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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영사 신년사] 새 시대의 양국 관계 강화에 매진

[2021-01-07, 11:16:30] 상하이저널

김승호 주상하이 총영사

 

 

재외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주 상하이 한국 총영사 김승호입니다. 지난해 말에 부임하여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재외동포 여러분께 지면으로 부임인사를 올리려고 합니다. 

상하이총영사관 관할 지역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관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한국과 저희 지역 간의 교역은 한중 전체 교역의 약 40%, 한국의 대중투자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양국 간의 인적 교류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양국 경제 관계의 핵심 지역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장삼각 지역은 우리나라 독립의 배양토였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상해와 항주 등에 소재하였고 광복군의 모집과 훈련이 남경과 부양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지역에서 한중 양국의 혁명 투사들이 힘을 합쳐 항일 투쟁을 공동으로 전개하였습니다. 상해는 우리나라 항일 독립 투쟁의 최전선 지휘부였으며 안휘, 절강, 강소는 든든한 배후지였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역사적 의의가 상당한 이곳에 총영사로 부임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그 동안 다져진 협력 기반을 토대로 향후의 상호 관계를 어떻게 전개시켜 가야할 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제가 담당하고 있는 상하이, 강소성, 절강성, 안휘성과 한국과의 경제 관계가 전략적 협력과 선의의 경쟁으로 정의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략적 협력 없이 양국은 세계 각국의 경제 혁신화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없습니다. 선의의 경쟁은 한중 양국을 더욱 단련시키고 강하게 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기술혁신의 경제에서도 한중 양국은 여전히 어깨를 마주하고 같은 길을 가는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마주 보고 싸우는 권투 선수가 아니라 같은 유니폼을 입은 자전거 팀인 것입니다.

저는 협력과 경쟁이 비단 관할 지역과 한국과의 관계에 국한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장삼각 일체화 전략의 성공은 양자강을 따라 중국 내륙, 서부 지역에까지 확산되어 중국 전체 경제의 혁신을 촉발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양자강이 용의 긴 몸통이라면 저희 지역은 용의 머리입니다. 태호는 눈이고 항주만은 입입니다. 웅장 호탕한 양자강의 물결처럼 이 지역 경제 혁신화의 성공은 양자강을 따라 중국 내륙으로 전파될 것입니다. 중국 전체의 경제가 혁신에 성공한다면 당연히 한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 성격 및 양상에도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더욱더 서로를 필요로 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양국 유관 부문은 한중 경제협력의 성격과 양상을 주동적으로 관리 육성해야 합니다.  

그 첫째는 상호 보완성입니다. 장삼각 지역의 한국 기업수와 교민 수는 매년 줄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는 중국의 경제 발전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고 환경 등 각종 규범이 선진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장삼각 지역이 주도하는 고도 혁신 경제에서의 한중 기업 간의 협력은 자전거 선수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바람을 막아주듯이 상호보완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선도성입니다. 고도 혁신 경제에서의 국제적 규범과 제도는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규범과 제도와는 불가피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 규범과 제도는 현재 성립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과 중국은 다자통상제도의 혜택을 입고 경제발전에 성공한 대표적인 국가입니다. 이제는 한국과 중국이 새 시대의 국제규범을 시행, 제안, 수립하는 역할을 해야 할 위치에 있습니다. 

셋째는 포용성입니다. 한국과 중국이 수출을 통해 성장했던 것처럼 이제는 개도국이 수출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과 중국은 자신의 시장을 그들에게 너그러이 내주어야 합니다. 매년 상해에서 개최되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의 의의가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이 첨단기술혁신 위주의 경제로 탈바꿈하면 전통적 상품 시장은 후발 개도국 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넷째는 다변성입니다.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기술 경제, 대규모 교통 통신 기반 시설을 통해 일체화된 경제는 협력의 분야가 산업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문화, 교육, 관광 등 산업과 무관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정보통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양식으로 훨씬 광범위하고 편리하게 전개될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대면을 통한 문화 소비, 강의가 가능하다는 것이 실제로 확인되었습니다. 앞으로 강화될 것이 확실한 이러한 추세를 이용하여 경제 이외 분야에서의 협력이 다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향후 중국 경제가 항해할 방향을 정하고 뒤에서 부는 바람의 역할을 할 이 지역에서 한국과의 경제 관계, 나아가 협력의 성격과 양상을 새롭게 정립할 시기에 총영사로 부임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상하이, 강소성, 절강성, 안휘성 인민 정부 관계자는 물론 기업인, 학자, 언론인 등 모든 분야의 인사들과 열성적으로 협조하여 새 시대의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데 매진하고자 합니다. 

저는 상하이에 있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김구 주석이 쓴 '踏雪野中去,不须胡乱行, 今日我行踪,遂作后人程' 이라는 글귀를 매우 좋아합니다. 총영사로 재임하는 동안 중국의 유관 부문 인사와 적극적으로 상의하고 분투하여 새로운 시대에 맞는 협력 방향을 정립하고 이에 맞는 협력 사업을 발굴, 시행하고자 합니다. 큰 성취는 거두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후에 오는 사람이 눈밭을 헤매지 않도록 작은 흔적은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손을 맞잡고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새해를 축하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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