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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근현대를 밝힌 여성⑥저우언라이의 혁명동지 덩잉차오(邓颖超)

[2017-05-12, 17:07:12]

10년간 전 중국을 혼란에 빠뜨렸던 문화대혁명이 절정에 다다랐던 1976년 1월 15일 저녁 8시경 베이징 동쪽 교외 통현비행장. 주위의 부축을 받으며 유골함을 싣고 이륙하는 소련제 농업용비행기를 향하여 손을 흔들며 마지막 고별을 하는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의 이름은 덩잉차오(등영초, 邓颖超: 1904년2월4일~1992년7월11일). 그리고 유골의 주인은 1주일 전 사망한 중국의 영원한 총리이자 덩잉차오의 남편인 저우언라이(주은래, 周恩来: 1898년 3월 5일~1976년 1월 8일). 통현비행장을 이륙한 비행기는 자신이 죽으면 유골을 화장하여 고국산하에 뿌려 달라는 저우언라이의 생전 유언에 따라 베이징, 베이징 인근 밀운저수지, 톈진 하이허(天津海河)와 산동성 황하입구 등의 상공을 날아가며 유골을 뿌렸다.


70여년의 긴 세월 동안 조국과 인민들을 위하여 헌신을 다한 여성혁명가이며 여성정치가인 덩잉차오. 그녀는 중국의 영원한 총리 저우언라이를 훌륭히 내조한 아내이자 동지였으며 중국의 근현대사 속에서 수많은 중국인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여성혁명리더였다.

 

 

신념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생애
덩잉차오는 1903년 광시성 난닝(广西省 南宁)에서 청조의 군관이었던 아버지 덩팅중(邓庭忠)과 신지식인 어머니인 양전더(杨振德)사이에서 외동딸로 태어났다. 어릴 적 이름은 덩위아이(邓玉爱), 덩원쑤(邓文淑)였다. 6세가 채 되기 전 아버지의 사망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어머니에게 교육을 받다가 천진으로 옮긴 후 1913년 10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정식학교에 입학하여 정규적인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 후 1916년 13세때 톈진직예제일여자사범학교에 입학하여 학업에 열중하던 중 1919년 5.4운동이 발발하자 16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5.4학생운동의 선봉에 서서 활동하며 민족주의적 애국심을 배양했다.
5.4운동과정 중 천진의 진보적 학생 20여명이 각오사(觉悟社)란 진보단체를 결성하게 되는데 덩잉차오는 이 단체에서 남편이자 혁명동지인 저우언라이를 만나게 된다.


1920년 사범학교 졸업 후 베이징사범대학 부속초등학교와 톈진의 한 여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1921년 12월 학교 교사직을 사직한 후 여성사란 단체를 조직했다. 이 여성사는 초기 공산주의 지식인들이 1923년부터 1925년까지 조직하였던 진보적 여성운동단체로 ‘女星’, ‘妇女日报’ 등의 출판물을 내 여성 해방의 사상을 선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1925년 22세가 된 덩잉차오는 중국공산당에 입당 후 양광(광동성과 광시성)지역의 여성운동을 담당하게 되어 광동으로 가게 됐다. 그곳에서 당시 황포군관학교의 정치부 주임으로 있던 저우언라이와 다시 만나 사랑을 키우다 그 해 8월 광저우에서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 이후 저우언라이 총리가 사망하는 1976년까지 홍군대장정, 두 차례의 국공합작, 일본제국주의와의 항일전쟁, 국민당과의 해방전쟁,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문화대혁명 등의 과정을 함께 하며 중국의 근대역사속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기게 된다.


저우언라이 총리의 사망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활동을 펼치다가 1988년 은퇴 후 1992년 7월 88세의 나이로 베이징에서 사망했다.

 

신중국의 새질서 속 두각을 나타낸 정치 활동


덩잉차오는 1925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이래 1988년 정계에서 은퇴할 때까지 오랜 세월 동안 정치활동을 하며, 중국공산당 제7기 중앙후보위원, 제8~12기 중앙위원, 제12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위원 등을 지냈다.

 

또한 중화전국부녀연합회 부주석 및 명예주석, 중국 중앙 기율검사위원회 제2서기, 제5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제6기 전국 정협 주석 등의 직무를 담당했으며, 덩샤오핑 주석시기에는 중국공산당 8대 원로 중 한 명이라는 지위를 누리며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혁명열사들의 남겨진 자녀들을 품다
덩잉차오와 저우언라이 사이에는 친자식이 없었다. 치열했던 혁명활동과정 속에서 두 차례 아기가 유산된 후 출산이 어렵게 되자 혁명열사의 고아 자녀 7명을 입양하여 친자식처럼 보살폈다.


그 양자나 양녀 중에는 1930년 국민당 정권에 의해 처형된 혁명열사 리숴쉰(李碩勳)의 아들로 훗날 중국총리를 역임한 리펑(李鹏) 전 중국총리가 있으며, 역시 황포군관학교 군관을 지낸 혁명열사 중 한 사람인 쑨빙원(孙炳文)의 딸로 홍색공주라 불리웠던 쑨웨이스(孙维世) 등이 있다.

 

 

마지막까지 아름다웠던 뒷모습


덩잉차오는 1992년 7월 11일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생전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 서신을 보내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사람은 반드시 죽는 법입니다. 나의 사후 처리에 관해 다음과 같은 부탁을 드리니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나의 시신은 화장을 해주십시오. 유골도 보관하지 말고 뿌려주십시오. 이것은 먼저 간 저우언라이 동지와의 약속입니다. 고별식이나 추도식 같은 것도 하지 말아 주십시오. 수의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인민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입니다. 내가 입고 있는 옷으로 염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나의 부탁을 내가 죽으면 사람들에게 알려 주십시오. 이것도 인민들을 위한 봉사일 것으로 생각 됩니다.”


한평생 조국과 인민들을 위해 헌신의 삶을 살았던 중국의 위대한 여성운동가이자 혁명가였던 그녀는 꿈과 이상을 품었던 천진의 하이허(海河)에 뿌려졌다. 그녀가 사랑했고 그녀를 사랑했던 최고의 동지이자 남편인 저우언라이가 그러했듯이….

 

학생기자 김민경(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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