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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170] 마이너 필링스

[2022-12-20, 22:51:20] 상하이저널
캐시 박 홍 | 마티 | 2021년 8월
캐시 박 홍 | 마티 | 2021년 8월

이 감정들은 사소하지 않다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 2세대인 캐시 박 홍의 에세이다. 시인이자 비교문학 교수이기도 한 저자는 자신을 해부하며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경험한 인종차별과 그로 인한 ‘소수적 감정’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말하는 ‘소수적 감정’이란 ▲모욕이나 차별을 경험해서 문제를 제기하면 ‘망상일 뿐’이라고 비난받는 감정 ▲분노를 표출하면 아무렇지 않게 ‘과잉 반응’으로 치부 당하는 카타르시스가 없는 감정 ▲내 현실을 남에게 폄하 당하는 경험을 여러 차례 겪다가 스스로 자기감정을 의심하기 시작하며 나타나는 피해망상, 수치심, 짜증, 우울을 초래하는 감정 등이다. 

7개의 챕터를 통해 문학, 예술, 사회와 자기 자신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비판하며 반성하고 행동한다. 

저자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민자 부모와 집에서는 한국어를 주로 썼다. 학교에 입학하고서야 비로소 온전한 영어를 배우고, 서툰 영어로 스텐드업 코미디에 도전하고 시를 쓴다. 

또한 “내가 어떻게(how) 인식되는지가 내가 누구(who)인지에 내재한다”며 인종에 관한 진실한 글을 통해 인종 불평등을 극복할 거라는 신념을 가진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에 등장하는 금발의 에바는 고결하게, 노예 소녀 톱시는 꼬마 검둥이로 대조하며, 흑인 아동을 물건처럼 팔아넘기는 행위를 정당화한 관념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백인 소년은 언제나 소년이지만 흑인 소년은 성인 자격으로 재판받고 종신형을 받을 확률이 백인보다 10배에 이른다고 말한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등장인물이 눈이 멀 때 하얗게 변한다. 저자는 이곳에서도 백인성을 감지한다고 말한다.

이 밖에도 문학에서 무심코 읽으며 지나갔던  “백인 우월주의”와 “백인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각각의 챕터에서 저자와 친구들이 경험한 일들과 고통을 통해 분개하며 공감한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미국에 사는 저자가 말하는 소수적 감정은, 20년 가까이 상해에 살았다고 해도 같은 아시아권이기에 내가 온전히 이해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저자는 백인우월주의의 피해자로서 드는 소수적 감정에 대한 이야기로 끝맺지 않고, 과거에 투쟁한 사람들에게 빚지고 있다고 말한다. 체제에 유순하게 처신하도록 유도하는 빌롱잉 belonging(소속감&소유물)을 벗어나 취약한 공동체에 동맹이 되어 주어야 하고 연대를 맺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을 덮으며  한국에 사는 피부색이 다른 다문화 가정과 그들이 느꼈을 소수적 감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양해자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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