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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쌤 교육칼럼] 대전환기… 위기냐기회냐

[2024-01-29, 13:01:21] 상하이저널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
-의대 증원과 SKY 이공학부 줄 자퇴
-서울대 무전공 신입생 선발 확대 

이 세 가지 뉴스는 서로 다르지만, 필자에겐 같은 지점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

코로나 이후 본격적인 CES는 올해가 처음이라 국내외로 관심이 매우 컸다. 두 가지 포인트가 중심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CES에서 소개된 신상품이 상용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하나. 이제 AI로 그 변화는 훨씬 빨라질 것이라는 게 또 하나이다.

‘의한수약치’ 쏠림 현상

“문송합니다”는 이미 고어가 되었는데, 이제 이공학부 역시 쉽지 않다. 대규모 공채는 사라진지 오래고, 입학할 때 공부하는 내용이 졸업할 때 필요가 없어지는 시대다. 그러니 비교적 변화가 적으면서도 고소득이 보장되는, 이른바 ‘의한수약치’로 쏠리는 현상도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다. 코로나때 의사부족과 지방에 의료공백이 심해서 의대정원을 증원한다고 하니, SKY이공학부에 대규모 줄자퇴가 시작되고, 학원가는 그에 따른 대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의대는 안전할까

하지만 의대는 안전할까? 한때 대한민국 모든 인재를 사법고시가 빨아들인다고, 젊은 청춘을 고시 공부하는데 쏟아붓던 시절이 있었다. 로스쿨로 바뀌고, 정원을 늘린 현재, 변호사의 위상은 예전만 하지는 못하다. 제일 큰 이유는 법조시장의 총 규모가 몇 년째 (4조원 언저리에서) 제자리걸음 중이기 때문이다. 아주 유명한 로펌이 상당부분을 독식하고, 또 나머지 몇 개의 대형 로펌이 그 만큼을 차지하고, 나머지를 기타 로펌과 남은 변호사들이 나누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는 한, 각 서비스 분야 시장도 커질 수 없다. 지금은 고령화로 의료서비스 수요가 늘지만, 결국엔 지출에 한계가 있을 테니 문제가 생길 것이다. 영리병원과 의료관광 등의 새로운 수입 증가 요소가 없는 한 어려움은 예상된다. 의사들이 정원증가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몇 년 전 요양병원이 각광받았는데, 근래 경영난에 따른 폐업도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대학가 앞을 지나며 한 상가에 여러 개의 치과가 난립해 있는 걸 보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많겠다고 ‘쓸데없는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난다.

자율전공 선발, 무전공 입학

최근 서울대에서는 무전공으로 입학하여 2학년 때 전공을 정하는 학부대학을 설립한다고 한다.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서, 과학과 기술과 인간과 사회가 다시 연결되어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때입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 2023)

교육부도 2025학년도 입시부터 수도권 57개 대학과 전국 국공립•거점 대학에서 정원의 25%까지 자율전공으로 선발해야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인인 교수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자기주도 학습역량이 있는 학생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으며,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말한다. 입학 뒤 인기학과에만 몰리고 비인기학과의 경우 폐과 위기에 처할 수 있고, 이 문제는 지방대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교육부의 지원금이 중요한 재원인 한국의 대학교에서 또 이게 기준이 되어 많은 학교가 문을 닫게 되고, 교수는 전과하거나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토론•프로젝트 중심의 융합교육 필요

이래저래 입시생들과 학부모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교육부는 왜 이런 변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을까? 대부분의 산업에 중국에 따라 잡힌 가운데, 새로이 전기차, 이차전지, 비메모리 반도체, 방위산업 등 미래 먹거리가 거론되고 있지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관련 학과의 신설이나 증원은 어렵고, 그나마 있는 인력도 의대로 빠져나가는 현실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제 나라와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대학이 길러내는 시대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가 기존의 사업을 혁신시키거나,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기업과 나라는 뒷받침해주는 시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토론과 프로젝트중심의 융합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대전환, 대혼란, 대위기 시대의 교육

대전환이라는 거룩한 명칭은 적응하기 힘든 이에게는 대혼란이고,대위기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왜 교육을 시키는가?스스로의 삶을 책임지게 하기 위해서 아닌가? 변화에 대한 대응을 도전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준비하게 하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야말로 계속되는 대전환을 평생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미래세대에 꼭 필요한 교육은 아닌지. 이제 아이마다 가진 마음속 질문을 깨워내고, 키워주고,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이 정말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역량을 키운 아이들이 미래를 빛낼 인재가 될 것이다.

20년째 아이들과 책 읽고 토론하며 글을 쓴다.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코칭과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청소년 인문캠프, 어머니 대상 글쓰기 특강 등 지역 사회 활동을 해왔으며, 도서 나눔을 위한 위챗 사랑방 <책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저널과 공동으로 청소년들의 진로탐색을 위한 프로젝트 <청미탐>을 진행하고 있다. 위챗 kgyshbs / 이메일 thinkingnfuture@gmail.com / 블로그 blog.naver.com/txfseoul
thinkingnfuture@gmail.com    [김건영칼럼 더보기]

전체의견 수 1

  • 아이콘
    비상승미 2024.01.30, 09:20:24
    수정 삭제

    변화에 스스로 준비하게 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
    삶을 스스로 책임 질 수 있는 사람으로
    스스로 질문하고 통찰하며
    대전환 시대의 주인공으로 빛날 역량를 키우는 융합교육이 우리의 미래를 살려가겠죠.
    김쌤~^^
    덕분에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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