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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닥치고 대학?

[2020-04-21, 16:51:28] 상하이저널
예전에 마트 알바를 한 적이 있었다. 이미 주변에 그만그만한 마트들이 꽤 들어 서 있는 터라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매장 매니저는 손님이 적은 것은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직원이 일을 안 해서라며 다그치며 화를 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인 줄 알면서도 그만 보이면 더 열심히 손발을 놀렸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급여에 대한 설명이나 열악한 업무 환경 개선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었다. 

평탄해 보이는 가족의 일상 그 아래에는 상사의 갑질을 막아낸 삶이 있다. 우리에게도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고용과 피고용의 관계가 정착할 날은 언제 올까? 

어느 선진국에서는 노동의 가치가 평가절하되지 않고, 기술직이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어 대학에 안 가도 생활이 보장된다고 들었다. 대학은 대학에서 공부해야 하는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만 다닌다. 어느 나라에서는 다른 대학 다른 과가 가고 싶으면 큰 무리 없이 전학할 수 있다고 한다. 또 그들은 초등학교부터 노동자의 권리를 배우고, 더 자라면 수업 시간에 노조와 회사 역할로 모의재판까지 해본다고 한다. 그 옛날 전교조라 하여 수업에 들어갈 수도 없어 저 학교 담벼락 밖에서 우리를 쳐다보시던 선생님을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지으며 바라보았던 중학교적 기억이 떠오른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 사회적 연대 없는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고, 인종 차별적 폭력을 행사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면도 보게 됐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교에서 나와 사회 현장에서는 물론 아르바이트라도 할 때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모른다. 그러니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임금을 뜯기거나 성추행까지 당해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 나보다 약자를 만났을 때 터져 나오는 ‘갑질의 낙수 효과’는 한국인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영국의 한 매체도 지적했다고 한다. 

지금 한국의 학교 수업은 사고력을 키우고,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할 수 없는 사지선다형 정답이 필요한 곳이다. 서열화된 대학 입학을 위해 학생들을 미묘한 점수 차로 줄을 세우고, 억지로 학원으로 몰아세운다. 사실 한국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너무나 폭력적이다. 빡빡한 수업시간표 앞에 ‘닥치고 외워! 닥치고 풀어!’하고 압력을 가한다. 그렇기에 인성과 적성을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제대로 키워내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아이 학교 차량비가 오르고, 뒤이어 등록금이 오른다는 통보가 왔다. 이제는 제발 걱정 없이 예전처럼 학교에만 가줘도 더 바랄 게 없지만 말이다. 아이가 커갈수록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교육비와 싸울 수밖에 없다. 우리 가정도 가을에 만들어 두었던 곶감 꾸러미를 겨우내 야금야금 빼먹고, 다른 방도 없이 조부모님까지 대동단결하여 있는 힘을 쥐어짜 본다. 

재력의 여부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사람의 가능성과 소질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주고, 참가치를 일깨워주는 전인격적인 교육이었으면 좋겠다. 교육의 목적이 잘라버리고 열패감과 두려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포용해 주고 긍정적인 자신감을 주는 것이었으면 한다. 어려울 때 발휘되는 한국인의 높은 시민 정신과 국가의 저력으로 교육 정책의 개선도 기대해본다.  

여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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