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에서 '421 가정'이 급속히 늘고 있다.
'421 가정'이란 1970-80년대 독생자녀 세대가 장성해서 결혼을 해 다시 독생자녀를 둔 가정이다. 위로 각각의 부모와 부부, 독생자녀로 이뤄진 구조다. 4명이 2명으로, 다시 1명으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지금 독생자녀가 다시 독생자녀를 낳아 3대가 독생자녀로 이어질 경우 부부가 위로 공양해야할 노인은 12명이다.
신화통신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노인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다.
국제 기준으로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를 넘거나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를 넘을 경우 노령화사회다. 중국은 작년말 현재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7%를 기록하고 있다.
독생자녀 1세대인 웡메이상(翁美香) 부부는 아래로 자식 양육, 위로 부모 봉양 걱정에 여념이 없다.
이 부부는 2003년 저장(浙江)성에서 상하이(上海)로 와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의 부모와 남편의 부모는 모두 이미 퇴직한 근로자다.
이 부부는 현재 3살난 아들을 위해 그리고 가정과 부모 봉양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나날이 치솟는 물가를 생각하면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금지옥엽으로 키워졌던 '소황제'들이 이제는 집안의 대들보를 받치는 기둥으로의 변신을 강요받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1세대 독생자녀가 꾸린 '421 가정'에서 대부분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5분의 1이 결혼후 5년이내에는 "일에만 신경쓰고 자녀는 두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중국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봉양해야 할 노인인구 비율은 1980년대에 13대 1이었으나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10대 1로, 2003년에는 3대1로 바뀌었다. 이런 추세로 가면 2050년에는 1대1의 비율이 될 것이라고 상하이 사회과학원측은 설명했다.
'421 가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노인문제다.
다음 세대가 다시 독생자녀가 돼 위로 12명의 노인을 봉양해야할 상황을 중국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에 사는 가오펑란(高風蘭)은 2004년 결혼해서 이듬해 여아를 낳았다. 이 부부는 평소에 너무 바빠 집에 머무를 틈이 없다. 몸이 성치않은 부모를 돌볼 틈이 없다. 일전에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모친이 자주 왕래하는 이웃의 도움이 없었다면 큰 일을 당할 뻔했다. 그녀는 '천수관음'이 되거나 '분신술'이라도 익히지 않고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다며 탄식했다.
최근 조사에서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노인 부부만 사는 가정은 각각 34%, 36.8%로 나타났다.
중국이 본격적인 노령화사회를 맞아 노인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정부의 예측에 따르면 2010년에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1억7천400만명에 달해 전체 인구대비 12.78%에 이르고 이중 80세 이상 노인은 2천13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