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시 초.중등학생 성교육 강화대책 마련중
[연합뉴스 2007-01-11 11:31]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고교생 가운데 30% 가량은 두 사람 다 원할 경우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은 '하룻밤 풋사랑'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시 당국은 관내 쉬안우(宣武)구가 지난해 2월 고교생 2천300명을 직접 면담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교생들의 성개방 정도가 이처럼 "놀랍고도 대담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초.중등학생들의 성건강 및 성교육 실태에 대한 본격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쉬안우구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성경험이 있다는 고교생이 6.2%, 첫 성행위의 평균 연령은 16세 미만, 첫 성행위 때 피임도구 사용자 비율 약 40%로 나타났다.
또 혼전 성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자는 15%였고, "남자 친구가 성행위를 요구할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1천299명의 여학생 가운데 "한사코 거절한다"는 응답자는 단 6명으로 1% 미만, '서로 사랑하더라도 완곡한 방식으로 그렇게 하지 않도록 남자 친구를 설득한다"는 응답자는 약 35%였다.
베이징시 성건강교육연구회 등 관계 연구기관의 책임 하에 오는 3월부터 실시될 본격 조사에서는 일반적인 성문제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온라인 누드 채팅 등 민감한 문제도 포함된다고 중국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시 당국은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소년층에 대한 성교육의 공백을 메우고, 특히 10대 남녀 간의 성행위 증가 대처방안의 하나로 초등학교 고학년생부터 고교생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성생리, 성심리, 성윤리, 성법률 등이 포함된다.
현재 베이징시에는 전문적인 성교육 교재가 없어 청소년기 성교육 지식을 생리.보건과목에 포함해 가르치는 등 체계적인 성교육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부 민감한 내용은 아예 가르치지 않고 건너뛰기 일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 당국은 이와 함께 오는 9월에 시작되는 새학기부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만든 초.중등학생용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특별교육 독본을 관내 모든 중등학교에 배포, 본격적인 에이즈 방지 교육을 실시토록 할 방침이다.
이미 80%의 학교에 배포된 이 독본은 '예방조치 없는 성행위'가 에이즈 전파의 가장 중요한 경로라고 지적하고, 성행위를 삼가는 '금욕', 부부 간이나 성파트너 간의 '충성', 성행위를 할 때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고품질의 '콘돔' 등 국제 에이즈 예방의 ABC를 제시하고 있다.
베이징시 성교육협회 쭝춘산(宗春山) 이사는 "성교육이란 유아원 단계에서부터 시작해야지 성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중학교에 들어가면 이미 늦다. 유아원 때는 신체 지식, 남녀의 역할에 대한 인식, 기본 보건지식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