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즈푸바오(支付宝)나 위챗페이(微信支付)를 주로 사용한다. 즈푸바오는 알리바바가 출시한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이다. 2004년에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상용화 됐던 2010년 후에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제 지갑을 따로 챙기지 않고 휴대폰만 들고 집을 나서도 문제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나라가 됐다. 한국의 현금을 신용카드가 대체하였다면, 중국은 중간단계 없이 바로 전자결제시장으로 전환된 것이다.
즈푸바오, 세상에 나온 진짜 이유
즈푸바오 등 모바일 결제의 첫 등장은 결제의 간편화를 위해서였다. 중국의 G마켓이라 불리는 타오바오(淘宝)에서는 이른바 ‘짝퉁’ 상품이 많았고, 사기를 일삼는 가짜 상인도 많았다. 문제를 낳은 건 온라인 마켓의 ‘선결제 후배송’ 원칙이었다. 물건을 결제한 후에 며칠이 지나도 배송이 오지 않아 다시 인터넷에서 가게를 찾아보았지만 이미 문을 닫은 가게로 등록이 되어있어 돈만 지불하고 사기를 당한 사태가 빈번히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알리바바는 ‘즈푸바오’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제3자 결제 시스템’이라 불리는 이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은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한다. 물건을 사기로 결정하면 구매자는 구매금액을 즈푸바오에 입력하게 되고, 며칠 뒤에 배송이 끝난 후 구매자가 승인을 하면 즈푸바오에 입력된 금액이 판매자에게 넘어가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처음 생각했던 목적과 달리 즈푸바오의 결제 시스템은 ‘휴대폰’을 애용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흐름에 맞춰 점차 업그레이드 됐다.
빠르게 정착한 전자결제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짧은 시간에 전자결제시장으로의 도약을 이루었을까? 중국은 모든 사람들에게 신용평가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상위 10%의 화이트칼라만 신용카드를 보유할 수 있었고 나머지 90%인구는 그럴 수 없었다. 이때 알리페이(즈푸바오)와 위챗페이는 인터넷은행을 기반으로 쉽고 편리한 QR코드 방식의 전자결제시스템을 보급함으로써 대다수의 소상공인들이 신용카드 결제기를 따로 둘 필요 없이 간편한 결제시스템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中 전자결제시장의 무한한 가능성
중국의 전자결제시장은 향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중국의 전자결제시장은 QR코드 스캔방식 중심이지만 향후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의 교차발전이 이루어지면서 그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양국간 이 분야에서의 경쟁 구도 또한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다.
신용카드의 보급을 먼저 이룬 것은 한국이지만 전자결제라는 새로운 트렌드의 선두주자는 우리가 아닌 중국이다. 중국의 이러한 새로운 결제 시스템의 도입은 중국 특유의 소비 형태와 인구 통계학적 현황과 잘 맞물려 시장에 유동성이라는 활기를 불어넣었다. 어쩌면 우리가 익숙한 방식에 머물러있을 때 누군가는 변화의 흐름을 읽고 판도를 바꾼 결과일 것이다. 한국도 이러한 맞춤화된 경제 시스템의 도입이 멈춰버린 바퀴를 밀어줄 새로운 힘줄이 되어주지 않을까.
[인터뷰]
한국에서 중국 전자결제 사용 어떤가
-한국거주 중국유학생 왕소소(王潇潇) 씨
최근 한국에서도 토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국내 전자결제 시스템의 사용수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집 앞의 편의점부터 온라인 인터넷 주문까지 모든 결제를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대체한 중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계좌이체, 송금 등 은행업무의 간편화로만 사용되고 있다. 중국에서 실제로 이런 전자결제를 사용했던 중국인이, 한국에서 실행되는 카드와 현금 위주의 결제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 왕소소(王潇潇 경희대 석사과정) 씨에게 들어보자.
Q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한국 전자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본적 있나?
- 이용해 본적 없다. 외국인 입장에서 카카오페이나 토스는 아직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다. 은행 온라인뱅킹 앱은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Q 중국 신용카드는 사용해 봤나?
-인롄(Union Pay) 신용카드는 한국의 백화점은 물론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Q 한국에서 은행 온라인뱅킹 이용에 불편한 점이 없나?
- 아무래도 본인인증을 받는 절차가 복잡한 것 같다. 중국에서는 즈푸바오나 위챗페이를 사용하면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결제완료지만 한국은 보안카드의 번호도 입력해야 하고 휴대폰으로 본인인증도 받아야 해서 중국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많아 시간도 오래 걸리고 불편한 것 같다.
Q 중국과 한국의 분할결제 어떤 차이가 있나?
- 중국은 한 사람이 대표로 즈푸바오로 결제를 하면 나머지사람들이 결제자의 계좌로 돈을 보내줘요. 즈푸바오로 계좌이체는 엄청 편리하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는 바로 그 자리에서 분할결제를 하는 편이에요. 각자 먹은 메뉴가 다르면 각자 자기 몫을 계산하고 여럿이 나누어 먹었으면 N분의1을 해서 결제하는 편이죠. 예전에는 한 사람이 결제하고 결제자에게 현금으로 자기 몫을 주었는데 요즘은 바로 분할결제가 가능해서 비교적 편리해진 것 같아요.
Q 동대문에서 근무한다고 했는데, 전자결제를 사용하는 중국 관광객 비율은 대략 어느 정도인가?
-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55% 정도는 전자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 같다. 그 중 35% 정도는 즈푸바오를 사용하고 20% 정도는 위챗페이를 사용하는 것 같다. 전자 결제 시스템 이용자를 제외한 나머지 35% 정도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 같다. 나머지 10%는 현금으로 결제한다.
Q 즈푸바오나 은행카드 결제는 환율이 어떤가?
- 즈푸바오는 위안화를 바로 한화로 환전해 결제한다. 환율은 환전소보다는 조금 더 비싼 것 같다. 은행카드는 위안화를 먼저 달러로 그 다음에 달러를 한화로 환전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순서가 더 복잡한 만큼 환전효율 또한 그만큼 떨어진다. 그래서 은행카드 결제가 관광객입장에서는 가장 손해다.
Q 동대문에서 중국 관광객이 전자 결제 이용시 주의해야 할 점은?
- 크게 주의할 점은 없지만 만약 즈푸바오를 사용한다면 오전 12시부터 1시까지는 은행정산시간이라 사용할 수 없다. 이점을 제외하고는 크게 걱정하실 부분이 없다.
학생기자 전이현(저장대 시장마케팅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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