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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한가위, 중추절 콰이러

[2018-09-25, 10:33:36]

중국에는 우리나라의 설날과 닮은 춘절이 있고, 또 추석과 비슷한 중치우지에(中秋节:이하 중추절)가있다. 중국의 추석이라할 수 있는 이 중추절은 양력으로 9월 24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추석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송편과 각종 제사 음식들인데,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이 날 무슨 음식을 먹으며 어떻게 중추절을 보낼까? 이에 중국 항저우의 저장대학교에 재학중인 한국인 유학생 4명과 중국인 친구 4명이 한데 모여 한국의 추석과 중국의 중추절을 함께 보내보았다. 

 

중추절날, 다들 뭐해?

 

 
중국사람들은 중추절을 과연 어떻게 보낼까? 중국 친구들에게 물어본 결과 우리가 추석을 보내는방식과 크게다르지 않았다. 중추절이되면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데모여 중추절의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월병을 함께 만들거나, 보름달과 닮은 둥근 모양의 과일을 먹는다. 음식의 종류만 바뀌었을뿐 고향집에 내려가는것도, 자주 못보는 친척을 한곳에서 보는것도, 우리가 추석 쇠는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도 한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중국에서는 중추절 밤이되면 가족이 다함께 나와 달맞이 구경(赏月)을 하고 또 미리 만들어놓은 등불을 날리는 풍습이있는 것이다. 운이좋으면 중추절 밤에 각양각색의 등불들이 하늘위로 떠오르는 장관을 볼 수 있다고한다. 

 

풍성한 한가위 혹은 중추절 콰이러!


  한국의 추석음식, 중국의 중추절음식을 만들어 놓은 모습 


타지에서 유학도중에 명절을 쇠러 귀국하는 것은 사실상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이공감할것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명절때가 되면 가족들도 더 보고싶고 명절음식도먹고싶고 그렇다. 해서 비록 한국에서 추석을 보낼 수는 없지만, 중국에서 중국친구들과 함께색다른 명절을 보내보자하여 “한국의 추석, 중국의 중추절 맞이 한중요리대전”을 기획해보았다. 추석이 그리운 한국 친구 4명과 미처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 중국 친구 4명이 모여 ‘지금, 우리집에선 뭐먹고 있을까?’를 테마로 요리대전을 펼쳤다. 
 

우리가 준비한 추석음식은?

 

 미리 준비한 산적

 

 전날 미리 재워둔 불고기


대표적인 추석음식이면서 외국인 입맛에 잘맞는 음식이 무엇이 있을까하는 오랜 고민 끝에 불고기, 산적 그리고 호박전을 주요리로 결정했다. 아쉽게도 재료부족으로 송편은 만들지 못하게됬다.중국친구들과 함께 요리하기에 앞서 전날에 미리 불고기 재료를 따로 빼 고기를 양념에 재워두었다. 당일이 되어서는 준비된 불고기를 굽고, 산적과 호박전을 차례대로 만들었다.


중국친구들이 준비한 중추절 음식은?


중국은 넓은 땅만큼 지역마다 중추절에 먹는 음식에 조금씩 다른 특징이 있다고 한다. 절강성에서는 게를 먹고, 광저우에서는 우렁이를 식탁에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특이한 음식들일 뿐이고 공통적으로 월병을 먹는 것을 제외하면 딱히 중추절 대표 음식이랄 것이 없다는것이다. 해서 중국 친구들은 중추절날 각자 자기집에서 먹는 음식중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 음식을 모아 요리했다. 친구들이 준비한 음식으로는 홍사오러우(红烧肉), 맥주치킨(啤酒鸡翅), 후이궈러우(回锅肉)등이 있다.

 

훙사오러우(红烧肉)


  홍사오로우를 만들고 있는 모습 

 

 완성된 홍사오로우 

 

요리과정부터 비쥬얼, 냄새까지. 시선을 압도한 요리가 있었다. 이 요리 이름은 바로 홍샤우로우.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마오쩌둥 주석이 즐겨먹던 음식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돼지고기 혹은 오겹살을 약한불로 겉면을 익힌뒤, 중국 간장인 ‘노간장’과 파, 생강, 팔각, 설탕등을 넣어 만든다. 맛으로 치면 삼겹살과 간장 양념을 함께 졸여서 만든 중국 요리 ‘동파육’과 흡사하다. 모두가 알법한 감칠맛나는 중국풍 고기요리다.

 

맥주치킨(啤酒鸡翅)


 맥주치킨을 만드는 모습

 

 완성된 맥주치킨 

 
홍샤우로우가 압도적인 비쥬얼과 냄새로 시선을 강탈했다면, 맥주치킨은 매우 특이한 요리 공정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국 친구들은 솥에 물을 담고 전날에 미리 손질해둔 채소와 닭날개를 넣고 일정시간 쪘다. 이후 닭날개를 꺼내고 다시 따로 닭의 겉면만 강한불에 굽고 거기다가 맥주한병을 부어넣었다. 사실 원래는 콜라를 넣는 것이 일반적이라고한다. 하지만 한국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듣고는 콜라대신 맥주를 넣는 방법을 썼다고 한다. 이 요리가 어떤식으로 완성될지, 맛이 어떨지 노심초사 했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맥주맛은 나지않고 깔끔한 맛이 났다. 닭에 맥주라. 처음보는 신기한 요리였다.

 

후이궈러우(回锅肉)

 

 후이궈러우를 만드는 모습

 

완성된 후이궈러우 

 

후이궈러우라는 음식을 만든 친구는 본인의 고향이 쓰촨(四川)이라고 소개하며 왔다며 매운음식이특히 유명한 쓰촨에서 먹는 매운고기 요리, 후이궈러우를 선택했다. 혼자서는 처음으로 요리해보는 것이라 자신이 없다는 말과는 달리 능숙한 재료손질과 과감한 요리 과정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걱정과는 다르게 먹음직한 비주얼을 선보였고, 단맛 짠맛이 적절히 조화된 맛을 냈다. 어느 중국 요리들과 같이 기름기가 많았지만 양파 당근 등 풍부한 야채들이 함께 곁들어져 있어서 느끼하지않게 맛있었다. 삼겹살볶음을 먹는 것같은 느낌이 들어 계속해서 김치가 생각났다.


한국의 추석음식 어떠니?

 

 완성된 산적, 호박전

 

 완성된 불고기 

 

우리가 준비한 불고기, 산적, 호박전. 우리 모두 중국 친구들이 전요리보다는 불고기를 많이 좋아할 것이라고 예측 했었다. 하지만 중국친구들은 음식을 다 맛보더니 불고기도 맛있지만 하나같이산적이 가장 맛있다고 했다. 또한 산적은 모양부터 맛까지, 처음 보고 처음 먹는 맛이라고 전했다.물론 여기 모인 중국친구들의 입맛이 중국 사람들 모두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치와 함께 한식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불고기의 패배는 조금 충격적이였다.


지난 3년간 중국에서 유학하면서 중추절날은 단순히 휴교날이라고만 여겼었는데 이번에 중국 친구들과 함께 한국의 추석, 중국의 중추절을 경험해보면서 매우 즐거웠다. 특히 우리가 직접 만든 한국 명절음식들을 맛있게 먹는 중국친구들을 보며 마음 한켠으로 뿌듯하고 신기했다. 비록 각국의 음식은차이가 있었지만, 오랜 시간 떨어져 못보던 가족들이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하고 함께 음식을 하고 나눈다는 유사점을 알게 됬었고 다가오는 설날에도 이런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하는 기대를 가져보았다.

 

학생기자 신유겸(저장대 영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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