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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2017, 상하이에서 학교 보내기

[2017-12-19, 10:49:16] 상하이저널

최근에 막내가 전학을 하게 되었다. 중2에 학교를 옮기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지만 두 언어(중국어와 영어)를 배우며 매일 11시, 12시가 넘어서까지 숙제와 시험에 시달리는 아이를 보았다. 그에 보상이라도 하듯 학교에서 다양하게 이뤄지는 Activity와 수업들은 아이의 열정과 욕구를 채워주어 나름 만족했지만 중국 사립학교의 높은 학비도 아이 셋을 키우는 입장에서 부담이 되어 전학을 결정했다. 현재의 학교를 다닐 때는 학원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영어와 중국어로 7학년인 아이가 인수분해를 동시에 배우다 보니 이해가 잘 되려나 했는데 하루 날을 잡아 방과 후까지 도와 주겠다던 선생님과 아이의 열심 덕에 이젠 즐기게 된 아이를 보며 현재의 학교를 떠나는 발걸음이 쉽지는 않지만 이 곳에서 성장하여 다음 학교로 가게 되었음에 감사하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상해한국학교 4학년 때 중국학교로 전학을 갔다. 세 아이의 성향과 재능이 달라 공립실험학교로, 사립실험학교로 다르게 전학을 했다. 전학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내 마음과 달리 100% 만족하는 학교는 없었다. 이과 성향에 수학을 잘 하는 아이가 주입식에 열악한 공립실험학교에 다니게 되고, 이과 과목에 전혀 흥미 없는 아이가 수학중점학교로 느껴지는 사립실험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학교를 선택할 때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그 학교의 교과 과정과 학비, 환경, 내 아이에게 잘 맞는 곳인가? 늘 고민하게 된다.

 

중국어와 영어가 더 준비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학을 결심하지만 실제 아이들이 국어 환경의 학교를 떠나 새로운 언어의 학업 환경에 진입하며 적응하고 극복하고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떤 때는 의도와 다르게 언어의 진보는 더디고 다른 면에서 고전하며 성장을 할 때도 있다. 더불어 다시 상해한국학교로 언제 진입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3년 반의 시간으로 중국어, 영어가 준비될 수 없음을 알기에 늘 아쉽지만 본의 아니게 3년 반이 지나면 상해한국학교로 다시 전학을 가게 된다. 그리고 돌아갈 국어 환경의 모국어 학교가 있다는 것은 늘 버팀목이 된다. 세월이 많이 흘러 상하이 물가가 만만치 않게 올랐지만 많이 오르지 않은 학비도 가정 경제의 주머니가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위로가 된다. 무엇보다 아이가 모국어로 자유롭게 배우고 생각할 것을 떠올리면 좋다.

 

주머니가 여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이번엔 전학하며 오른 입학금이 부담이 되었다. 학교가 계속 발전하고 있고, 상하이주숙등기 소유자로 입학이 제한되어 학생수가 줄어드는 것과 좋은 교원 확보 등 여러 이유로 입학금을 받겠지만 대학교의 2.5배가 되는 입학금은 무겁게 다가왔다. 큰 아이가 대학을 가며 한국에서 비싼 대학 등록금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국립대를 다닌 나의 대학등록금과 비교해도 어마어마한 물가 상승률임을 실감했다. 그럼에도 더 실감한 것은 열심히 공부해 조금이라도 장학금을 받으면 이 곳의 중국공립학교를 제외한 다른 어떤 사립학교보다 한국의 대학 학비가 오히려 더 저렴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이 곳에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며 삶의 터전으로 살아내는 부모들이 대견할 정도다. 사람이 간사하다 내가 빠듯해지니 안보이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3년이 넘는 시간 잘 배우고 성장해 전학을 앞 둔 아이를 본다. 기대와 긴장감이 동시에 얼굴에 보인다. 이 아이의 꿈이 새로운 학교에서 잘 영글어 가길 바라고 또 바란다. 더불어 상하이의 삶을 살아내는 나를 포함한 부모들을 응원한다.

 

Renny(renny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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