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 번 시행되는 중국 대학 입시 시험 ‘가오카오(高考)’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전국 26개 성, 시, 자치구에서 일제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 지원자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940만 명으로 이들 중 40%에 해당하는 372만 명만이 4년제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자녀의 인생을 결정짓는다는 ‘가오카오’가 진행되는 동안 각지 학부모들은 뜨거운 햇볕에도 수험장 앞을 지키며 간절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학부모는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자녀의 승리를 염원하기도 했다.
사전에 숙소를 예약하지 못한 학부모들은 자녀를 배웅하자마자 서둘러 인근 호텔에 ‘가오카오방(高考房)’을 예약하러 나섰다. 수험장과 가까운 호텔은 숙소 경쟁이 치열해 이미 예약이 다 차 있었고 행여 남아있는 객실은 평소 가격보다 2~3배 가까이 올라있었다.
특히 중국에서 길조를 상징하는 6, 8, 9 세 숫자가 포함되어 있는 6층, 8층, 9층 방은 전문 가오카오방이라고 불리며 학부모들의 사전 예약 열기가 뜨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호텔에서는 순조롭다는 뜻의 ‘류(流, liú)’와 발음이 비슷한 ‘6(六, liù)’이 들어간 606호실을 특별한 가오카오방으로 꾸며 가격을 대폭 올리기도 했다.
‘가오카오’를 둘러싼 바가지 vs 복지
매년 가오카오 시즌이 되면 ‘가오카오 경제(高考经济)’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수험장 주변의 숙박비는 평소보다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물론 일반 학용품이라도 ‘가오카오’ 문구가 붙는 순간 가격이 배로 뛴다.
타오바오(淘宝)에는 가오카오 전용 속옷, 가오카오 전용 신발을 비롯해 가오카오 산소통까지 등장했다. 평소에는 30위안에 팔던 티셔츠에 가오카오 염원을 담은 문구를 넣어 가격을 불리기도 한다. 상황이 이럼에도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아깝지 않다(值得)’며 지갑을 여는 상황이다.
대다수의 ‘가오카오 경제’에 편승하는 업체들과는 달리, 양심적인 행보를 걷는 업체도 일부 나타났다.
인터넷 예약 차량(网约车) 플랫폼인 디디추싱(滴滴出行), 선저우좐처(神州专车), 쇼우치위에처(首汽约车)는 가오카오 기간에 수험생들을 위해 무료 ‘사랑 수송차(爱心送考车)’를 선보였다. 가오카오에 참여하는 학생이라면 모두 신청이 가능하며 차량 안에는 수험생을 위한 복주머니(福袋)가 준비되어 있다.
공유자전거 출범 이후로 처음 가오카오를 맞이하는 오포(ofo)와 모바이크(摩拜单车)도 통큰 복지 혜택을 내놓았다. 가오카오가 진행되는 7일부터 8일 이틀간 가오카오에 참여하는 수험생들은 무료로 공유자전거 이용하게 해 일부 지역의 교통 관제로 인한 학생들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