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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황사… 과연 중국발이 맞을까?

[2023-05-02, 10:51:19] 상하이저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오늘은 봄을 만끽하러 가족 나들이를 나가는 날이다. 간만에 부모님과 나들이 갈 생각에 예쁜 옷도 하나 장만했다. 그런데 아뿔싸, 하늘이 온통 뿌연 모래바람으로 뒤덮여 그냥 집에 있어야 할 것 같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미세먼지, 꽃가루와 함께 찾아오는 황사. 오늘은 올 들어 유독 심한 황사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황사로 뿌연 도로 상황(출처 : 네이버 이미지)]

황사, 넌 누구니?

황사(黃砂, Yellow dust)는 지름 20㎛이하의 모래 폭풍과 흙먼지이며, 주로 몽골의 고비 사막 등지, 중국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다. 봄이 되면 기온이 오르고 대기가 건조해져 모래입자들이 날아가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진다. 이 모래들이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데, 중국 내륙을 거치고 황해를 건너 서서히 가라앉아 한반도까지 오게 되는 것이다. 중국과 한국, 일본이 영향권에 있으나 위성사진 관측결과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도 건너가는 것이 확인되었다. 보통 이맘때인 3월에서 5월에 많이 발생하지만, 점점 발생 빈도와 규모가 커지고 있다.

황사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삼국사기에는 서기 174년, 신라 아달라왕 21년에 ‘우토(雨土)’라는 기록이 처음 등장한다. 이것이 황사에 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이며, 흙이 마치 비처럼 내린다고 해서 우토, 토우, 약하진(若下塵)등의 이름으로 조선왕조실록에까지 꾸준히 등장했다. 황사가 자연현상인 줄 몰랐던 시절, 하늘에서 흙이 내리는 것을 하늘이 임금을 꾸짖는 것으로 여겨 활쏘기 대회나 풍악을 금하고 반찬의 가짓수와 술을 줄였다는 기록도 있다.

이번 황사가 특히 심한 이유

이렇듯 황사는 일찍이 있어왔던 자연현상이지만, 올해 유난히 빈도가 잦고 강도도 심한 이유는 가뭄으로 대지가 건조하고 기온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황사의 주 발원지역인 몽골과 중국 서북부 사막지역에 눈이 적게 내려 대지가 건조한 데다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빠른 사막화와 기온 상승으로 황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된 것이다. 점점 심해지는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황사는 더 자주, 더 강하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사진=2002~2020년 황사의 한반도 이동 경로(출처 : 국립과학기상원)]

“중국발 황사”는 맞는 표현일까?

얼마 전 대규모 황사가 한국과 일본을 강타하고, 우리나라 매체들은 “중국발 황사”라는 제목으로 연이어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중국은 “중국발”이라는 단어로 중국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중국은 황사의 발원지는 몽골이며, 자국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중국발 황사”는 맞는 표현일까? 결론은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국립과학기상원의 ‘2020황사보고서’에 따르면 황사의 주 발원지는 고비사막과 몽골지역이지만 비교적 적은 비중으로 만주나 황도고원등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몽골에서 발원한 황사라도 중국 서북부 지역을 거치면서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중국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희동 기상청장은 “황사는 인위적인 오염물질과 달리 일종의 자연현상”이라고 이야기하며 중국측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우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사를 줄이기 위한 노력

황사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발원지인 사막지대의 면적이 워낙 넓고 사막화도 계속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황사가 시작되는 사막을 조금씩 초원으로 바꾸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중국 관영매체 펑파이는 중국이 1979년부터 중국 내 황사 발원지의 80%이상을 차지하는 북서부 사막지역에 나무를 심는 조림 보존사업을 실시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그 성과가 미비할 뿐 아니라, 주 발원지인 몽골은 아직까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황사 발생의 근원에 대해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정 국가의 탓으로 책임을 지우기보다는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과 사막화도 황사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중국과 몽골뿐 아니라 지구촌사회의 공동체적인 기후위기 대응이 황사를 비롯한 자연재해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황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황사는 몽골과 중국을 거쳐오면서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과 함께 날아오게 되는데, 기관지염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기 십상이다. 앞으로도 황사가 많이 예상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황사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지만 외출을 해야한다면 식약처의 인증을 받은 KF80이상의 마스크를 꼭 착용하자. 귀가 후에는 청결에 특히 신경을 써주고, 수분이 함유된 음식과 물을 많이 섭취해 기관지가 건조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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