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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코로나, 아웃!

[2022-09-08, 06:53:31] 상하이저널
코로나는 이제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 끈질긴 코로나는 우리 곁에서 사라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상하이의 한 여름 땡볕에 부스 앞에 줄을 서서, 이삼 일마다 꼬박꼬박 면봉으로 입안을 훑고, 집에서는 콧속을 찔러 음성임을 확인한 게 몇 번인지 헤아릴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 대체 코로나가 확인이 되기는 하는 걸까?  지난 8월,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나의 의심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앗! 두 줄! 코로나에 걸리면 이렇게 두 줄이 뜨는 거였구나! ‘
 
한국과 달리 해외 대학 입시는 학교마다 지원 시기가 다르다 보니 발표까지 1년 이상을 기다리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2년간 준비해 온 IB시험이 취소되어 아이는 시험도 못 치르고 점수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비자 만료로 혼자 한국으로 입국해, 더운 여름날 버스 지하철을 타고 주민증을 발급받고 은행 계좌를 개설하느라 분주했다. 무엇보다 만19세가 되지 않아 핸드폰을 만들 수 없다고 해서 제일 난감했다. 예전과 달리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통장이나 휴대폰 만드는 게 엄청 까다로워졌다. 

입시 결과를 기다리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려 홀로 청계천부터 동대문까지 걸었다며 전화를 했을 때는 멀리서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음에 너무 안타까웠다. 핸드폰을 만들려면 나의 인감증명이 필요하다고 하고 혹시 해외로 대학을 가게 되면 한동안 못 볼테니 부랴부랴 한국으로 들어왔다. 다행히 한국 대학으로부터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고 아이는 한국에서 친구들을 만나 노래방도 가고 그간의 고생을 보상받는 듯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어지간해서는 잘 아프지 않는 아이인데 먼저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가면서도 다리에 힘이 풀려 두 번이나 주저앉고 게토레이 두 병을 마시고도 갈증이 난다고 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열이 39도 이상이었다. 기다리며 소파에서 잠을 잘 정도로 힘들어 보였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테스트 해보니 양성. 아프기 시작했을 때는 음성이어서 감기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코로나였다. 

한 집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가족 모두 코로나에 걸렸다. 열이 많이 나고 계속 잠을 잤다. 나는 기침이 나고 머리 한쪽이 묵직한 통증이 있었지만 그래도 지낼 만했다. ‘이게 코로나야? 이 정도 감기로 그렇게 오래 봉쇄를 한 거였다니!’ 그간 고생이 허무하리만큼 코로나는 견딜 만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고서도 낫지 않고 목에서 가래가 끓고 밤에는 기침으로 잠을 깨기 일쑤였다. 미각, 후각을 잃는 사람이 많다고 들어서 뭘 먹을 때마다 킁킁 냄새를 맡으며 꾸역꾸역 안 넘어가는 밥을 넘겼다.

주변에 보니 사람마다 증상이나 회복 기간이 너무도 다양하다. 모르고 지나간 사람도 있고 한 달이 지나서도 계속 기침하고 폐에도 영향이 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건강하지 않은 상태라면 심한 후유증이 생기거나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문제는 둘째 아이 학교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8월에는 상하이로 가는 비행기가 모두 취소되어 다른 도시를 경유해야만 했다. 그래서 항저우로 예약한 비행기였는데 취소했다. 9월에 상하이로 바로 가는 전세기도 신청했지만 PCR검사는 자가키트와 달리 더 긴 기간 동안 양성 반응이 나온다고 해서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어쩌겠는가, 내가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생을 놓고 보면 한 달의 휴식이 엄청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라고 위로하며 몸 속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길 기도하고 있다.  

마음이(shimmy0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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