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은 제왕절개 수술을 거부당한 임산부가 산통을 견디다 못해 건물 밖으로 몸을 던져 사망한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무엇보다 출산을 목전에 둔 임산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 비극적인 사건에 중국 사회가 공분하고 있다.
공안기관은 자살로 판정했지만, 제왕절개 수술을 거부한 측이 가족인지 병원인지를 두고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화상보(华商报)를 비롯한 다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1일 저녁 8시경 산시(陕西)성 위린시(榆林市) 제1병원에서 발생했다. 출산을 앞둔 임산부가 병원 건물 5층에서 몸을 던져 산모와 아이가 모두 사망한 것이다.
병원 측은 태아의 머리가 커 위험하니 제왕절개 수술을 제의했지만, 가족들이 자연분만을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병원에서 발표한 성명자료를 살펴보면, 산모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경 병원에 입원했고, 당일 오후 5시50분경 의료진에게 제왕절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제왕절개 수술을 거부하고 계속해서 지켜볼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병원 의료진은 “산모가 산통을 호소하며 두 차례나 분만실을 나와 제왕절개를 요구했지만, 가족들은 이를 계속 거부하고 자연분만을 고집했다”고 밝혔다.
결국 분만실로 돌아온 산모는 이날 저녁 8시경 5층 분만실에서 몸을 던져 사망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처음부터 제왕절개 수술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애초에 자연분만에 서명한 것은 병원 측이 “자연분만 도중 힘들면 제왕절개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결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중간에 산통이 심해 제왕절개를 요구하자, 의사는 “자궁이 다 열렸고, 조만간 아이가 나올 테니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가족들은 분만실에 들어갈 수 없었고, “산모의 분만 과정이 모두 정상”이라는 말만 들었다는 주장이다.
결국 제왕절개를 거부당한 산모는 극심한 산통에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6일 공개된 CCTV에는 산모가 병원 바닥에 엎드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장면이 두 차례 나온다.
중국에서는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만 제왕절개 수술이 가능하다. 이에 네티즌들은 “산모에게 제왕절개 수술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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