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새 총영사 7명 교체, 평균 임기 1년 6개월
“교민들, 보은인사의 희생양 돼선 안돼”
박선원(55) 상하이 총영사가 부임 6개월만에 사퇴했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 총영사는 지난 20일 의원 면직 처리됐다. 외교부는 박 전 총영사가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의원면직 처리됐다고 전했다.
(올해 1월 부임직후 교민상견례행사에서 인사하는 박선원 총영사)
한국언론을 통해 전해진 소식에 상하이 교민들은 통상 총영사 임기는 3년 내외임에도 불과 6개월만에 자진 사퇴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박 총영사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해 상하이총영사로 임명 당시 보은 인사라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상하이총영사는 최근 10년간 선거 후 정치권 인사의 당연한 보직처럼 임명돼 왔다. 2008년 이명박 캠프 인사 김정기 총영사 부임이 정치권 인사의 시작이 됐다. 김 총영사는 상하이 스캔들로 귀임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구상찬 총영사가 19대 총선 낙선 후 부임했다. 20대 총선 출마를 앞두고 귀임했다. 이어 박근혜 캠프 출신 한석희 총영사가 부임했으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면서 귀국했다.
실제 8대(2008년)부터 13대(2018년)까지 10년간 정통 직업 외교관 출신 총영사는 단 1명뿐이었다. 상하이 스캔들 수습을 위해 급파된 안총기 총영사다.
올해 1월 부임한 박 총영사는 10년간 총영사 상견례와 이임식을 수차례 반복해온 상하이 교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듯 “캠프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깨도록 교민들을 더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은 6개월 천하로 끝났다. 새로 임명될 총영사를 포함하면 상하이교민들은 10년간 7명의 총영사를 맞이하게 된다. 더구나 지난해와 올해 2년간 4명의 총영사가 교체되는 상황에 놓였다. 평균 임기도 1년 6개월에 불과하다. 총영사 임기가 통상 3년 내외인 것으로 감안하면 겨우 절반을 채운 셈이다.
이에 교민 A씨는 “연이은 보은인사, 코드인사, 캠프출신 총영사 임명에 상하이 화동지역 교민들은 그 희생양이 아니냐”며 실망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박종석 부총영사 귀임 후 수개월간 부총영사 한 자리의 공석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하이총영사의 코드인사는 비단 교민들 정서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외교의전과 절차, 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영사직의 잦은 변동은 외교차원에서 상대국에 대한 결례일 수 있다. 교민 B씨는 “대중 외교를 중요시한다는 것은 말뿐이다. 대중 외교에 대한 무게감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는 인사”라고 꼬집는다.
수년간 필요에 따라 단기에 총영사직이 이동되는 상황을 지켜본 상하이 교민들은 새로 부임할 총영사에 대한 큰 기대감도 없다. 교민 C씨는 “총영사가 반드시 중국통이어야 한다는 욕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대중 외교 전문가를 보내달라는 것도 아니다. 이젠 그저 진득하게 3년 임기동안 교민들을 위해 일을 열심히 하는 총영사이길 바랄 뿐”이라고 밝힌다.
한편, 박선원 총영사는 국가정보원장 특보로 이동해 급박히 돌아가고 있는 북핵문제 해결에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박 총영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으로 남북 정상회담 실무를 담당한바 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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