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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예방, 성평등 의식·젠더 감수성부터!

[2018-06-01, 17:55:33] 상하이저널

총영사관·여성연대 ‘성·가정폭력 예방’ 강연 열려


  

  

“중국에서 여성학·사회학 강연을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경찰청에서 이런 강연을 하다니, 한국사회 변화를 체감하게 됐다."
“페미니스트, 미투에 대한 오해가 조금은 풀렸다.”
“젠더, 페미니즘이 뭔지 궁금했는데, 어느 정도는 해소된 것 같다.”
“성차별이 생각지 못했던 우리 생활 속 곳곳에 있는 것이 놀라웠다.”


중국에서 접하기 힘든 ‘성평등, 성폭력’을 주제로 한 강연이어서 였을까. <경찰청과 오찬호 작가의 성평등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교민들은 지적 갈증을 해소하는 자리였다는 반응이다. 또 성폭력 ‘예방’의 기본은 ‘성평등 교육’이 바탕이 되고 ‘젠더 감수성’을 제대로 갖추는 것임을 알게 됐다는 것.


지난 26일 열린 상하이총영사관과 상하이한인여성연대가 공동 주최한 경찰청 초청 강연에 상하이 교민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강연은 △오찬호 작가(사회학자)의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김창연 사무관(경찰청 성평등 정책관실)의 ‘생활 속 성 평등을 위한 젠더 감수성 UP’ △류경희 경감(서울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계)의 ‘성‧가정폭력 시 대처 및 국내법 절차 안내’ △상하이총영사관 남상돈 영사의 ‘영사조력 등 사건 처리절차 안내’ 등으로 구성됐다.

 

 박선원 상하이총영사

신주영 상하이한인여성연대 대표 

 

이날 참석한 박선원 상하이총영사는 "오늘 강연은 성폭력 가정폭력 예방 뿐 아니라 인문적 소양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영사관은 연 2회 직장내 성평등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상담, 교육, 감시 역할 등 교민사회 성폭력 가정폭력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하이한인여성연대 신주영 대표는 인사말에서 "성폭력 피해자이자 생존자들이 이전처럼 혼자 힘들어하기보다 피해경험을 말하기 시작한 것이 미투의 출발이다. 그들의 공개적인 말하기에, 나도 당했다고,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라고, 지지와 연대의 손을 내민 미투의 물결은 곧 위드유의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위드유는 성폭력이 일어나는 사회, 조직 문화가 잘못된거라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바꾸기 위해 무엇이든 하자는 것이기도 하다. 상하이한인여성연대도 위드유의 움직임"이라고 말하고 오늘 성평등교육은 교민사회의 토양을 바꿔낼 첫 시도라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은 상하이한인어머니회, 상하이한인여성경제인회, 이화여대동문회, 숙명여대동문회, 서울여대동문회 등 여성연대 소속 단체와 정의당 상하이, 흥사단 상하이지부, 고려대동문회가 후원했다.

 

경찰청, 첫 해외 인권아카데미 개최

 이대형 총경(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

 

강연에 앞서 이대형 총경(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은 “해외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경찰청 인권아카데미라 의미가 남다르다. 상하이 교민사회 내 성평등 의식 제고와 성‧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부응해 맞춤형 인권교육을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총경은 또 "그간 성폭력 문제는 피해 회복에만 중점적으로 해왔으나 기본적으로 남성 위주의 사회, 권력집단의 이익에 의한 피해에 대해서는 간과해 온 것이 사실이다. 단지,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 차원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나서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가운데 경찰청이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또 "미투운동은 개인이 아닌, 외로운 투쟁이 아닌 연대운동이다. 한분 한분이 손을 잡아줘야 사회가 변한다"라며 "강연에 참석한 교민들이 주위에 확산시켜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인권아카데미는 지난 2012년 제1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3기에 걸쳐 시행된 시민‧경찰관 공동 참여 행사다. 그간 성차별, 장애인차별, 감정노동, 혐오표현 등 인권의 주요 쟁점들을 교육과 토론으로 개최하여 인권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맹목적 남자다움을 강요받은 그 남자?

오찬호 작가(사회학자)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를 주제로 강연한 오찬호 작가는 '남자다움'의 문제를 들여다 봤다. “우리가 배운 남자가 되는 법의 대부분은 여성의 성향이나 관점이라고 생각되는 것들로부터 거리를 두는 데서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또 페미니즘과 함께 등장한 ‘여성혐오’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사람이 남자답지 못해서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이상한 ‘남자다움’을 맹목적으로 강요받았던 누군가가 ‘여자다움’에 길들여져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불만을 느껴 ‘인간다움’을 넘어선 행동”을 말한다는 것. 그는 이어 문화적으로 여성이 배제되고, 이러한 사회에서 여성성의 기준이 더 강화되고 있는 사례들을 설명했다.


"페미니즘이란 인류역사에서 오랫동안 차별 받아 온 여성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권리를 주장하는 학문 혹은 이에 기반한 사회운동”이라고 정의하는 오찬호 작가는 이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존엄해지길 희망하는 건 그저 인간다움의 실천일 뿐”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사회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왜 발생하는가?

 김창연 사무관(경찰청 성평등 정책담당관실) 


올해 3월 경찰청에 성평등 정책관실이 생겼다. 이어 4월에는 성평등위원회를 발족할 만큼 대한민국 경찰청은 변하고 있다. 경찰청 중앙행정기관 내 성평등 정책관실 신설의 의미는 성폭력을 단순 생물학적 성만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사회 문화 생활 속에서의 성평등 의식, 젠더 감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인식 변화 이상이다.


경찰청 성평등 정책관실의 첫 업무를 맡게 된 김창연 사무관은 이날 ‘생활 속 젠더 감수성’에 대해 강연했다. 교민들에게 다소 생소한 ‘젠더’는 생물학적 성에 대비되는 사회·문화적 성을 뜻한다. 또 ‘젠더 감수성’에 대해 김 사무관은 여성과 남성의 관계, 역할, 통념, 문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의문을 갖고 질문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무관은 “성폭력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한 성별 권력관계에 의해 발생한다”라며 “나아가 불평등한 사회적 지위의 권력관계 또는 국가간 권력관계 등에 의해 발생하는 구조화된 폭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성폭력은 일시적인 개인의 일탈행동이 아닌 일상의 젠더관계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하며 조직문화를 젠더 감수성이라는 렌즈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성폭력 사건 관점·피해자 보호는?

 류경희 경감(서울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이어, 류경희 경감은 실제 현장 경험과 사건을 토대로 성폭력·가정폭력 대처에 대해 강연했다. 성폭력 사건의 유형과 수사의 접근방법, 수사절차, 피해자 보호지원제 등을 설명했다. 교민들에게 국내 성폭력 관련 법률과 처벌 규정 등 자료를 제공했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는 여성긴급전화 ‘1366’ 뿐 아니라 경제적 지원, 의료지원, 법률지원, 주거지원, 이전비지원, 통역지원 등 각종 피해자 보호지원제도 등이 있다. 해외에서 당한 성폭력·가정폭력도 경찰청 피해자 지원실 등을 통해 상담 문의할 수 있다.

 

▴여성긴급전화 1366
 성·가정폭력 365일, 24시간 상담
▴경찰청 피해자 지원실 1577-2584
  경제·주거·이전비 지원 상담

▴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

 132-4836-0050

  cafe.naver.com/shwithyou

▴주상하이총영사관 136 8199 6952
    021-6295-5000

 

고수미 기자

 

 상하이총영사관 남상돈 영사 

 

 적폐단어 풍선 터뜨리기

상하이한인어머니회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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