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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정신건강: 이대로 괜찮은가

[2022-02-07, 17:55:24] 상하이저널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들의 25% 이상이 적어도 한 번 이상 극심한 우울, 중독 증세, 불안 등의 정신질환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8년 기준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26.6명으로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으며, 이 중 20%는 정신적 장애나 신체적 고통으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 뿐만 아니라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간이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10대의 공황장애 및 우울증 신규 판정 사례는 해가 갈수록 증가 중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녀 청소년을 통틀어 9001명의 사례를 기록했던 2016년 상반기와 비교해서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청소년은 2021년 상반기에 17,648명으로 5년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년간 코로나 19의 창궐로 인해 여가 생활 대부분이 불가능해지며 청소년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과 고립감이 가중되고 있는 탓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청소년 정신질환은 실존하는 사회 문제 중 하나이며, 속히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숫자로 보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10세 이상 19세 이하 청소년의 정신질환별 환자 수를 좀 더 세분화 해서 살펴보면,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정신질환은 순서대로 운동과다장애(ADHD 포함), 우울증, 불안장애,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틱장애이다. 2016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수는 각각 3만여 명, 2만 5000여명, 1만 4000여명, 만여 명, 7500여 명이었으나, 2021년에는 그 수가 최소 13%에서 최대 45%까지 증가했다.

 

의학적 정신질환이 아니더라도 ‘극심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한 10대는 34.2%에 달했으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이 비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같은 조사에서 중학교 1학년생이 스트레스 인지율은 28.6% 정도였지만,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42%로 1.5배 가량 높았다.

 

청소년 중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적 있다는 답변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도 평균 10.9%의 청소년이 자살을 생각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실제 자살 시도율은 오히려 스트레스 인지율과 정반대로 나이가 어릴수록 높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판단 능력이 성숙해지고 인지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빈도가 줄어들고, 학생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확고한 목표의식 (대학 진학)이 생기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시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왜 문제가 되는가?

 

상술했듯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은 성인의 것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실태이다. 성장기의 진통이나 학생으로써 누구나 겪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후술할 이유 때문에 청소년기에 겪는 정신질환은 오히려 성인일 때 겪는 것보다 위험하다.

 

청소년은 정신 장애가 일생 동안 지속하며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다. 시간이 지나면서 강도와 형태가 달라질 수도 있으며, 같은 질환이 지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기의 발달장애가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생활가정생활 등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또한 학령기에 겪는 정신질환의 휴유증은 경제적정신적 피해 규모가 쉽게 해결책을 논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이는 비단 개인과 그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및 보건에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 그로 인해 야기되는 생산성 감소로 인해 사회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질병이 사회에 끼치는 부담을 수치로 표현한 ‘질병부담’ 지수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이는 암이나 심장병보다 청소년 정신질환의 지수가 훨씬 높았다.

 

무엇보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과 가족들 중 대다수가 필요한 치료와 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청소년 정신건강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전국 초등학교 교사 544명을 대상으로 행한 조사에 따르면, 정신과 진찰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장애를 보여준 학생의 수는 평균 0.94명이었다. 하지만 그 학생들 중 문제를 의식하거나 정신과에 진찰을 의뢰한 경우는 그 수의 1/3 미만이었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해가 다르게 청소년 정신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대비책은 미약하다며 빠른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해결책

 

자녀가 혹은 스스로가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다고 인지하면 첫 단추는 물론 병원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겠지만, 거기서 그치면 안 된다. 단지 병원에서 제한적으로 상담과 의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는 족하지 않다. 오히려 청소년 정신 건강은 교사와 부모 등의 대응과 주변 환경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자녀와 정신 질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조치를 최대한 취해야 한다.

 

한국에는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재활시설이 지역별로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만 18세 이하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질환의 조기발견과 예방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만일 문제가 의심된다면 이 시설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아동과 청소년에 특화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사회에 다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까지 해 주는 곳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 후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를 통해 궁금한 점이나 불확실한 부분을 해소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치료법을 정비하고 제때 적용될 수 있도록 더욱 탄탄한 시스템을 정비할 수도 있고, 새롭고 획기적인 약물을 개발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과 개인 단위에서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다. 철없는 10대의 일탈이나 젊은 혈기에 누구나 겪는 당연한 과정 정도로 간주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되며, 학교에서나 가정 안에서 어딘가 ‘아프다’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고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자세가 가장 절실하다는 결론이다.

 

학생기자 김보현(SAS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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