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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달라도 사랑은 영원히"

[2007-04-11, 03:09:08] 상하이저널
韩 신랑과 中 신부의 결혼식 현장에서 "라오포~ 니 찌아 게이 워 하오마~ 워 용위엔 아이 니 이거런* (老婆!你嫁给我好吗!我永远爱你一个人!)

새신부를 향해 사랑스럽게 외치는 새신랑의 프로포즈.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 토요일 어여쁜 상하이 신부를 맞이한 한국인 회사 동료의 아름다운 고백이었다.

한국 신랑과 중국 신부가 하나가 되는 `국제결혼'. 중국인들의 결혼과는 또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법한 웨딩마치에 초대받은 나는 마치 나의 결혼식인양 아침부터 들떴다.
지루한 주례사와 시끌벅적한 하객들에 둘러 쌓여 20분만에 끝나버리는 한국의 결혼식과는 달리 아침부터 시작된 중국식 웨딩마치는 한 마디로 `감동'으로 시작해 `축복'으로 끝나는 한편의 드라마 같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은 아침 일찍 꽃 단장한 웨딩카를 타고 신부의 집으로 `모시러' 가는 한국의 `함'과 같은 것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신부의 친구들이 문 앞에서부터 신랑을 못 들어오게 막고 신부를 향한 10가지 다짐을 외치게 했다. 그것도 종이와 펜을 주며 즉석에서 쓰게 하고, 쓴 내용을 방안에 있는 신부가 들을 수 있도록 동네가 울리도록 외쳐야 한다는 것. 새신랑은 "사랑해” "평생 너만 아껴줄께* "당신을 만난건 행운이야* 등 감동적인 내용을 담아 아직은 서툰 중국어로 외쳐댔다. 겨우 현관문을 통과해서 만난 2번째 관문은 신부의 방 앞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것. 어쩔줄 몰라하던 신랑은 "月亮代表我的心* 만 부르고 신부의 친구들이 노래에 감동받아 있을때쯤 잽싸게 방문을 열었다.

방 안에는 아름다운 순백색 드레스를 입고 수줍게 고개 숙인 신부가 신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상봉한 신랑 신부는 친척들의 축복 속에서 가벼운 포옹을 했다. 한국인 사위를 맞이하는 신부 쪽 친척들은 갖가지 맛있는 상하이 요리를 내놓으며, 혼인을 축복했다. 한국과는 달리 친척끼리 모여 앉아 술을 건네며, 덕담을 나누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본격적으로 호텔 식당에서 시작된 정식 웨딩마치는 약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신랑 신부의 부모님끼리 포옹을 하고, 참석한 하객들을 위한 선물 추첨 등 희희낙낙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과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아직은 서로의 언어에 100% 익숙하지 못한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을까? 평소 외국인과 가벼운 만남까지는 허용하지만, 결혼까지는 불가능 할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이번 결혼을 계기로 산산조각 났다. 말의 표현이 부족할 뿐, 서로를 향한 사랑스러운 그들의 눈빛은 세상 어느 신랑, 신부보다 완벽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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