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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인터넷은 위험" 통제 강화 고심

[2014-05-20, 10:07:02] 상하이저널
러 "트위터 차단 가능"…중 "사회 파괴에 활용" 경고

과거 철저한 정보 통제력 덕에 각각 '죽의 장막'과 '철의 장막'이란 별명을 얻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인터넷 확산에 따른 국민들에 대한 통제력 약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두 나라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빠르게 확산, 자칫 체제 안정을 위협할 수단이 되는 것을 막고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술(IT)·통신 감독기구인 로스콤나드소르의 막심 부국장은 지난 16일 자국 일간지 이즈베스티야 인터뷰에서 "내일 몇 분내로 러시아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자유분방했던 러시아의 온라인 공간을 통제된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법안 수정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지난 2월 검찰총장에게 법원 판결 없이도 웹 페이지 차단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러시아 의회도 지난달 3천명 이상의 트위터 추종자를 보유한 블로거를 언론으로 간주해 등록 조건을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 법은 블로거들에게 모든 콘텐츠의 정확성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했다. 블로거가 이를 지키지 못하면 정부는 벌금을 부과하거나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다.

업계와 언론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마련된 새 규정들이 러시아어 웹을 월드와이드웹(WWW)과 차단된 내부 전산망(인트라넷)으로 축소할 정도의 위협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과 텔레콤을 운영하는 러시아 그룹사의 한 고위 임원은 "러시아는 중국처럼 효과적으로 방화벽을 운영하기 위한 대형 서버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구축할 자원이나 전문지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막심의 인터뷰가 보도된 지 몇 시간 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SNS의 활발한 이용자로서 법안이 SNS와 이용자들을 포함한 모든 측면의 이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규제 당국의 발언은 러시아 내 인터넷의 최근 형태에 대한 행정부의 불편함을 반영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인터넷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프로젝트라고 주장하고 러시아가 외세로부터 해방돼야 한다고 불평한 점과도 견해를 같이한다.

중국도 인터넷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왕슈쥔(王秀軍) 부주임(차관급)은 인민일보(人民日報) 인터뷰에서 "해외 적대세력들이 중국에 침투하고 중국 사회를 파괴하는 주요 창구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홍콩 명보(明報) 등이 19일 전했다.

그는 미국이 컴퓨터 악성코드 '스턱스넷'을 이용해 이란 원자력시설을 일정기간 가동 불능 상태에 빠뜨린 사례와 미국 국가안보국(NSA) 전직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NSA의 대규모 불법 도·감청 사실 등을 거론하고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려는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왕 부주임 역시 시진핑 국가주석이 "네트워크 안전과 정보보안은 새의 양 날개이며 구동장치의 이륜"이라고 한 말을 인용하며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과 러시아의 조치 모두 최고 수반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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