근 바다에서 원인 모를 화재로 인해 침수되었기 때문이다. 104명만 생존하고 118명은 사망하였다. 사고 당시 일본군함이 배 옆을 지나갔지만, 바다에 빠진 사람들이 일본인이 아니란 것을 확인 한 후 그냥 지나쳐갔다는 증언이 있다. 현재 유족들이 모금운동을 벌여 추모비를 세우려 노력할 뿐, 정부차원의 노력이나 지원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 기사를 쓰며 느낀 점은 관련자료나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일본도 문제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러한 역사문제를 등한시하는 정부도, 관심을 갖지 않는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

 

고등부 학생기자 권순(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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