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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에서는 ‘수업 종’이 울려요

[2024-09-04, 18:02:19] 상하이저널
"수업의 시작과 끝, 그곳엔 그들만의 독특함이 숨어있다"

중국에는 타 국가와는 문화적으로 다른 요소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차이점은 중국 대학 캠퍼스에서 들어볼 수 있는 수업 종인데, 중국 대학의 경우 이 종을 울려 수업의 시작과 끝을 알리곤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유학생은 이에 관해 거의 모르거나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을 뿐, 그 기능과 특징에 대해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 수업 종 외에도 중국의 출석체크 기술은 타 국가 방문객이 중국 내 대학에 방문했을 때 가장 놀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절강대학교의 경우 레이더(雷达), GPS위치 추적, QR코드, 인증 번호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 출석체크가 학생들을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출처=네이버]

중국에서는 종소리가 고대(古代)서부터 시간을 알리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중국의 전통과 질서를 상징했던 종소리는, 대학교에서 수업의 시작과 종료를 명확하게 전달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학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시간 규율의 엄격함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만약 시스템상의 오류 또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종이 제때 울리지 않는다면, 종소리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교수진들은 수업이 종료되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는 학생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국 절강성 절강대학교 재학생 약30명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업이 종료된 시점에 울리지 않는 종으로 인해 교수님의 강의가 지속되는 경우는 93.33%로 대다수의 학생이 “이와 같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진하여 이를 알리고자 하는 학생의 수는 6.66%로 확연히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 조사 결과 (출처: 직접 제작)]

국내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 대학생들의 경우, 수업 종소리 오류와 종소리의 유무에 대해 약간의 의사 차이가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 내 대학생들은 본래 종소리 없이 수업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 종소리의 오류에 대한 문제점과 필요성에 크게 동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매 수업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중국 대학의 종소리 문화를 부러워하는 반응도 일부 존재했다.

이에 중국 재학생들의 “한국 대학교의 경우, 수업 종이 없으면 교수진들이 수업이 종료되었음을 어떻게 인지하는가?” 라는 질문에 국내 대학생들은, “수업 시간이 끝날 즈음 대다수의 학생이 슬슬 짐을 싸기 시작하고, 교수진들은 이를 보고 눈치를 챈다.” 라고 답했다.

알고 보니 중국에서만 들리는 대학 수업 종?

중국의 수업 종이 문화적인 차이점으로 언급된 이유는, 중국 대학교에서는 일상이었던 수업 종을 다수의 국가에서는 채택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중국 외 국가의 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을 포함해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대부분의 대학에는 수업 종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전국의 대학교 중 서강대학교만 수업 종소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 화교 인구가 많고 중국의 문화적 배경 영향이 일부 물들어 있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역시 수업 종 방면에서 차이점이 드러났다. 절강대학교에 재학 중인 말레이시아 유학생을 통해 말레이시아 현지 대학생을 설문한 결과 “모든 학생의 수업 시간이 다른데 수업 도중 수업 종이 울린다면 수업 진행에 방해가 될 것이며, 말레이시아의 경우 수업 도중 쉬는 시간이 없다.”라고 답하였다. 동시에 “오히려 수업 종소리 유무에 대한 질문이 독특하다.”라는 식의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사진=말레이시아 현지 대학생 문답(출처: 저장대 말레이시아 유학생)]

더욱이 홍콩의 경우 중국 본토와 문화, 지리 등 여러 방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교육시스템과 대학 문화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여준다. 또 한국 내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대학교 수업 종에 대한 의견을 수집한 결과, “수업 종이 학생들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강조하고 교육적 철학에 영향을 미친다.”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대만,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반응인데, 위 국가들은 모두 성인으로서 스스로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기를 수 있기를 바라는 서구적 교육 철학을 받아들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실함 뒤에 숨은 꼼수, 베일에 싸인 출석

큐알의 나라답게 중국 대학교의 출석 관리 시스템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날로 다양해지는 출석 체크 방법은 학생들의 수업 태도와 성실함을 관리하는 데 있어 효율성을 제공한다. 학생의 태도와 성실도가 무엇보다 중요시 여겨지는 중국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의 출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학업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다. 출석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와 학업 성취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이에 따라 대부분의 중국대학에서는 출석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하지만 대리 출석, 일명 “출튀” (출석 체크만 하고 수업 도중 무단이탈을 하는 것) 등 여러 가지 방식의 꼼수가 다른 학생들 간의 형평성에 문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대학들은 출석 관리를 위해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는데, 출석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오류나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력이 등장하는 추세이다.

절강대학교 교수진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코로나19 온라인 수업 이후 학생들의 수업 태도 및 출석률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출석 관리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며, 출석 점수가 과연 공평하고 올바른 방식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출석을 점수에 포함하지 않거나 학기 전체기간 출석을 부르지 않는 경우도 빈번히 존재한다.

[사진=실제 저장대 출석 체크 예고 문자(출처: 딩딩 단톡방)] 

하지만 학생들의 출석 관리는 대학교 시스템상 필수로 여겨지는 만큼 오히려 학생들에게 특정한 날만큼은 출석을 부탁하는 어이없는 상황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수업할 시간도 부족한데, 100명이 훌쩍 넘는 학생을 모두 호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응이다.

뛰는 학생 위 나는 교수진

중국대학의 출석 방식은 다양한데 이는 학생들의 꼼수에 맞선 대응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온라인 수업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학생들의 출석률은 현저히 저조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더욱 형평성 있는 방식이 등장하고 있는데, 절강대학교의 경우 레이더(雷达) 시스템을 활용해 학생이 강의실에 있을 때 자동으로 신호를 감지하여 출석을 기록하거나, GPS 위치추적 서버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출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출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실제 GPS를 활용한 출석 검사 방법(출처: 딩딩 단톡방)]

실제 2023학년도 기준 대부분의 교수진이 위 두 방식을 가장 선호하였으며, 이에 따라 출석점수가 낮은 학생 샂수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는 QR코드 인식은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가면서 QR 코드를 스캔하여 출석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간편하고 빠르며, 즉각적인 출석 기록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진 캡처 및 무단 유포 등의 문제가 있어 장단점이 나타난다. 이에 대해 베이징 칭화대학교의 경우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생체 인식 기술이 도입됐다. 얼굴 인식이나 지문 인식 같은 생체 인식 기술을 통해 출석을 관리하는 방식인데, 이러한 기술은 학생의 신원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네트워크상의 오류나 전산상의 문제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학생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출석 점수가 최종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출석점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생도 많은데, 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 중 하나로 보인다. 또한 여러 인증 절차와 GPS 공유 등 출석 관리에 사용되는 첨단 기술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도전 과제를 동반한다. 위치 추적과 생체 인식 기술은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므로 데이터 보호와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데, 많은 대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보안 정책을 강화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문화차이 아래, 중국 캠퍼스만의 수업 종 문화는 그 독특함으로 인해 많은 외국인 학생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새로운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외적으로 크게 드러나는 국가 간의 문화차이와 달리 너무나도 당연시하게 된 내적 차이는 유학생들마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중국대학의 엄격한 출결 관리 시스템과 기술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참여도를 효과적으로 추적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적 도전 과제도 동반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중국의 출석 관리 시스템이 교육 환경의 변화에 맞게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길 기대하며, 유학 동안 학술적인 면과 더불어 위와 같은 작은 차이와 요인을 파악하고 분석해 보는 것 역시 짧고 굵은 유학 생활에 귀중한 경험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학생기자 김하연(저장대 멀티미디어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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