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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再见上海

[2023-01-17, 07:03:38] 상하이저널
막내가 엊그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식 다음 날 많은 친구들이 비행기를 타고 상하이를 떠났다. 3년 동안 상하이의 집에 오지 못한 한국의 두 아이가 1월 8일 격리 해제 소식을 듣고 춘절에 상하이에 오기로 했다. 여권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비자발급이 가능하대서 부랴부랴 여권 신청을 했는데 이심전심인 모양이다. 

중국에 가족이 있고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아이들이 S2비자로 모두 방문을 하길 원해서인지 코로나로 막혔던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해서인지 평소 4~5일 걸리던 여권이 2주가 걸렸다. 서두른다고 서둘러 1월 10일 여권을 받아 든 날 비자 신청 서류를 들고 집을 나서던 아이들은 비자 발급 중단 소식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막내는 졸업 후 조용히 상하이와 홍췐루와 작별할 시간을 갖고 싶어 했다. 이미 합격한 대학의 과 채팅방에서는 신입생들끼리 인사도 나누고 모임 소식도 있고 분주한 듯 했다. 거기에 동요하지 않고 오빠와 언니가 오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조용히 본인이 공부했던 자습실 친구들과 가끔, 자주, 오래 보자며 인사도 하고 아빠, 엄마와 여행 갈 생각을 하는 기특함을 보였다. 

6년을 함께 생활한 강아지가 눈에 밟히는지 더 많이 안아주고 티격태격한다. 춘절엔 이 아이가 좋아하는 배드민턴을 칠 계획이다. 여름에 꼭 오겠다 하면서도 아기 때부터 자란 상하이와 조용히 이별의 시간을 갖고 있음을 보게 된다. 우리 아이들에겐 상하이는 고향이다. 특히 막내는 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 한 아파트에서 태어나 자랐다. 유난히 힘들었던 2022년의 상하이에 대한 기억까지도 이젠 아이들의 삶의 일부로 다음으로 가는 하나의 디딤돌이 됐다. 

첫째와 둘째가 대학 진학으로 상하이의 집을 떠나갈 때도 하나씩 나의 심장 조각들이 흩어지는 기분이었다. 막내가 가고 세 아이들의 오랜 흔적이 깃든 집에 나와 남편만 있게 되는 것이 낯설다. 막내의 방을 정리하며 울지도 모르겠다. 막내에게 쓰고 픈 편지를 머릿속으로 수십 번씩 계속 적어보며 이 아이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한다. 코로나 전에는 이런 감성에 젖지 않았다. 

새로운 출발을 하는 아이들을 기쁘게 배웅했다. 중국까지 위드 코로나가 되었지만 앞으로의 시간은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지금이, 지나 온 3년의 시간들이 계속 조심스럽게 만들고 아련하게 작별을 하게 한다. 평소엔 그러지 않던 아이가 입시가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다녀본 맛집을 늘어 놓으며 여기도 가 보자, 저기도 가 보자 한다. 

갑작스러운 봉쇄 해제 후 가족 모두 코로나에 걸려 새해에 들어서야 겨우 몸과 마음을 추스렸다. 가족 모두 밀린 일들을 하고 나니 졸업이었고 졸업이 끝나서야 밀린 잠을 자는 막내를 본다. 부모가 참석하지 않는 졸업식이었지만 아이들은 훌륭하게 그들 나름대로의 멋진 작별과 함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을 보았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상하이 곳곳을 여행하고 돌아 보고, 나고 자란 거리를 걸어 보고, 집에서 집밥을 먹으며 상하이와 작별하는 아이를 보게 된다. 다 같이 함께 하는 것을 즐기면서도 홀로 멋지게 작별을 하고 있는 막내를 미속 속에 바라보게 된다. 멋진 작별 후 새로운 꿈의 출발선에서 행복하게 달릴 준비를 하리라. 새로운 출발을 앞둔 2022년을 이겨 낸 모든 졸업생들을 응원하며, 파이팅!

Renny(denren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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