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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현장에서 듣는 중일합자병원 진출사례

[2019-07-17, 09:28:59]
-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 선정이 가장 중요함 -
- 국립병원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만성병 등 틈새수요 겨냥해야 -

 

 

 □ 개요

 

  ㅇ 한쿤(漢琨)중의병원은 2018년 8월 설립된 중일합자의 2급 사립 당뇨병전문병원임

     * 중국은 병상 수, 의료설비와 정보화 시스템 수준에 따라 병원을 1~3급으로 구분함. 2급 병원은 병상 수가 100~499개이고, 내과, 외과, 소아과, 안과 등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중소형 병원을 의미함

    - 중국 파트너가 30%, 일본기업의 홍콩법인이 70%의 지분을 보유한 중일합자병원임

    - 건축면적은 1만 4천 여㎡, 병상 수는 80개 일반 병상과 100개 투석병상(외래환자용) 등 총 180개 보유

    - 당뇨병 전문클리닉 이외에도 외과, 산부인과, 피부과, 중의과(中醫), 소아과, 이비인후과, 치과 등 종합 의료서비스 제공

    - 주요 업무는 당뇨병 전문치료, 투석치료, 재활 등이며 올해 초 건강검진센터 자격을 취득해 최근 관련 업무 추진 중

 

 

□ 병원 관계자 인터뷰

 

Q1) 중국진출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A1) 중국 파트너와 논의한 것은 2015년이다. 2016년 중국 당뇨병 병원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2017년 2월부터 현지에서 병원 설립에 착수했으며 지난해 8월부터 병원을 정식 운영했다.

 

Q2) 병원이름이 중의병원으로 되어있는 이유는?

A2) 당뇨병 전문 병원으로 주로 ① 당뇨병 치료, ② 투석 치료, ③ 재활치료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 투석, 재활치료 등은 중의 치료법보다는 서양의학 위주로 하고 있다. 우리 병원은 당뇨병 치료 이외에도 중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안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등 종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의 전문학과+여러 개 학과(大專科, 小綜合)’의 병원 운영체계를 갖췄다. '당뇨병 전문 병원'보다 '중의병원'이 종합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중국 파트너 가족이 현지에서 아주 유명한 중의사이며 병원 이름도 그 가족의 이름을 딴 것이다.

 

병원 로비

 

자료원: KOTRA 베이징무역관

 

Q3) 당뇨병 전문 병원에서 투석, 재활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A3) 공급이 부족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이다. 중국에서 신장투석 필요 환자는 약 200만 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의료자원 부족으로 사실상 20%에 해당되는 40만 명만 투석치료를 받고 있다. 재활치료도 마찬가지이다. 노령화의 영향으로 재활치료 수요는 급상승하는 데 국립 재활치료 병원은 거의 만석이어서 재활치료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중일 간 의료·재활 분야 인적교류를 통해 중국의 재활치료 시장을 오래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Q4) 중국진출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A4) 중국 의료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있다. 당뇨병은 현대사회의 주요 만성병 중 하나이다. 2015년 중국 당뇨병 환자 수는 이미 1억 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약 1억 2천만 명, 일본 전체 인구수와 맞먹는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뇨병 환자는 전 세계의 3/4을 차지한다. 또 현대 중국인들은 건강관리에 소홀한 탓에 중국 도시의 성인인구 2명 중 1명이 당뇨병 발생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의료수요가 급성장하는 데 반해, 중국의 의료서비스 수준은 매우 낮다. 환자 1명당 당뇨병 의료진은 일본의 1/60 수준에 불과하다. 의료수요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공급은 부족하다보니 일반 국립병원에서 맞춤형 치료, 상담 등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뇨병 치료는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기적으로 환자 건강상황을 체크하는 환자관리방식에, 최신 치료법인 ‘저당식요법’을 결합한 일본식 치료법으로 중국 프리미엄 의료시장을 공략하면 사업 전망이 밝을 것이라 판단했다. 한편, 공급이 심각하게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중국 정부가 최근 외자기업, 민간기업의 병원설립을 장려하고 있는 것도 우리가 중국시장 공략에 나선 요인 중 하나이다.

 

Q5) 병원을 중관춘(中關村, IT·혁신산업단지) 인근에 설립한 이유는?

A5) 인근에는 대형 종합병원, 대형 암 병원이 집중되어 있지만 우리 병원과 같은 만성병 전문병원이 없다. 이 곳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국립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를 유치하고 우리 병원에서 치료 받는 환자 중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인근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Q6) 중국 프리미엄 의료시장을 공략한다고 했는데 로컬병원과의 차별화 전략은?

A6) 첫 번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설비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중국 프리미엄 병원으로 인정받으려면 치료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야 한다. 투석치료를 예로 들면, 중국의 신장투석환자 생존시간은 약 7년인데 반해 일본은 10~20년에 달한다. 그 이유는 투석치료에 사용되는 수질에 있다. 최고의 투석치료효과를 확보하기 위해 한쿤병원은 일본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꼽히는 투석기 전문 업체의 제품을 수입했다.

