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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한중 FTA, 지피지기의 지혜를

[2007-07-10, 02:01:09] 상하이저널
상하이저널 400호 기획시리즈 - ④한중 FTA 성공적 대응전략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체결로 관세가 철폐될 경우 수출은 장단기로 139억~144억 달러, 수입은 142억~144억 달러 가량 늘 것이며 GDP생산은 2.44%~3.13%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한중 양국 전문기관이 공동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정부는 7월 3일부터 4일까지 한중 FTA의 타당성 검토를 위한 한•중 FTA 산•관•학 공동연구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공동연구 논의 분야로 정한 상품, 서비스, 투자, 협력 등 4개 분야 중 상품 분야를 다뤘으며,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입장을 밝혀온 농수산물 등의 고도 민감성과 이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제기하고, 중국 측도 일부 제조업 등 자국의 민감부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FTA는 산업구조가 비슷하여 이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미 FTA보다 신중하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하며, 그만큼 후속대책도 미리 챙기는 준비된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코트라 상하이무역관 박한진 차장의 특별기고를 통해 한중 FTA 성공적인 대응 전략에 대해 들어본다.

특별기고 - 한중 FTA, 지피지기의 지혜를

한미 FTA 체결 후 한중 FTA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 최대의 교역 및 투자 대상국이라는 점에서 중국과 시급히 FTA를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한중 FTA는 영향력과 파괴력 측면에서 한미 FTA의 두 배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FTA는 국익 극대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나 국가 간 협정인 만큼 우리 측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고려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내가 있고 상대가 있다*는 고려가 선행돼야 한다.
그 동안 한중 FTA를 바라보는 한국의 시각, 즉 지기(知己)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와 조사가 있었지만 우리의 상대인 중국 내 기류, 즉 지피(知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중국기업 한중 FTA 찬성 93.8%

이런 점에서 KOTRA 상하이무역관이 최근 중국 7대 도시 178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기업의 한중 FTA 인식과 전망'설문조사는 `지피'(知彼)의 차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하겠다.
설문조사 결과, 중국 기업들은 한중 FTA 추진에 대해 `매우 지지' 20.2%, `지지' 73.6%로 응답해 93.8%(167개 사)의 절대적인 찬성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보통'이라고 답했고 `반대'는 단 하나도 없었다.

업종별로 섬유의류, 가죽, 석유화학, 전자통신설비, 부동산, 금융, 숙박음식업에서는 100%의 한중 FTA 지지율을 보였으나 금속 및 비금속, 식품가공, 정보통신, 유통업 기업들의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지지율이 낮은 업종은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열세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분야는 향후 FTA 협상 시 중국 정부가 자국기업 보호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으로서는 중국 측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양보를 얻어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협상개시 시기와 관련해서는 절반 이상(56.7%)의 기업들이 "당장 시작하자*는 의견을 냈다. 중국 정부가 협상 조속개시 요구를 강화할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국으로선 협상 시작에 앞서 국내 산업 영향 분석, 이해집단 간 의견 조정 등의 기반작업 기간을 충분히 가질 필요가 있다.

동북아시아 역내 FTA 체결 우선순위와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중국 기업들은 한중 FTA 우선(59.0%), 한중일 FTA 동시(29.2%), 중일 FTA 우선(10.1%)의 순서로 선호하고 있으며 가장 원하지 않는 상황은 한국과 일본이 먼저 FTA를 체결하는 것(1.7%)이다.
중국기업들의 이 같은 반응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2003년 한국의 각 이해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중일 FTA 설문에서 일본과 먼저 FTA를 체결하고 이어 중국을 포함한 한중일 FTA를 체결해야 한다는 한국 내 일반적인 반응과는 상이하다. 한국이 중국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경우 동북아에서 FTA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쥘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중 FTA 성공적 전략 3가지

한중 FTA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3가지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한중 FTA 협상 추진 시 중국시장의 본질에 관련된 문제를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FTA는 WTO와 마찬가지로 시장개방과 진입(entry)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성공은 시장 진입만으로 담보되는 것이 아니다. 만성적 공급과잉 구조에 놓인 중국시장에서의 성패는 더 이상 수입관세율 수준 또는 외국인투자 허용 여부 등 시장 진입 상의 문제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진입 후의 성과와 마케팅 파워, 순익(net profit)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한중 FTA에 올인 하기보다는 FTA와 시장정착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둘째, 한중 FTA 협상을 중국 내 가공무역형 투자기업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한국의 대중국 경제교류는 가공무역 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나 최근 중국 정부의 가공무역 금지품목 확대 조치 등으로 한계 상황에 직면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공무역기업들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중국투자 기업이 한국산 원자재를 수입, 가공 후 제3국 시장이 아닌 한국으로 수출할 경우 가공무역 특례조항을 요구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셋째, 한중 FTA를 중국 기업의 대한 투자유치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 중국 기업들은 한중 FTA 지지 이유에 대해 "대한국 투자 증가*라고 답한 의견이 전체 복수응답 352건 가운데 64건으로 조사됐다. 이들을 잠재 투자기업으로 설정, 대한 투자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박한진(KOTRA 상하이무역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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