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독서가 독서능력과 지구력이 기초학습능력을 향상시켜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고대하던 여름방학이다. 학교와 학원 그리고 각종 과외로 숨 가빴던 일상을 내려놓고 이보 전진을 위한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학원의 여름 특강보다 더 중요한 방학 기간 중 가정에서의 논술 학습 필요성과 방법을 소개해 본다.
무엇보다도 먼저 충분한 독서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시간이 남을 때 독서를 한다는 식의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월등하다는 교육 전문가들의 각종 조사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꾸준한 독서 과정에서 익히게 되는 독서능력과 지구력이 학습체력 곧 기초학습능력을 향상시킨 결과이다. 예로, 밤낮 공부에 매달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 민사고 학생들의 연 평균 개인 독서량은 300권 이상이다.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책 읽기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재밌고 간단한 책으로 시작해야 하겠지만, 가능하면 고전을 많이 읽힐 것을 추천한다. 고전이라 하면 쉽게 말해 전집류로 출간된 동서고금의 유명한 책들이다. 소설류가 많지만 당대의 시대 상황과 사상을 대표하고 있어 논술의 주제인 `인간과 사회' 이해에 대한 기본 사고를 형성시켜 준다. 애플컴퓨터의 스티븐 잡스가 말한 `점 잇기'처럼 고전은 당장의 효용성 보다는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아울러 아이들이 신문 읽기의 재미를 붙이는 방학이 되길 바란다. 신문은 각종의 정보 제공, 시사 문제에 대한 관심과 비판력 배양 그리고 글쓰기 모델을 제시하는 등 활용도가 매우 높은 논술 교재이다. 최근 실시된 서울대 모의논술에서 1등을 차지한 학생의 비결은 평소의 독서습관과 더불어 꾸준한 신문읽기였다. 요령을 익히면 최소의 시간으로 효과적인 읽어내기가 가능하다. 부모와 함께 읽고 핫이슈에 대한 질문과 토론을 병행한다면 가장 효과적인 논술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 관심 분야에 대한 스크랩을 꾸준히 함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미리 준비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아이들의 감성개발을 강조하고 싶다. 논술은 이성적인 논리에 기반하고 있지만 감성이 조화될 때 더 큰 설득력을 지닌다. 설득의 3대 요소로 논리성을 말하는 로고스(Logos), 인격을 말하는 에토스(Ethos) 그리고 정서적 호소와 공감대를 일컫는 파토스(Pathos-문학작품이나 영화의 호소력을 의미하는 `페이소스')를 꼽는다. 논리만의 글 보다는 감성적 터치가 더해진 글과 말이 더 큰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논술 수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아이들이 책 보다는 영화, 미술, 음악과 같은 감성적 접근에 더 흥미를 보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모 논술 학원경우에도 유명 미술작품의 영상 화면을 통한 논술 수업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아이와 좋은 영화 한편을 함께 보고 느낌을 나누는 행복, 상해 시내 곳곳에 숨어있는 크고 작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고적 등을 탐방하는 보람 그리고 더운 여름 밤 저명한 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음악에 심취해 보는 모처럼의 낭만은 방학 중에나 가능한 호사(?)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학교나 학원, 그리고 책 속에서 보지 못한 더 크고 멋진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배낭에 책과 일기장을 챙겨 부모와 함께 떠나보는 며칠간의 여행을 통해서도 아이들은 쑥쑥 자라게 될 것이다. 당장 급한 마음에 학원 문을 두드리기 보다는 아이들에게 정신과 영혼이 살찌는 행복한 방학을 선사하는 현명한 부모님들을 기대해 본다.
▷최경연(솔로몬 독서 논술 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