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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도 나 혼자 살까?

[2021-06-10, 10:00:20] 상하이저널

모두 한 번쯤 들어보았을 ‘혼밥’이란, 혼자 밥을 먹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혼밥 외에도 혼술, 혼영 등의 응용 신조어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단어가 막 등장하기 시작할 즈음에는, ‘혼밥 레벨 테스트’ 등의 짤이 돌아다닐 정도로 드문 일이었지만, 이제는 혼밥 전용 식당이 생길 정도로 흔한 광경이 됐다.

1인 가구의 등장

중국에도 비슷한 단어가 있다. ‘혼밥’을 뜻하는 ‘独饭’,’혼술’을 뜻하는 ‘独酒’이다. 아직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단어는 아니지만, SNS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신조어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1인 가구’의 증가가 크게 작용하였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더불어 1인 가구의 증가 추이가 굉장히 빠르다. 

한국의 경우, 2019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전체 20,343천 가구 중 6,148천 가구로, 전체 가구 유형 중에서 30.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국가통계국(中国国家统计局)에 따르면, 중국 가구당 평균 인구수는 1990년 5.3명에서 2020년 2.62명으로 크게 감소했으며 2015년 1인 가구 수는 총 5392만 가구에서 2019년 8610만 가구로 3년 새 1.5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중국의 1인 가구 수는 약 9200만 명으로 연평균 31%씩 꾸준히 그 수가 증가해 2025년에는 1인 가구 수가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Euromonitor(유로모니터)

1인 가구의 증가 원인은?

중국의 1인 가구 증가는 경제, 문화,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중국국가정보발전보고(中国大数据发展报告)에서는 1인 가구 수의 증가 원인으로 초혼 연령 상승, 독신주의 확산, 출산율 감소, 인구 이동 등을 꼽았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원인은 독신주의의 확산이다. 중국 내무부(民政部)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중국의 독신 인구 수는 약 2.4억 명이다. 

특히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출생한 사람을 일컫는 80后와 90后 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비혼율이 높다. 이는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 및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에 따른 결과로, 이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리는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혼자 생활하는 것을 지향한다. 헝다연구원(恒大研究院)이 발표한 <2021 중국 혼인보고서(中国婚姻报告2021)>에 따르면 2013부터 2020년까지 중국 내 혼인 등록 건수는 1,347만 건에서 813만 건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며 특히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2.2%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중국은 독신 가구 비중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독신 가구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독신 가구의 소비 활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독신 경제는 ‘1인 경제’라고도 불리는데 1인 가구의 1인당 소비 지출 규모는 다인 가구에 비해 크고 구매력이 높다. 글로벌 데이터 기업 닐슨(Nielsen)의 <중국 싱글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싱글 소비자 비중은 전체 소비자의 42%로, 비(非)싱글(27%)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1인 가구의 평균 소비지출액은 약 5,557달러(약 647만 9,000원)로 2인 이상 가구보다 지출액이 월등히 높다. 이에 따라, 최근 많은 업계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1인용’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중국의 1인 경제 트렌드

중국의 1인 경제는 외식, 주거, 취미 등 다양한 분야로 스며들고 있다. 먼저, 중국의 외식 문화는 이미 ‘혼밥’에 특화되어 있다. 예전의 한국과 달리, 중국은 혼자 밥을 먹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1인 경제가 자리 잡아감에 따라 변화한 문화가 있다면 큰 냄비 앞에 여러 명이 함께 모여 먹는 훠궈(火锅) 문화가 점점 ‘혼밥’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훠궈 전문 식당이 1인 식사가 용이한 회전형 식당으로 바뀌었으며, 자리마다 칸막이가 설치된 프라이빗 훠궈 가게도 생기고 있다. 

 

 

1인용 프라이빗 훠궈 식당(출처 : 百度)

가전제품 시장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가전제품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전기밥솥, 청소기 등의 중형 가전은 물론, 세탁기, 냉장고 등의 대형 가전 또한 1인용 크기로 출시되고 있다. 단순히 크기만 작아진게 아니라 다인 가족에 비해 협소한 주거공간을 사용하는 1인 가구의 특성을 고려하여 오븐레인지(오븐+전자레인지), 워시타워(세탁기+건조기) 등의 복합형 가전들이 등장했으며, 이러한 가구들은 제한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결합된 워시타워(출처 : 百度)

부동산 시장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동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1인 가구 청년을 위한 임대 아파트 사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집을 제공해 주는 것과 더불어 내부 청소, 이사, 중개 관리 등 임대 과정에 필요한 부가 요소들 또한 O2O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O2O 방식: online to offline의 약자로, 스마트폰 어플 등의 온라인을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하면 오프라인으로 배송 및 서비스 제공을 하는 방식)
 

 

정저우(郑州)시의 청년인재아파트(출처 : 百度)

1인 경제의 미래와 전망

앞서 언급한 사례를 통해 1인 경제는 주로 편리함과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은, 독신 인구들은 가정과 육아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소득의 대부분을 가족을 위한 지출이 아닌 개인의 삶의 질 향상 및 자기 계발을 위한 패션, 미용, 취미, 레저 등의 여가활동, 그리고 건강관리에 할애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 발전에 있어서 기업들은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춰 독신 인구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1인 경제 트렌드에 알맞은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학생기자 정해인(저장대 광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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