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 우한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한 지역에 유독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31일 기준으로 후베이성을 제외하고 확진자 227명의 도시가 있다. 베이징, 상하이보다 많은 규모로 후베이와 인접하고 인구가 많은 충칭(206명)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온 도시다. 우한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저장성의 원저우(温州)시다.
인민일보(人民日报)는 원저우시에 감염자가 많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높은 인구 밀집도
인구 밀집도가 높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지만 원저우 지역은 중국 전역에서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원저우 시 전체 상주 인구는 925만 명으로 저장성에서 항저우(980만)에 이어 2위다. 인구 밀집도는 774명/평방킬로미터로 전국 평균의 5.5배, 전체 저장성의 1.4배에 달한다.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루청(鹿城)구의 경우 인구 밀집도는 1 평방킬로미터당 무려 4399명이다.
원저우 상인의 단결력 개혁 개방 이후 원저우 사람들은 함께 모여 장사 하기로 유명하다. 한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에 약 200만 명의 원저우 상인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후베이에만 약 20만 명, 대부분이 우한시에 집중되어 있다. 원저우 상인들이 후베이성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우한에는 학생, 사업 등의 이유로 약 18만 명의 원저우 사람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한이 폐쇄된 후 1월 23일~27일까지 5일동안 하루 평균 3600여 명, 총 1만 8800명이 원저우로 돌아왔다.
우한에서 옷가게를 한다는 한 원저우 상인은 “우한에서 원저우 사람들은 대부분이 장사를 해 춘절 연휴 시작 일주일 전에 고향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 당시에는 전염병이 확산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춘절 이후 일제히 발병한 것으로 풀이했다.
원저우는 예전부터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교통이 불편하고 사투리가 심해 지역 사람끼리 단합하는 경향이 있었다. 원저우 상인들이 사업 수단이 좋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같은 지역 사람이라면 무조건 믿고 지지해주는 것이 그들의 성공 비밀이었다. 가족, 친지들과 자주 모여 식사하는 일이 잦아 밀접 접촉자도 많았다. 과거에는 이 같은 성향이 장점이었지만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 있어서는 최악의 원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시민들의 낮은 방역 의식
한 기자는 1월 25~26일 원저우에서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폭발할 당시에도 거리를 걷는 시민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파가 많이 몰리는 전통 시장도 평소대로 운영했고 체온을 재는 등의 검사는 이루지지 않았다. 26일 원저우시의 모든 마작실이 운영 금지되었지만 일부 소형 마작실의 경우 마스크도 없이 여럿이 모여 영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들의 낮은 방연 의식이 확진자 확산을 부추긴 것이다.
29일 원저우 시의 확진자는 100명이 넘어섰고 이틀 후 31일 확진자는 2배가 넘는 227명, 중증환자 14명으로 늘었다.
2월 11일 24시 기준 원저우시의 확진자는 481명, 중증환자는 26명이다. 확진 판정을 받아 퇴원한 환자는 107명이다. 다행이 지난 2월 3일 이후로 추가 확진자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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