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해외의 예능프로그램 표절에 대처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했다고 지난 31일 환구시보(环球时报)가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국민의 당 이동섭 의원이 발의한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과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국은 그동안 해외의 무분별한 표절에 대해 속수무책이었으나 해당 법안의 통과로 자국 콘텐츠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법안은 한국 콘텐츠의 해외 표절 특히 중국의 '짝퉁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문은 한국 언론보도를 인용, '사드'배치 이후 중국당국이 한국 콘텐츠의 수입을 제한하면서 표절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전했다. '사드'배치 이전, 중국방송사들은 한국으로부터 판권을 수입해 예능프로그램을 만들었으나 판권수입에 대한 규제가 생기면서 표절이 늘게 됐다는 것이다.
2012년 후난(湖南卫视)방송국은 한국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판권을 수입해 중국에서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저장(浙江卫视)TV와 후난TV방송국은 또 각각 '런닝맨(奔跑吧兄弟)', '아빠 어디가(爸爸去哪儿)' 포맷을 수입해 방송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다 2016년 광전총국(广电总局)이 해외 판권 수입에 대해 규제를 시작하면서 표절도 잇달아 증가했다는 것이다.
상하이동방위성TV의 '극한도전(极限挑战)은 한국의 '무한도전'을 표절, 후난TV의 '아상화니창(我想和你唱/당신과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는 SBS의 '판타스틱 듀오'를, 후난TV의 '동경하는 삶(向往的生活)'과 '중식당(中餐厅)'은 한국의 '삼시세끼'와 '윤식당'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밖에 아이치이(爱奇艺) 인터넷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우상연습생(偶像练习生)'은 한국의 'produce101'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중국 예능 평론가들은 한국의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중국예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서 "예능프로그램에서 '표절'과 '참고'를 확정짓는 것이 쉽지 않지만 설사 해외 프로그램을 '참고'한 것이라 하더라도 빠르게 본토화 시켜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창조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산 콘텐츠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대학 장이우(张颐武) 교수는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인식과 법규도 강화되고 있으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아직까지 도를 넘은 베껴쓰기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자국의 문화콘텐츠산업이 중국에 비해 많이 앞서있다고 여겨왔으나 최근 중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면서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해 절실하게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이 두 법안은 오는 7월30일부터 시행된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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