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민가구의 '고부채' 위기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6일 펑파이뉴스(澎湃新闻)이 전했다.
중국인들은 과거에는 돈을 은행에 예금하는 것을 좋아하고 빚을 지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소비도 신중했다. 하지만 현재는 소득수준 증가와 더불어 관념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젊은이들은 더욱 과감한 소비와 대출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고 있으며 '부채에 대한 두려움'에서 '고부채를 짊어지기'에 이르렀다.
상하이 화이트컬러 왕 양은 2016년 상하이창펑공원 인근에 1,000만위안 가까이 들여 주택을 구입했다. 이들 부부는 주택대출로 가구소득의 전부인 월 3만위안이 넘는 대출을 상환하는 중이고 생활비는 부모의 퇴직금을 받아서 쓰고 있다.
베이징에 살고 있는 34세 리 모씨 부부는 '부모 덕'에 집을 마련했다. 집 한채는 자신들이 살고 다른 한채는 아이들의 학교문제때문에 장만했다. 이들 부부가 해마다 내는 대출은 20만위안이다. 식구 6명의 생활비에 학교를 다니는 어린 자녀 두명, 거기에 자동차 유지비 등을 합치면 연간 40만위안가량의 지출이 발생한다. 돈을 쪼개쓰면서 빠듯하게 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베이징과 같은 경쟁이 치열한 대도시에서 아이들을 남 부럽지 않게 키우려다보면 지출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왕 양과 리 모씨의 생활실태는 사실상 현재 대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중청년층들의 모습이다. 중청년층은 주택대출, 자동차대출, 부모부양, 자녀교육 등 4대 압박을 받으며 가구부채에 허덕인다.
빠듯한 생활에 유동성이 부족한 가구들은 만일 집값이 떨어지거나 소득이 하락할 경우 부채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사직을 할수도, 아플수도, 둘째 자녀를 가질 엄두도 못내는게 현재 많은 중국가정들의 본모습이다.
인젠펑(殷剑锋) 저장은행(浙商银行)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주민들의 부채와 임금 비율은 2008년에는 50%미만이었으나 2016년에는 90%에 달했고 미국의 경우 2008년에는 140%였으나 2016년에는 118%로 하락했다"면서 "미국은 레버리지비율이 낮아지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채와 임금 비율은 한 가정의 부채 리스크를 가늠하는 기준이다. 가구 소득이 낮을 수록 부채와 임금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소비가 채무의 영향을 더욱 쉽게 받는다.
상하이재경대학고등연구원(上海财经大学高等研究院) 톈궈창(田国强) 원장은 "주민가구의 부채리스크를 소홀히해서는 안된다"며 "관련 정부부처는 가구부채를 기업부채와 지방정부부채 리스크와 동등한 선상에 놓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11월 중국사회과학원은 주민 레버리지 비율이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2/4분기의 47.4%에서 3/4분기에는 48.6%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하이재경대학고등연구원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6년 중국가구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7%에서 44.4%로 늘어났으며 이는 2008년 미국경제위기 이전과 대비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만일 공적금대출과 기타 가정부채까지 감안하면 2016년 중국가구의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사보고서는 2017년 주민들의 중단기대출은 중장기 대출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 이는 주민가구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예금, 금융자산 등 유동성 자금이 적어 단기대출을 통해 유동성을 보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가구 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택대출이다.
서남재경대학(西南财经大学)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일반 근로소득가구의 부채가운데서 86.3%가 주택대출이었다. 미연준 금리인상 등 글로벌 분위기 속에 만일 중국인민은행이 덩달아 금리를 인상하면 그만큼 주민가구의 유동성도 줄어들게 된다. 이는 주민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서 중국실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레버리지 비율이 가장 높은 층은 중청년가구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집값이 크게 하락하거나 경기가 나빠질 경우 심각한 채무위기가 불거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모건스텐리는 2020년 중국가구의 레버리지 비율이 61%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신용카드의 빠른 성장과 온라인P2P대출의 영향 때문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글로벌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한 가구의 채무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을 경우 채무의 증가가 한 나라의 거시경제 성장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6년말 기준 이 비중이 44.4%로 이미 IMF가 경고한 한계선을 넘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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