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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실업률에 유행하는 ‘탕핑(躺平)족’과 ‘콩이지(孔乙己)문학’

[2023-06-16, 21:14:40] 상하이저널

지난 3년간 코로나 방역 기간 동안 중국 청년 취업 시장은 많이 위축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6~24세 청년 실업률은 3월 19.6%, 4월 20.4%로 집계됐다. 비록 지난 5월에는 18.4%로 떨어지기는 했어도 큰 영향은 없는 수치이다. 언제 20%를 넘어설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는 2018년 10.4%에서 5년 사이에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고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리창 중국 신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취업은 민생의 근본으로, 취업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 방법은 경제성장에 기대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청년 실업이 중국의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모순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학력이 소용 없나?

중국 대학 졸업생들은 방역 완화 이후 경제가 회복되어 취업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작년 11월 허난성(河南省) 한 국유 기업 담배공장이 신규 채용한 생산직의 30%가 석사 학력자였고, 지난 2월, 산동성(山东省)의 한 국유 기업이 새로 1천 명을 모집하는데 10만 명이 몰리는 등 비좁은 취업 문을 실감했다. 이로 인해 문호 루쉰(鲁迅)의 소설 <콩이지(孔乙己)>에서 따 자신의 처지를 자조하고 체념하는 ‘콩이지 문학’이 유행했다. 

[사진: 루쉰의 소설 ‘콩이지(孔乙己)’ (바이두)]

콩이지는 소설 내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변변한 직업이 없어 도둑질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청나라 말기의 몰락한 지식인이다. 중국 청년들이 다시 루쉰의 콩이지를 다시 얘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현재 중국 대학 졸업자들이 대면하고 있는 학력 인플레이션과 취업난 때문이다. 

각종 중국의 SNS에서 청년들은 “열심히 공부한 결과가 콩이지 가 된 것이다.”거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나사를 조이는 노동자가 되어 행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쓸데없이’,’열심히’,’많이’ 공부했다고 한탄하는 것이다. 그들의 고학력이 취업을 향한 눈높이를 올려놨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콩이지 의 역주행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방송인 중앙TV(CCTV) 인터넷판에서는 최근 ‘콩이지  문학 배후의 초조함을 직시하라’는 평론과 함께 이렇게 주장했다. “소설 속 콩이지 의 삶이 몰락한 것은 공부해서가 아니라, 지식인의 허세를 버리지 못하고 노동으로 자신의 처지를 바꾸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늘날 뜻있는 청년들은 콩이지와 다를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 하나 일 안 해도 상관없어

중국의 MZ세대라고 할 수 있는 중국 16~24세의 청년들 사이에서는 탕핑(躺平)족이 유행이다. 탕핑족이란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추구하는 중국 청년들을 일컫는 말이다. 계속되는 실업과 취업난에 최소한의 생활 수준은 유지하되, 돈에 얽매이는 삶을 거부하며 연애, 결혼, 출산, 승진 등에 연연해하지 않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 더 나은 삶을 포기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한 이유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노력만큼 보상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무기력해지고 의욕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년들이 아무리 열심히 돈을 벌어도 높은 물가와 집값 오르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이런 현상을 불러왔다. 이들의 특이한 점은 콩이지  문학을 쫓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정부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차피 정부가 아무것도 들어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중국 ‘탕핑족’ 그림(바이두)]

청년들의 농촌행

이어지는 취업난에 중국 정부가 농촌행을 독려하고 나선 것이 중국의 청년층의 실망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취업을 하지 못한 대학 졸업자들을 농촌으로 내려보내는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광동성은 다가오는 2025년 말까지 대졸자 30만 명을 농촌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광둥성의 해당 계획에 따르면 대졸자들은 농촌에서 풀뿌리 간부, 기업가 또는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된다. 다른 지방 정부들도 이와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농촌에서 봉사하는 청년들(바이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중앙농촌공작 회의에서 “농촌 활성화를 전면 추진하는 것이 새 시대 농업 강국 건설의 중요 임무”라며 “과학기술과 개혁의 두 바퀴에 의지해 농업 강국을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난이 심각해 질 때마다 당국이 반복적으로 사용했던 젊은이들의 귀향과 농촌 구직활동 독려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이는 청년들에게 노인들만 남은 마을로 들어가 각종 SNS로 지역 특산품을 홍보하거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농산물 판로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들은 이런 프로그램의 경력은 공무원이 되는 데 가점을 받는 것 말고는 다른 특별한 혜택이 없을뿐더러 프로그램 근무 기간인 2년을 채우면 곧바로 농촌을 떠나 취업난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다.

잇따르는 취업난으로 인해 현재 중국 청년들의 상황은 좋지만은 않다. 각종 지방단체와 중앙 정부에서는 그들의 취업을 위해 여러가지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특별한 효과가 없다는 것이 현실 상황에 놓인 청년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쪽의 잘잘못을 따질 수 없는 경제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양쪽 모두 노력해야한다. 청년들 역시 정부의 탓만 하고 부정적인 사고만 하기 보다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다른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한다. 

학생기자 김시현 (저장대 대외한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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