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면 시험을 치러서 ‘60점 이하’를 받아야 한다. 다소 황당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중국 쓰촨성(四川省) 이빈현(宜宾县) 인민법원에서 이 같은 이혼 시험지가 등장해 화제다.
이빈현 인민법원 법관은 “부부가 시험을 치러 60점 이상이 나오면 이혼을 재고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이고, 60점 이하면 결혼 관계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빈현 법원 관계자는 ‘이혼 시험지’는 이혼 소송을 해결하는 단계 중 하나로 당사자 부부의 동의로 진행한다고 대하망(大河网)은 26일 전했다. 또한 부부가 상대방의 시험지를 채점하며, 법관은 시험 결과를 통해 부부간의 애정 상황을 파악하는 데 활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관이 이것을 이혼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아니며,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민사소송법과 혼인법에 따르면, 법원에서 이혼 심사 시 반드시 ‘조정’의 단계를 거치게 되어있다. 조정은 법을 준수하고, 자의의 원칙 전제 하에 다양한 수단을 채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혼 시험지’는 합법적인 전제하에 진행되는 창의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혼을 판단하는 근거는 객관적이거나, 일관된 판단 기준이 없다. 하지만 혼인법은 중복결혼 혹은 배우자가 타인과 동거한 경우, 가정 폭력, 학대, 가족 구성원을 유기한 경우, 도박, 마약 등의 악습에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경우, 불화로 별거한 지 만 2년 이상인 경우, 기타 부부간의 애정에 해가 되는 경우에는 이혼을 허락한다.
그러나 이혼 시험지의 점수는 법관이 참고하는 사안이지, 아무리 시험 성적이 좋더라도 부부간의 애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혼을 허락할 수 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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