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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에서 대학 보내기

[2023-06-03, 07:40:48] 상하이저널
7년 전, 5월의 상하이는 퍼붓는 비와 꿉꿉한 공기로 나를 맞아주었다. 그런데 요즘 상하이는 날씨가 더할 나위없이 좋아 반나절이면 빨래가 마른다. 아이들 어릴 때 여행 중에 산 하버드대 티셔츠가 바람에 나부끼는 걸 보며 그 당시 하버드나 MIT는 그냥 갈 수 있는 대학이겠거니 했던 게 떠올라 혼자 웃었다. 

처음에 상하이에 와서는 아이에게 적응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사춘기라 그랬는지 아이는 공부는 뒷전이고 게임과 축구만 하고 지냈다. 때가 되면 공부하겠지 생각하고 공부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엄마를 믿고 있으면 안되겠다 싶었는지 고등학생이 되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하고 성적이 조금씩 나아졌다. 아이 말로는 어릴 적 책 읽는 습관 덕분인 것 같다고 한다.
 


해외 대학은 12학년에 미국 대학 지원을 시작으로 캐나다, 영국, 홍콩, 싱가폴을 순차적으로 접수한다. 한국 대학은 가을 학기에 들어가거나 졸업 후 다음 해에 입학을 하니, 최종 결정까지 1년 이상 걸린다. 해외 대학이나 한국 대학이나 내신 성적과 IB, AP 등의 성적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한국 대학은 학교 내의 과정에 중점을 두니, 교외 활동이나 자기 관심 분야를 중시하는 해외 대학 지원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해외 대학과 한국 대학의 선택지를 놓고 주변에 물어보니 “아이가 장래에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살고 싶어 하는 지를 고려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해외 대학의 경우 세계 여러 다양한 나라에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나라에도 여러 대학이 있고 여러 개의 과를 선택할 수 있으니 기회가 정말 많은 셈이다. 중국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의 경우 중국 대학도 지원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 오히려 더 어렵기도 하다.   

해외 대학을 나오는 경우 현지에 취업을 하거나 다른 나라로 취업의 가능성도 많아진다. 아무리 유명한 한국 대학이라 해도 서울대 외엔 외국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해외에 살 경우 해외 대학이 유리하다고 했다. 



한국으로 진학을 할 경우 친지들이 있으니 마음이 놓이고, 음식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적인 부분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해외 대학의 경우 수천 만원의 학비 외에도 주거비, 생활비가 따로 들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의 대입은 정말 어렵다고들 한다. 왜 한국에서 대학을 가기 어려운지 정말 궁금했다. 초등 때부터 각 교과목 학원에 예체능까지 공부를 안 하는 아이가 없다 보니 상위층이 너무 두텁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외에서는 특례 제도가 있어 그나마 수월하게 한국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과 성향이 강했던 큰 아이의 경우 해외 생활보다는 한국이 자기에게 더 맞을 것 같다며 학비가면제인 한국과학기술원을 선택했다. 요즘, 아이가 ‘해외 대학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하고 묻는다. 해외로 편입을 하거나 대학원을 가는 방법도 있으니 알아보라고 했다. 주변에 보니 해외 대학을 한 학기 다녀보고 한국 대학으로 오기도 하고, 다시 해외 대학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인 만큼 그런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탈무드에 보면, 부자들이 재산을 자랑하다가 해적을 만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자들은 모두 재산을 잃었지만 학식과 교양이 높은 한 사람만은 그렇지 않을 수 있었다. 습득한 지식이 살아가는데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나 역시 자식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라는 생각에 주저없이 상하이로 오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 주러 나온 상하이의 부모님들과 그 안에서 성실히 잘 자라고 있는 아이들 모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마음이(shimmy0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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