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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홍바오 红包

[2021-04-13, 11:14:26] 상하이저널
 
요즘 홍바오(红包: 세뱃돈, 상여금, 보너스) 날리는 재미에 푹 빠졌다. 작년 코로나가 막 창궐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허마(盒马)에 의지하며 살고 있을 그 시기부터였던 것 같다. 위험을 무릅쓰고 배송을 해주는 배달의 기수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아마 그 시기엔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솔직히 배송된 물건을 찾으러 아파트 입구까지 나가는 것도 두려웠다. 

하루는 배송된 물건을 풀어 보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품목별로 각각 따로 포장을 아주 완벽하게 해서 왔다. 평소 물건을 받고 별점을 주거나 평가를 남기거나 하지 않으나 그날만큼은 배송자에게 별 5개를 주고 싶어 허마 앱에 들어갔다. 

그때 처음 평가뿐만 아니라 배송자에게 홍바오 주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2위안, 5위안, 10위안 이렇게 3종류의 홍바오를 선택해서 줄 수 있다. 통 크게 5위안을 날렸다. 기분 탓일까 그 후로 우리 집에 오는 허마 배송기사님들이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었다.

‘내가 홍바오 날리는 게 그분들 앱에서는 보이나?’

그 후로 별일 없으면 항상 홍바오를 날려주었다. 그런데 이것도 몇 번 쌓이니 2위안씩만 날려도 10위안이 훌쩍 넘어갔다. 꼭 홍바오 때문은 아니지만 환경보호를 위해서도 되도록 배송을 적게 하니 2위안 정도는 기분 좋게 날릴 수 있었다. 

한 번은 허마 배송기사님한테 문자를 한 통 받았다. 평가란에 가서 별 5개를 주면 본인한테 0.5원의 장려금이 지급된다는 것이다. 그 후로 난 물건을 받으면 반드시 별 점을 준다. 그러다 메이퇀(美团) 디디(滴滴出行)에도 홍바오 기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메이퇀은 누가 얼마를 날렸는지 진짜 보인다. 비 오는 날 어쩔 수 없이 배송을 시켜야 하면 홍바오를 통 크게 5위안 정도 날려준다. 디디 아저씨가 친절했으면 꼭 1위안짜리 홍바오를 날려주곤 한다. 

한 번은 차 안에서 바로 홍바오를 날렸더니 음성으로 홍바오를 받았다는 멘트가 나왔다. 멘트를 들은 아저씨는 내가 내릴 때까지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이것이 바로 1위안의 행복이구나.’

하지만 불친절하거나 난폭 운전을 하면 홍바오 커녕 별점도 안 준다. 이젠 나도 불만이 생기면 내가 할 수 있는 제일 큰 복수를 한다. 바로 홍바오를 안 주는 것. 우리 신랑은 그게 복수가 맞냐며 비소를 짓지만 나에게는 가장 큰 복수다. 특히 띠디 같은 경우는 나의 안전이 운전기사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아저씨가 불친절해도, 운전하면서 위챗을 해도 컴플레인 걸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나는 팔짱을 끼고 콧대를 들어 보이며 혼자 생각한다. 

‘오호라, 이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내가 홍바오 주나 봐라!’

반장엄마(erinj12@naver.com)


<아줌마 이야기> 코너가 올해부터 <허스토리 in 상하이>로 바뀌었습니다. 다섯 명의 필진들이 상하이 살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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