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교육칼럼] “조심해서 다룰 것! 위대한 작품으로 완성되어 가는 중임”

[2013-01-05, 18:10:18] 상하이저널
어느덧 또 한 해가 갔습니다. 문득 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짧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미우라 아야꼬의 글 중 이른 아침 눈 쌓인 운동장 한가운데로 나있는 비뚤비뚤한 발자국을 보고 나만은 곧게 걸으리라 다짐하며 한참을 걷고 난 후 뒤를 돌아보니 자신의 발자국 또한 비뚤비뚤 나 있었다는 내용이 생각납니다.

한 해를 뒤돌아보니 잘 한 것 보다는 후회되는 일이 더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 후회되는 일을 결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렵니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의 비뚤비뚤한 발자국이 되어 있음을 보고 실망하고 낙담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할지라도 결코 좌절하지 않는 것은 그 실패 또한 또 하나의 소중한 경험이 되어 나를 성공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실패함이 나의 생각하는 범위를 한층 더 넓혀 주었음을 오히려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 또한 아직은 미완성의 작품임을 알기에 장차 완성된 작품을 기대하며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그런데 그 실패의 유형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원인이 나의 조급함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빨리 먹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 아직 익지도 않은 감을 따서 먹으려고 시도하다가 그 떪음으로 인해 먹지도 못하고 버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딱딱한 번데기 껍질을 벗기기 위하여 몸부림을 치며 애를 써서 나오는 장수풍뎅이의 모습을 차마 오랫동안 볼 수 없어서 껍질을 대신 까주어 장수풍뎅이를 죽게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나의 조급함과 싸워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끝까지 기다리고 기다려 주어야 하는데 그 시간을 견딜 수 없어서 아이들을 닥달 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못한다 할지라도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긴 인내로서 기다려 주어야 하는데 나의 성급함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때도 있습니다. 비롯 아이들은 그 순간 또는 바로 한치 앞만을 내다보며 자신의 성격, 행동, 성적 등으로 인해 마음이 조급해 할지라도 교사는 아이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인내로서 격려하며 그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격려를 해 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소를 부려 밭을 곧게 갈기 위한 농부의 노하우는 시선을 바로 아래에 두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쪽에 있는 큰 나무에 시선을 고정하여 그 방향만을 향해 쟁기질을 한다고 합니다. 숙련된 농부라 할지라도 시선을 바로 아래쪽에 두면 결코 밭을 곧게 갈 수 없다고 합니다,’
올 한해 나의 비뚤비뚤한 발자국을 보며 아이들의 미래를 행해 내 마음과 눈과 생각을 두지 않고 눈 앞에 보이는 것들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해봅니다.

천사반 부모님도 우리 아이들이 아직 미숙하고 완전하지 않다 할지라도 아직 완전한 작품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완전한 작품으로 만들어져 가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 천사반 아이들 하나하나에 “조심해서 다룰 것! 위대한 작품으로 완성되어가는 중임”이라는 보이지 않는 글씨로 새겨진 푯말이 있다는 사실을 꼭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또한 조급함이 아니라 아주 오랜 기다림으로 우리 천사반 친구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을 지켜볼 때 눈앞에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장차 변하게 될 미래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기대와 기쁨과 감사함으로 지켜봐 주시길 기대해봅니다.

그 기다림이 하루 동안의 기다림일 수도, 몇 년간의 기다림, 더 길게는 평생의 기다림일 수도 있겠지만 기다림 또한 또 다른 사랑의 표현방식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들의 조급함이 아이들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겨질 수 있으며 아이들은 깨지기 쉬운 질그릇과 같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아직은 미완성작품이니 조심해서 다룰 것! 위대한 작품으로 완성되어 가는 중임”


▷김한나(상해한국학교 초등 교사)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춘천교육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업 후 경기도 소재 초등학교와 상해한국학교에서 19년 동안 현직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좋은수업만들기대회, 인성교육연구대회에서 1등급 등을 수상했으며 교재연구록대회, 학급경영아이디어대회에서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kimhanna-1@hanmail.net    [김한나칼럼 더보기]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교육칼럼] 교실풍경 2012.11.30
    너희 선생님이 최고더라 어느새 늦가을 길을 지나 초겨울 길이 시작되는 길목에 와 있습니다. 올해 상하이에서는 길어진 가을 덕분에 한층 곱게 물든 나뭇잎과 우수수...
  • [교육칼럼] 말에도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2012.11.05
     올 10월의 상하이 하늘은 한국의 가을처럼 유난히 맑고 푸르게 느껴집니다. 뭉게뭉게 피어난 흰 구름과 따뜻한 가을 햇살이 가을의 정취를 더욱 느끼게 합..
  • [교육칼럼] 나는 이미 멋지고 괜찮은 아이 2012.10.16
    친구의 장점을 칭찬하기 보다는 단점을 가지고 놀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옵니다. 장난으로 그랬을 뿐이라고, 단지 재미나서 그랬을 뿐이라고 하며 전혀..
  • [교육칼럼] ‘사랑해’ 말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2012.09.03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무향, 무채색의 모습을 지녔던 천사반 교실이 드디어 본래의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알록달록 교실 한 가득 화사한 꽃들로 가득 찼습니다. 천..
  • [교육칼럼] 제철에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2012.08.03
    천사반 친구들을 만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학기를 끝내고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 여름은 이상기후로 인해 상하이에 불볕더위가 늦게 찾아왔습니다. 한..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2.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3.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4. 中 하늘 나는 ‘eVTOL’ 상용화에..
  5.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6. 샤오미, 3분기 매출 17조…역대 최..
  7. 상하이 심플리타이, 줄폐업에 대표 ‘..
  8. 中, 한국 무비자 체류 기간 15일..
  9.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10. 中 올해 명품 매출 18~20% 줄어..

경제

  1.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2.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3. 中 하늘 나는 ‘eVTOL’ 상용화에..
  4. 샤오미, 3분기 매출 17조…역대 최..
  5. 中, 한국 무비자 체류 기간 15일..
  6. 中 올해 명품 매출 18~20% 줄어..
  7. 中 세계 최초 폴더블폰 개발사 로우위..
  8. 푸동공항, T3터미널 핵심 공사 시작
  9. 中 연간 택배 물량 사상 최대 ‘15..
  10. 중국 게임 '오공' 게임계 오스카상..

사회

  1.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2. 상하이 심플리타이, 줄폐업에 대표 ‘..
  3. 유심칩 교체 문자, 진짜일까 피싱일까..
  4. 상해한국상회 회장 선거 12년만에 ‘..
  5. 초등학생 폭행한 경찰에 中 누리꾼 ‘..
  6. 上海 아파트 상가에 ‘펫 장례식장’..
  7. 상하이 디즈니랜드, ‘전동 휠체어’..
  8. 中 가짜 다운재킷 7만벌 적발… 거위..
  9. 상하이의 아름다운 밤하늘 누비는 ‘헬..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2.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3. 상하이 북코리아 ‘한강’ 작품 8권..
  4.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오피니언

  1.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2.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3.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4.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5.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6.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7. [허스토리 in 상하이] 떠나요 둘이..
  8. [상하이의 사랑법 19] 사랑은 맞춤..
  9.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6] 차가운..
  10. [무역협회] 기술 강국의 독주? AI..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