 

투석기 관리실

 

주: 설비, 투석액 등을 모두 일본에서 수입

자료원: KOTRA 베이징무역관

 

두 번째는 일본처럼 의료진 팀웍 강화를 통해 환자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이다. 중국은 투석, 약품에 의존하지만 일본에서는 ‘관리팀’을 꾸린다. 전문의는 치료와 처방을, 영양관리사는 음식물 섭취를, 재활치료사는 적당한 운동과 재활치료를 담당한다. 중국의 환자들이 일본 환자와 같은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일본의 병원과 협업하여 정기적으로 일본에서 의사, 치료사, 영양관리사, 재활치료사 등 전문 인력을 파견한다. 중국의 의료진은 이들로부터 현장 지도를 받고 최신 치료법을 공부한다. 또 일본 의사가 상주해 치료를 지도하도록 한다. 세 번째는 치료방법이다. 당뇨병 치료법 면에서 중국은 칼로리 섭취를 관리하는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저당 음식 요법’을 보급하고 있다. 이는 칼로리 섭취 관리법보다 치료효과가 월등하게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마지막으로 인프라이다. 한쿤병원은 실내 인테리어를 일본 건축디자인 사무소에 의뢰하여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 면에서 ‘외자병원’, ‘프리미엄 병원’임을 강조했다. 모든 의료설비, 의료기기, 심지어 바닥재까지도 일본 수입산 제품을 사용한다.

 

Q7) 개원한지 1년 정도인데 경영상황은 어떤가?

A7) 아직 환자가 많지 않다. 민간 병원은 4~5년은 적자운영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사립병원 치료는 사회의료보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우리 병원의 고객은 대다수가 국립병원 치료비보다 몇 배나 비싼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중산층이다. 환자 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치료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야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VIP 투석치료실

 

주: 의료기기, 의료용 침대, 실내 인테리어 제품까지 모두 일본에서 수입

자료원: KOTRA 베이징무역관

 

Q8) 홍보, 마케팅은 어떻게 하나?

A8) 온·오프라인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당뇨병 전기증상, 예방, 일본식 치료법 소개 등 건강강좌를 개최하고 당뇨병 예방 가이드를 배포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위챗 계정, 사이트 운영 등의 방식이 있다.

 

온·오프라인 홍보보다 더 확실한 홍보는 입소문이다. 아무리 홍보를 열심히 해도 환자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치료효과가 기대에 못미치면 환자들은 발길을 끊기 마련이다.

환자 부담을 고려하여 사회보험 실비지원 신청, 상업보험사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 중이다. 국립병원 치료는 사회의료보험 지원을 받지만 사립병원은 설립 2년 후에야 의료실비지원 신청이 가능하고 정부심사 완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언제 보험지원이 될지 알 수 없지만 가능성이 높은 상업보험사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국유 상업보험사 두 곳과 접촉 중이다.

 

이외에도 건강검진서비스 추진 등 병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현지의 수요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출장 또는 관광 온 일본인의 투석치료 수요도 고려하여 재중 외국인 투석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실

 

주: 한쿤 병원의 병실은 1인실 또는 2인실 뿐

자료원: KOTRA 베이징무역관

 

Q9) 앞으로의 계획은?

A9) 우선 플래그십 병원인 베이징병원을 경영 안정화 궤도에 올리고 나면, 4~5년 간 베이징에서 인지도를 구축한 후, 선전, 시안, 다롄, 바오터우(包頭), 청두 등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5년 내 10개 병원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Q10) 중국 의료시장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A10) 파트너 선정이다. 의료산업은 인증, 수속이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역마다 외자진입 지분 제한, 인증, 법인설립 관련 정책이 다르다. 외자기업이 이를 모두 숙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현지 시장, 의료시스템 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장기간 교류,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Q11) 중국 의료산업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한국기업에 대한 조언은?

A11) 중국은 잠재력이 거대한 시장이지만 외자기업의 의료산업 진출은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지역별 정책 차이, 시장특징 등도 고민해야 하고 외자개방 정책 정비가 잘 이뤄지지 않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없이 진출하기에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 병원 운영은 환자들의 검증을 받고 인지도를 구축하는 데까지 오랜 시일이 필요하다. 수년간의 적자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자원, 인력, 정책적 혜택 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한 공립병원과 정면 승부를 하기보다 리스크가 적은 전문 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 시사점

 

  ㅇ 현지 시장과 정책을 잘 파악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선정이 가장 중요함

    - 의료산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고 정책정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지역별로 정책이 다름


  ㅇ 틈새 의료시장 공략해야

    - 사회보험 지원이 있고 종합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국립병원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현지 수요를 파악해 틈새시장을 겨냥해야 함

 

  ㅇ 의료산업은 단기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 5~10년의 중장기적 전략 필요

    - 초기 입지 거점을 선정해 플래그십 형태로 시범운영 후 점차 지역 확대 검토 가능

 

  ㅇ 장기적 인적 교류를 통한 신뢰구축 필요

    - 인적교류를 통해 우리기업의 우수한 서비스와 제품을 충분히 어필해야 함

    - 한중 양국의 의료시장 수요, 운영체계 등에 대해 상호 교류 필요

 

 

자료원: KOTRA 베이징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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