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중국인도 모르는 중국어 안내판 수두룩

[2006-02-27, 20:00:07] 상하이저널
“生水(생수)는 마실 수 없는 물, 氷菓(빙과)는 과일이란 뜻 아닌가요?”


24일 중국에서 관광차 한국에 온 저우팅(周汀·21) 씨는 한자 안내판의 뜻을 묻자 이렇게 되물었다.


황당한 대답 같지만 중국인으로서는 자연스러운 추측이다. 물을 반드시 끓여 먹다시피 하는 중국에서 생수란 ‘끓이지 않은 물’로 통한다. 따라서 중국인이 이를 한국의 생수 개념인 광천수((광,황)泉水·쾅취안수이)로 알아듣기는 쉽지 않다.


빙(氷)자는 수(水)자와 흡사해 과일을 뜻하는 수이궈(水果)로 잘못 읽기 십상이다. 중국인은 아이스크림을 빙치린(빙淇淋)이라고 부른다.


▽엉터리 중국어 안내판=중국인이 자주 들르는 관광지나 공항, 지하철에 가면 이런 표지판이 수두룩하다. 한국의 관문 인천국제공항의 중국어 안내판은 한글을 한자로만 바꾼 게 적지 않다. 종합안내소는 ‘綜合案內所’, 대형수하물은 ‘大型手荷物’, 탑승구는 ‘搭乘口’ 식이다. 이는 각각 ‘機場問詢處’, ‘超重行李’, ‘登機口’로 써야 맞다.


서울지하철도 사정은 비슷하다. 昇降機(승강기)는 ‘電梯’, 自動乘車券發賣機(자동승차권발매기)는 ‘自動수票機’, 弱暖房車(약난방차)는 ‘低溫車上’으로 써야 한다.


▽왜 이럴까=일본인을 위한 한자표기를 그대로 답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한자니까 중국인도 쉽게 이해할 것이란 생각은 잘못이다.


중국은 생수처럼 같은 한자라도 뜻이 완전히 다르거나 주차장(停車場)처럼 한자가 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인은 낯선 한자 안내판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중국인 관광객 불만의 23∼24%는 관광지 안내판과 관련된 내용이다.


▽간체(簡體)와 번체(繁體) 논란=중국어 표지판 설치 시 논란이 되는 것은 간략하게 줄인 간체와 기존 한자인 번체 중 어느 것을 쓸 것인가 하는 문제. 간체로 쓰면 대만(臺灣) 관광객이, 번체로 쓰면 중국 대륙 관광객이 불만을 터뜨린다.


이렇다 보니 중국어 표지판은 중구난방이다. 인천국제공항은 간체와 번체를 혼용하거나 병기한다. 경복궁 등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고궁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은 간체만 사용한다. 반면 서울지하철공사는 번체만 쓴다. 관광지나 사적지는 지역에 따라 제각각이다.


이처럼 한자 표기가 들쭉날쭉한 것은 통일된 중국어 표기법이 없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의 도로표지규칙 역시 영문만 규정하고 있다.


표지판의 설치 주체가 문화재청, 지방자치단체, 국립공원관리공단, 지하철공사 등 다양한 것도 통일된 표기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중화권 관광객 추이와 전망=한국관광공사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간체를 사용하는 중국 대륙 관광객은 71만2000명. 반면 번체를 사용하는 대만(35만9000명), 홍콩(17만1000명), 화교가 많은 동남아(연간 10만 명 안팎) 관광객도 이와 비슷한 규모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대륙의 관광객은 매년 15%씩 늘고 있다. 특히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上海) 엑스포 등이 예정돼 있어 앞으로 중국 관광객은 급속도로 늘 전망이다. 최근엔 동남아시아의 화교들도 상용한자를 간체로 바꾸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진종화(陳鍾和) 과장은 “현재는 일본인까지 고려해 번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5000달러에 이르는 5∼10년 뒤엔 안내판을 대부분 간체로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대장금' 상하이 방문 2006.02.27
    '대장금' 이영애씨가 25일 상하이를 처음 방문했다. 이영애씨는 한국인삼공사의 홍삼제품 브랜드 '정관장' 홍보를 위한 자선공연에 참석하기에 앞서 이날 상하이를 방..
  •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 상승 2006.02.27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중국 수입시장에서 주요국가 상품들의 시장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일본..
  • 중국, AI 감염 환자 2명 추가 확인 2006.02.27
    중국 정부는 동부 저장성과 안후이성에서 AI 즉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위생부는 저장성의 9살난 여아와, 안후이성의 26세의..
  • 레노보, 미국 시장 본격 공략 개시 2006.02.27
    레노보가 북미 컴퓨터 시장에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레노보는 싱크패드 브랜드가 아닌 사용하기 쉬운 레노보 브랜드를 붙인 PC라는 점을 무기로 경쟁을 벌일..
  • 中, 산동에서 국제야채박람회 열린다 2006.02.27
    산둥(山東)국제야채박람회가 오는 4월20일부터 5월20일까지 산둥성 서우광(壽光)시에서 열린다. ‘녹색, 과학기술, 미래’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국제야채박람회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2.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3.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4.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5.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6.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7. 中 하늘 나는 ‘eVTOL’ 상용화에..
  8.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9.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10. 샤오미, 3분기 매출 17조…역대 최..

경제

  1.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2.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3.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4.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5. 中 하늘 나는 ‘eVTOL’ 상용화에..
  6. 샤오미, 3분기 매출 17조…역대 최..
  7. 中 올해 명품 매출 18~20% 줄어..
  8. 중국 전기차 폭발적 성장세, 연 생산..
  9. 中 세계 최초 폴더블폰 개발사 로우위..
  10. 푸동공항, T3터미널 핵심 공사 시작

사회

  1.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2.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3.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4. 상하이 심플리타이, 줄폐업에 대표 ‘..
  5. 유심칩 교체 문자, 진짜일까 피싱일까..
  6. 上海 아파트 상가에 ‘펫 장례식장’..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2.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3.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4. 상하이 북코리아 ‘한강’ 작품 8권..

오피니언

  1.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2.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3.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4.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5.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6.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7. [허스토리 in 상하이] 떠나요 둘이..
  8. [산행일지 9] 세월의 흔적과 운치가..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