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더위를 이기기 위해 사람들은 공포영화나 공포 체험을 찾는다. 중국에서 공포 모티프가 되었던 중국의 전통 귀신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중국은 긴 역사 속에서 진나라 때부터 “백귀(百鬼)”라는 용어가 생겼을 정도로 귀신과 요괴 종류가 어마어마하다. 한국인들에게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는 중국의 귀신은 강시나 미녀 요괴들이다. 1985년 한국에 <강시 선생>이 들어왔는데 한국에서 이 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영화는 ‘강시’를 중국의 대표적인 요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1987년 <천녀유혼>에서 섭소천(聶小倩)은 중국 요괴 영화에서 대체 불가의 캐릭터로 회자되고 있다. 가끔 모순적이게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곤 하는 중국의 귀신 혹은 요괴들. 지금부터 그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사람의 심장을 먹는 ‘화피귀(画皮鬼)’
화피귀는 잘 알려진 중국 귀신 중 하나로 잔인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화피귀는 사람의 심장을 먹으며 생김새도 끔찍한 귀신이다. 그러므로 이 귀신은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숨기고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위하여 사람 가죽을 입는다. 낮에는 주로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으로 다니다가 밤에는 사람의 심장을 먹은 후 입었던 ‘가죽’을 벗어놓고 사라지는 화피귀는 가장 흉악한 귀신 중 하나로 불리기도 한다.
냄새 맡아 죽음을 부르는 ‘오기귀(五奇鬼)’
‘일목오선생’이라고도 불리는 오기귀는 다섯 개의 몸체가 하나로 무리 지어 다니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오기귀를 이루는 다섯 귀신 중 하나만 눈을 가지고 있으므로 나머지 네 귀신은 단독적으로 활동할 수 없다고 한다. 이 귀신들은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무복오록(无福五禄)’ 한 사람이 자고 있을 때 찾아가서 하나하나 그 사람의 냄새를 맡는다. 첫 귀신이 맡을 때, 그 사람은 병에 걸리게 되고 순서대로 계속 귀신들이 맡으면서 병은 점점 심해진다. 그리고 다섯 번째 귀신이 맡게 되면 그 사람은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들은 저장성 중부에서 출현하는 귀신으로 생생한 목격담도 전해진다. 그들은 깊은 잠에 든 사람에게만 해를 끼치니 오기귀를 만나게 된다면 침착하게 도망가도록 하자.
장난꾸러기 귀신 ‘택귀(宅鬼)’
택귀는 중국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귀신 중 하나다. 그들은 우리들의 집에서 우리를 쫓아내기 위해 열심히 ‘장난’을 친다. 접시와 그릇들이 공중을 날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고, 물건들을 잃어버리게 하고 심지어 집에 사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깎을 때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잘 때 몸 위로 올라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위에 눌리도록’하고 큰 소음을 내면서 집 안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택귀는 이런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인간에게 마냥 해로운 귀신은 아니다. 도움을 주어 지낼 곳을 마련해 주면 은혜를 갚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택귀의 모습은 자주 변하는데 이는 그들이 그저 환상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본체는 충격적이게도 집 근처에 묻혀 있는 유해로 이 유해를 옮겨 묻을 경우 택귀는 사라진다고 한다.
민간괴담 속 주인공 ‘혜낭(傒囊)’
혜낭은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귀신으로 사람을 보면 손을 뻗어 유인하려고 한다. 그러나 혜낭은 크게 무섭지 않다. 왜냐하면, 혜낭은 자기가 원래 있었던 곳을 벗어나게 될 경우 죽게 되기 때문이다. <수신기(搜神记)>에는 한 지역의 ‘태수가 사냥을 나갔는데 두 산 가운데 어린아이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 끌어당기자 혜낭이었던 그 귀신은 죽어버렸다’라는 기록이 있다. 혜낭에 대한 묘사는 <백택도(白泽图)>에도 남아있다고 한다.
귀신 문화의 영향은 중국의 고전적인 문학, 미술, 조각, 음악 작품, 그리고 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만의 독특한 특징을 지닌 귀신들이 등장하는 여러 민간 괴담은 <수신기>, <영귀지(灵鬼志)>, <서유기(西游记)> 등 많은 작품의 기본이 되었다. 중국인을 포함하여 옛 시대를 살았던 선조들은 사회에 대한 억압과 불만 혹은 사회 질서를 지키고자 했던 신념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보다 상상력과 재치를 가미해 이야기로 만들었다. 권선징악의 교훈을 훈계의 어조로 남기기보다 귀신이나 요괴 이야기로 경계심을 갖도록 했다. 이런 이야기는 문화적 자산으로 현대인의 상상력과 결합하여 더욱 풍부한 이야기로 재탄생하고 있다.
고등부 학생기자 박현서(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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