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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논단] 중국에 불어 닥친 ‘BM풍’

[2021-02-25, 19:03:47] 상하이저널

중국의 대표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 ‘BM女孩(소녀)’를 검색하면 850만 건 이상의 검색결과가 나온다. 작년과 재작년에 쓰여진 글들이 대부분인데,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풍 배꼽티와 통 넓은 바지를 입은 사진들이 주로 뜬다. 보통 사람들보다 마른 몸매를 요구하는 ‘BM체중표’까지 심심찮게 보이는데, 도대체 BM은 무엇이고 BM소녀들은 누구일까?

美 고등학생 옷장에 한 벌씩은 있다는 ‘브랜디’

이탈리아 여성복 브랜드인 브랜디 멜빌(Brandy Melville, 이하 브랜디)은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매장을 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취향을 저격하는 틴에이저 감성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떠오르는 트렌드로 각광받게 됐다. 

브랜디는 이상적인 몸매와 외모의 어린 점원들을 고용하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청소년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전통적인 광고는 전혀 하지 않고 SNS 상의 홍보에 의존해 현재 브랜디 인스타그램은 300만명을 훌쩍 넘기는 팔로워 수를 자랑한다. 최근 블랙핑크 제니 등 여러 스타들이 브랜디를 즐겨 입는다는 것이 알려져 한국의 대중들에게도 유명해지며 직구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원사이즈? 

브랜디는 “One Size Fits All(누구나 입을 수 있게 통일된 사이즈)”라는 슬로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이는 불가능한 이야기다. 브랜디의 원사이즈는 여타 상표들의 XS나 S사이즈로, 허리가 25인치 이상인 사람은 브랜디의 스키니진을 입기 힘겹다. 치마의 허리 둘레는 58cm로, 대부분의 여성들이 입을 수 있는 사이즈는 아니다.



중국의 ‘BM(브랜디멜빌) 소녀’

2019년 가을, 상하이에 브랜디 매장이 오픈되면서 동시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샤오홍슈(小红书)나 웨이보(微博) 등 중국 SNS에는 브랜디에 관한 게시물 수만 개가 올라왔다. 90년대 할리우드 풍, 산뜻한 캐주얼룩 등 최신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브랜디를 선망하는 청소년과 젊은이가 늘어났다.

‘원사이즈’인 브랜디의 옷은 아무나 예쁜 핏을 맞출 수 없기에 브랜디에 맞춰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이 하나 둘 생겼다. 샤오홍슈에서 2만개 이상의 ‘좋아요’가 찍힌 ‘BM체중표’는 저체중에 가까운 몸무게를 BM소녀의 표준으로 삼았다. 예를 들면 158cm인 여성은 41kg, 170cm는 51kg이어야만 브랜디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옷에 내 몸을 맞춘다

건강한 몸을 위해 운동과 식단을 병행한 균형잡힌 다이어트를 한다면 일석이조지만, 브랜디의 작은 사이즈는 표준체중인 이들도 저체중을 향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게 만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옷을 입기 위한 과도한 다이어트는 규탄의 대상이다. 예전부터 미주나 유럽에서는 브랜디의 원사이즈가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묵묵부답이던 브랜디는 일부 매장에서 M, L 사이즈를 추가했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개념의 M 사이즈와는 괴리감이 큰 옷들이 대다수다. 

지금 이 순간에도 BM다이어트는 여전히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성행 중이다. 예쁜 브랜디 옷들은 하루가 다르게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외모 평가 타파의 움직임이 작게나마 계속되고 있는 사회에서 모든 체형을 아우르는 포용적 패션 브랜드들이 보다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학생기자 이나영(SA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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