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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深圳大学在哪儿?

[2015-12-09, 15:13:18] 상하이저널

90년대 중반 내가 중국유학을 결심하고 처음으로 간 곳이 선전대학(深圳大学)이었다. 한국 유학원을 통해 들은 정보는 한국 유학생이 있긴 있을 거라는 거였다. 가는 방법도 잘 몰라 선전대학에서 친히 보내주신 팩스 한 장을 들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당시엔 직항이 없어 홍콩을 통해 들어가는 방법이 가장 빠르고 보편적이었다. 양손에 20kg의 짐을 들고 홍콩 공항을 빠져 나와 택시 승강장으로 갔다. ‘이제 선전으로 넘어가는 일만 남았구나.


1번 배를 탄다. 2번 전철을 탄다. 어느 것을 고를까요? 택시를 타고 아저씨한테 팩스를 보여주며 “1번으로 가는 게 좋아요, 2번으로 가는 게 좋아요?” 초간단한 영어로. 물어봤다. 영어 못하신단다. 홍콩사람이라고 다 영어를 하는 게 아니라는걸 난 이미 내 홍콩펜팔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택시 아저씨까지 못하실 줄이야.  아저씨는 1번을 가시겠다고 손으로 가리켰다. Ok! Go!


배를 타러 왔는데… 뭐가 이리 복잡해… 역시 홍콩은 항구의 도시구나를 억지로 느끼며 두리번 거리는데, 아저씨 한 분께서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셨다. “어디 가시는 거 찾으세요?”  와우~ 구세주다~ 아저씨의 도움으로 선전가는 배표를 사고 무사히 도착했다. 이제 마지막 코스, 선전대학만 가면 된다. 선전가기 참 쉽죠 잉~ 배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정확하게 발음을 날렸다.


“션쪈따쉬에!”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배를 탔으니 망정이지, 전철 타고 왔으면 짐 20kg들고 도시 끝에서 끝을 횡단 할 뻔했다. 드디어 시야에 선전대학 교문이 들어왔다. 기사아저씨가 선전대학 어딜 가냐고 물어온다. 선전대학… 어디…? 난 선전대학 어디로 가야 하지? 팩스종이에도 선전대학까지만 쓰여 있다. 이런, 일단 직진! 학교 안으로 들어오니 아저씨가 자꾸 어디서 내리냐고 재촉한다. 낸들 아냐고요.


“직진하세요.”


뭐가 나오겠지. 나오긴커녕 분명 학교교문을 통과해서 들어왔는데 그냥 주택가처럼 생겼다. 학교 건물 같이 생긴 건 하나도 없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내렸다. 양손엔 아직도 20kg 짐. 눈앞이 캄캄했다. 나 어디로 가야 하니?  여기가 학교가 맞긴 맞나. 마침 할머니 두 분이 길가에 앉아 계셨다.


“션쪈따쉬에 짜이 날?”


느낌상 할머니는 ‘여기가 선전대학인데 어딜 찾아?’ 하시는 것 같았다. 할머니가 하시는 중국어는 선전대학 단어 하나 빼고는 통 못알아 듣는 말씀만 하셨다. 그러다 답답하셨는지, 건너편 건물을 가리키며 그쪽으로 가란다. 뒤를 돌아보니 할머니가 가리키는 건물이 있었다. 건물 입구에 아주머니가 앉아계시길래, “나는 한국유학생이다”라고 말했다. 이젠 어디로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를 어떻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아주머니가 손 밑에 있던 서류를 보시더니 이름을 묻는다. 대답했더니, 여기 네 이름 있네. 하신다. 

 

“여기가 어딘데요?”


“여기? 유학생 기숙사.”  왠일이니~ 나 신기있는 거야? 내가 지금 유학생 기숙사 앞에서 딱 내린 거야?  이것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선전대학교는 정말 정말 크다. 기숙사에서 학교 강의실 건물까지 지름길로 아무리 빠르게 걸어가도 20분이 넘게 걸린다. 한동안 이 일로 나는 몇 안되는 유학생들과 유학생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화제거리가 됐었다.


이렇게 내생의 첫 중국생활이 시작되었다. 선전이 광동성에 속해 광동어를 많이 쓰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표준어를 잘 안쓰는 줄은 미처 몰랐다. 덕분에 영화에서 보던 광동어도 배우고 나에겐 제2의 고향 같은 곳이 되었다. 자전거 7대 잊어버리지 않고서는 선전사람이 아니란 말이 있는데, 내가 3대만 더 잊어버렸어도 선전사람이 될 뻔 했던, 내 스무살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곳을 내 평생 잊을 수 있을까 싶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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