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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② 믿는 ‘캣츠’에 발등 찍힌다

[2020-04-08, 17:07:45] 상하이저널

 

영화 <캣츠 Cats>
•뮤지컬 외 | 2019.12.24 개봉 | 109분
•감독: 톰 후퍼
•출연: 제니퍼 허드슨, 테일러 스위프트 등

 

 뮤지컬 <캣츠> 

1981년 런던에서 초연, 82년 뉴욕 진출
83년 토니상 7개 부문 수상, 현재 10여 개국 공연 중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는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친숙한 작품이다. 뮤지컬계의 전설로 불리는 만큼 각종 매체에서 캣츠라는 소재를 이용해 리메이크 또한 많이 했다. 그만큼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뮤지컬 캣츠의 주제곡을 커버하거나 뮤지컬을 시대에 맞게 재창조해 큰 인기를 끈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개봉된 영화 <캣츠>는 얘기가 다르다. 

이미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영화로 옮겨와 흥행시키는데 성공한 ‘톰 후퍼’ 감독이 또 한 번 메가폰을 잡아 영화 팬과 뮤지컬 팬들 모두 기대가 컸다. 게다가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이자 영국인 배우 제임스 코든, 팝 스타 제이슨 데룰로와 테일러 스위프트 등 초호화 캐스팅이 공개된 이후에는 뮤지컬의 팬이 아닌 사람들까지 호기심을 자극해 모두가 영화 개봉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9500만 달러라는 제작비를 들인 <캣츠>는 고작 55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손익분기점조차 넘기지 못했다. 영화 <캣츠>는 톰 후퍼 감독과 배우들의 커리어에 큰 흠집을 내고 뮤지컬 <캣츠>의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또한, 한 해 동안 최악의 영화들과 영화인들을 비꼬기 위해 만들어진 ‘골든 라즈베리 상’에서 ‘최악의 작품상’을 비롯 무려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2019년 라즈베리 상에서 최다 노미네이트된 영화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불쾌한 골짜기”

 영화 <캣츠> 속 한 장면 

 

이렇게 영화가 혹평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불쾌한 골짜기’ 때문일 것이다. ‘불쾌한 골짜기’란 처음에 로봇이 사람을 점점 닮기 시작하다 그 유사함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되 완전히 인간으로 인식되지 않을 때 불쾌함이 증가하는 것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로봇과 사람이 완전히 구분이 된다면 상관이 없고, 로봇을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도 역시 상관이 없지만 어설프게 인간을 닮게 되는 순간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흠칫하게 된다. 

영화 <캣츠> 역시 그랬다. 영화에서는 배우들이 직접 고양이 연기를 하고 그 위에 고도의 CG를 덮어서 고양이의 비주얼을 나타낸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얼굴은 뚜렷이 보이면서도 정교한 고양이의 모습으로 나타나니 어쩔 줄 모르는 것이다. 분명 인간의 얼굴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꼬리가 달린 채로 사족 보행을 하며 고양이들의 습관을 따라 하는데 이런 모습들이 가끔씩 관객들의 비위를 상하게 한다. 사람과 고양이 사이에 애매한 비주얼로 인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 일각에서는 흉측하다며 관람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하지만 원작 뮤지컬에서도 배우들이 고양이 분장을 하지 않는가? 원작에서는 CG가 아닌 수제 의상을 입고 고양이 연기를 했기 때문에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사람이라는 확실한 구분이 가능했기에 단순한 연극적인 과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연기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혔기 때문에 경계선이 모호해진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을 하거나 아예 인간의 모습으로 영화를 찍는 것이 더 나았을 거라는 평가도 있다. 

짜임새 없는 스토리

110분의 러닝 타임 동안 영화 캣츠에서 이렇다 할 줄거리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이 문제는 뮤지컬에서도 똑같이 드러나는데, 애당초 캣츠는 고양이들이 무도회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일종의 ‘자기소개’를 하는 형식인데, 말 그대로 고양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역량을 뽐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똑같이 진부한 스토리임에도 뮤지컬이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생생한 현장감과 관객과의 원활한 소통, 그리고 고양이들이 노래하며 춤을 추는 장면 자체가 별다른 구성 없이도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반면 영화에서는 이러한 현장감이 극히 떨어지고 소통은 불가능하다. 영화 중간에는 원작에 없던 스토리와 감동 코드를 억지로 추가한 것은 오히려 그나마 있던 줄거리도 흩뜨리며 독이 되었다.  

하지만 뮤지컬 캣츠에서 가장 빛나는 요소 중 하나인 노래는 영화에서도 미국의 유명한 가수들이 부르면서 OST 부분에서 최소한의 체면은 살렸으며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골드 글로브 시상식에서 OST 부문 후보로 노미네이트됐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캣츠의 주제가는 뮤지컬 작곡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기 때문에 영화의 업적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영화 팬들은 물론 원작 뮤지컬 팬들에게는 울상을 짓게 한 영화 캣츠지만, 뮤지컬 자체에 익숙하지 않고 엄청난 명작을 찾지 않는 이상 관람에 큰 문제는 없다. 단지 앞서 언급한 불쾌한 골짜기를 넘을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이는 개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영화에서 표현되는 고양이들이 절대적으로 혐오스럽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실제로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의 주제가가 흥행에 한 몫한 것처럼 캣츠에서도 노래 자체는 이미 검증됐기 때문에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의 성에 차지 않은 이유는 역시 대다수에게 불쾌감과 혐오감을 조성하는 배우들과 컴퓨터그래픽의 합성, 그리고 110분 동안에 영화에 완벽하게 빠져들 수 없게 만드는 허술한 스토리 때문일 것이다. 물론 영화 관람 전 이런 다수의 의견으로 인해 영화의 객관적인 평가가 힘들고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으나, 실제로 많은 영화평론가들과 영화의 흥행 성적이 말해주듯 분명 뮤지컬 원작의 영화 캣츠에는 고쳐야 할 문제점들이 존재하는 듯 보인다. 

학생기자 이원선(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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