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방

16년 막일로 번 돈 투자해 회사 키웠는데… 한국의 한 건설회사 사장 김기덕(53세)씨는 한중 수교전인 1991년 친척의 초청으로 입국했다가 건설업에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현장사무소 지하실에서 먹고 자며 일을 배웠다. 독학으로 도면 보는 법을 익혔으며 곧 능력을 인정받아 현장 관리를 맡았다.

김 씨는 다니던 회사가 2003년 부도위기에 몰리자 모아두었던 돈과 빌린 돈을 모아 체납세금 등 7억 원(한화, 이하 같음)의 빚을 대신 갚아주고 회사를 인수했다. 김씨가 인수할 때 연간 수주 액 80억 원 미만이었던 회사는 4년 새 300억 원 대규모의 업체로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미 700채 규모의 아파트공사를 맡는 등 180억 원을 수주했다.

그러나 김 씨는 한국을 떠나야 할 처지다. 회사를 인수할 때 브로커를 통해 허위 서류로 호적을 만든 뒤 국적을 획득한 사실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적발 후 3개월간 구류된 김 씨는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1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고 이달 15일 대법원 항고가 기각돼 유죄가 확정됐다. 호적은 말소되고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강제출국 당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김씨는 "거짓으로 국적을 획득한 것은 잘못이지만 체납세금을 대신 갚고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한국사회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곳에 남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2005년 한해만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등으로 김씨는 4억여 원의 세금을 냈다.

이들을 대표해 국적회복 소송을 벌리고 있는 2차 소송추진회 진원근(54세)회장은 "국회를 상대로 특별법입법 청원을 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지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