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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금 알록달록 '도파민' 열풍

[2023-10-19, 12:33:01] 상하이저널
[사진출처= Martin's Famous Potato Rolls and Bread]
[사진출처= Martin's Famous Potato Rolls and Bread]

올여름 알록달록한 ‘도파민(多巴胺)’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도파민은 흔히 ‘쾌락 호르몬’으로 불리며, 에너지, 의욕, 동기부여, 흥미 등의 긍정적 감정 부여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현재 중국에서 ‘도파민’은 채도가 높고 밝은 색상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톡톡 튀는 다채로운 색상이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준다고 여겨져 이러한 호칭이 탄생한 것이다. 

‘도파민’ 붐 시작

 [사진=왕홍 白昼小熊의 도파민 패션 (출처:小红书)]

도파민 유행의 첫 시작은 '도파민 패션(多巴胺穿搭)'이었다. 올해 5월 ‘바이저우샤오시옹(白昼小熊)’이라는 왕홍(网红)이 자신의 SNS에 ‘도파민 패션’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여름에 어울리는 화려한 컬러의 스타일링 영상을 선보였다. 이후 이 영상은 샤오홍슈에서 3억, 틱톡에서 50억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또한 중국의 많은 유명 왕홍들이 이 패션을 따라 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이를 시작으로 패션계에서 뷰티, 요식업 등으로 ‘도파민’ 열풍이 빠르게 이어졌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도파민 화장 (多巴胺化妆)’, ‘도파민 네일아트 (多巴胺美甲)’, ‘도파민 문구(多巴胺文具)’ 등의 신조어들도 탄생하게 됐다. 

도파민과 중국 Z세대

[사진=샤오홍슈 내 ‘도파민’ 관련 게시물 (출처:小红书)]

이러한 유행을 뒷받침하듯 도파민 관련 콘텐츠는 중국의 대표 SNS 플랫폼인 샤오홍슈에서만 397만 개 이상 게시됐다. 또한 중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도파민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도파민’은 올여름 중국을 가장 뜨겁게 달군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도파민 트렌드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이들은 Z세대다. Z세대는 일반적으로 1995년부터 2009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다. 텐센트(腾讯)에서 공개한 ‘Z세대 소비력 백서’에 따르면, 신세대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요인은 ‘자신의 자아를 개성 있게 표현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또한 이들은 소비를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는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도파민’은 Z세대가 획일성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과시하고자 하는 열망을 충족시키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또한 다양한 컬러 인증사진을 자신의 SNS에 찍어 올려 다른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이들의 욕구도 도파민 소비 열기에 힘을 실었다. 

이 밖에도 3년 동안의 전염병 기간으로 인한 억압과 더불어,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 및 불안 등으로 힘든 젊은 세대에게 ‘도파민’은 하나의 감정적 출구의 역할을 했다. 도파민 스타일링이 인기를 끈 근본적인 이유도 “밝은색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저 행복해 보인다”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도파민’이라는 개념에는 긍정적 감정에 대한 사람들의 잠재적 욕구가 반영되어 있으며, 소비자들은 ‘도파민’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서를 표출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한 것이다. 

중국 브랜드들의 ‘도파민’ 마케팅 

많은 소비자가 도파민에 열광하자, 다양한 브랜드들이 이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밝고 선명한 색상을 넣은 제품들과 콘텐츠들을 제작하는 ‘도파민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사진=루이싱커피의 도파민 마케팅 (출처:小红书)]

중국 최대 커피 체인점인 루이싱커피(瑞幸咖啡)는 ‘도파민 아이스커피(多巴胺冰咖)’라는 콘셉트를 통해 형형색색의 과일 6종으로 구성된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노란색의 오렌지 C 아메리카노, 핑크색의 수박 라테, 청록색의 청포도 라테 등, 기존 인기 메뉴에 화려한 색감을 더해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한 샤오홍슈에서 신메뉴의 도파민 색깔을 맞추는 ‘색감 도전 (色感挑战)’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제품을 고객에게 한 번 더 각인시켰다. 
 
[사진=퍼펙트 다이어리의 도파민 마케팅 (출처:小红书)]

중국 화장품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 (完美日记)에서도 ‘도파민 소녀(多巴胺女孩)’를 테마로 하여 데일리 메이크업에 잘 사용하지 않는 블루, 핑크, 퍼플, 오렌지 4가지 색상을 중심으로 한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휴가, 직장, 뮤직 페스티벌, 파티 등 다양한 장소에 어울리는 여름 메이크업 조합을 선보인 콘텐츠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왕이윈 뮤직의 도파민 마케팅(출처: 小红书)]

중국 음악 애플리케이션 왕이윈 뮤직(网易云音乐)도 도파민 열풍에 탑승했다. 왕이윈 뮤직은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 시리즈 오디오북>을 출간하면서 청각에 색깔을 입히는 참신한 도전을 했다. 그 과정에서 9명의 문학 거장들과 협업하여 하루키의 대표작들을 9가지 색상으로 해석한 ‘무라카미 하루키 크로마토그래피’를 발표했다. 오프라인으로는 작품명 대신 색상이 적혀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컬러 블라인드 북’을 출시하여 소비자가 자신의 컬러 취향으로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익화당, 스타벅스, 하오리라이의 도파민 마케팅 (출처:小红书)]

이 밖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이 도파민 마케팅을 선보였다. 음료 브랜드 익화당(益禾堂)은 “시원함이 도파민을 분비한다 (冰爽创造多巴胺)”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신호등을 연상케 하는 아이스크림 음료를 출시하였고, 출시 9일 만에 100만 잔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스타벅스는 망고, 용과, 딸기 등의 과일이 들어간 ‘Pink Drink’ 음료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베이징에 핑크 테마의 1호 매장을 오픈한 베이커리 브랜드 하오리라이(好利来)는 매장 인테리어부터 점원 유니폼, 영수증, 종이봉투 색깔까지 온통 도파민 핑크로 도배했다. 

Z세대가 중국의 트렌드 세터이자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기업들은 그들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색다르고 흥미로운 제품들을 출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의 사회적 트렌드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기업이 이를 겨냥해 내놓는 기발한 제품과 프로모션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학생기자 권소윤 (난징대 국제경제무역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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