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쓰촨성에 강도 7.0의 지진이 일어나 2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인명피해와 함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채구의 풍경을 다시 볼 수 없게 만들었다.
11일 베이징청년보(北京青年报)에 따르면 구채구의 관광명소 중 가장 피해가 심각한 곳은 화화해(火花海)호수와 낙일랑폭포(诺日朗瀑布)다. 10일 구채구 관광구 내의 직원이 촬영한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화해 호수 바닥은 지진으로 갈라져 진흙이 거의 보일 정도로 수위가 낮아졌다. 한 폭의 그림 같았던 화화해 호수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중국에서 가장 넓은 폭포인 낙일랑폭포의 경우도 지진으로 갈라져 270미터 너비의 물줄기가 이제는 한 줄기로 합쳐져버렸다. 낙일랑 폭포에서 수정구(树正沟) 계곡까지 3km 부근 모두 붕괴된 상태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두 곳을 제외하더라도 모든 관광구에 걸쳐 낙석, 붕괴가 나타났고 절벽과 절벽 사이에 사다리처럼 높이 걸쳐 놓은 다리인 잔도(栈道)도 훼손되었다.
여행객들의 안전을 위해 지진 발생 직후인 8월 9일부터 모든 관광객의 입장이 금지된 상태로 아직 언제 관광이 재개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구채구는 세계 문화유산이자 중국 AAAAA급 관광명소로 지정된 곳으로 중국에서 가장 먼저 자연경관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지정한 자연보호구였다.
낙일랑 폭포는 해발 2365미터, 너비 270미터, 높이 24.5미터로 중국에서 가장 거대한 폭포 중 하나였다. 그 웅장한 모습 때문에 중국의 무협 드라마 촬영지로 선호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이번 자연재해로 그 웅장하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해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로 꼽혔던 구채구여서 복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채구현 위원회 홍보팀에 확인한 결과 “현재는 인명 구조와 현지 주민들의 생활 안정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태”로 “구채구 관광지의 훼손에 대해서는 잔도와 안내센터 등 관광 기초시설 위주로 복구를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훼손된 자연경관에 대한 복구가 이뤄져도 원래 상태를 찾을 수 있을지는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원 방법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중국지진국 지질연구소 저우용성(周永胜) 연구원은 인공적으로 복원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화화해의 둑은 물 속의 탄산칼륨이 천천히 침적되어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몇 년 후 자가복구될 수 있지만 사람이 직접 복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낙일랑 폭포의 경우에도 사람이 붕괴된 석괴만 재정비 해 준다면 물줄기가 다시 모여 자연스럽게 폭포의 모습을 되 찾게 될 것이라며 인공 복구에 찬성했지만 “이전 모습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광동재경대학 지리와 관광학과 탕샤오춘(唐晓春) 교수는 “원래 구채구가 형성된 원인이 오래전에 산체가 지진, 붕괴를 거쳐 협곡이 생겼고 암석이 용적되고 탄산칼륨이 점점 침적되면서 지금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관이 완성된 것”이라며 “이번 지진으로 이전의 모습은 훼손되었지만 오히려 자가 복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자연경관이 탄생할 수 있으니 인공적으로 복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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