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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여성① 20세기 중국 문학사에 획을 긋다 '장아이링(张爱玲)'

[2017-03-22, 16:20:18]


  


여성 문학가 장아이링(张爱玲; 1920.09.30~1995.09.08)

 

2007년 양조위(梁朝伟), 탕웨이(汤唯) 주연 영화 ‘색, 계(色,戒)’의 원작 작가로 잘 알려진 장아이링은 중국 소설가이자 산문가, 영화작가이다. 그녀에게는 현재 많은 ‘장미(张迷, 장아이링의 팬을 지칭하는 말)’들이 있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그녀의 작품들은 잘 알려지지 못했다. 그녀의 작품이 갑작스레 인기를 끈 현상을 중국에서는 ‘장아이링러(张爱玲热, 장아이링 열풍)’라고 부른다. 이는 중국 문학사에서 아주 흥미로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연구했다. 그녀가 서거한 지 약 20년, 그녀의 작품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있다.


장아이링의 생애
청나라 말 양무운동의 주역 리홍장(李鸿章)의 외증손녀인 장아이링은 상하이시 징안취(静安区)에서 장잉(张煐)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1922년 아버지를 따라 저장성 원저우시(浙江省温州市)로 이사를 가고, 4살이 되던 해, 서당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와 남동생 장쯔징(张子静)을 두고 남매의 고모와 함께 도망치듯 유럽으로 떠나버렸다. 남매는 외할머니의 손에서 자라게 되었고, 1928년 아버지의 사직으로 장씨 가족은 다시 상하이로 돌아왔다.


엄마와 고모가 돌아오고 장잉은 10살의 나이에 황씨소학(黄氏小学)에 6학년으로 입학했는데 이때 영어 이름 아일린(Eileen)을 본떠 장아이링으로 개명한다. 같은 해 그녀의 부모는 이혼을 하고, 이듬 해 그녀는 상하이성마리아여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최초의 단편소설 ‘불행한 그녀(不幸的她)’를 성마리아교지에 싣는다. 하지만 계모의 사소한 오해로 친부에게 심한 학대를 받은 장아이링은 1938년 친모에게로 도망치고 같은 해에 런던대학 입학 시험을 수석으로 통과했다. 하지만 전란으로 인해 런던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홍콩대학 문과에 입학하지만, 1941년 진주만 습격으로 홍콩대학은 휴교를 하게 되어 학업을 중단하게 된다.

 

  

1942년 여름, 장아이링은 상하이로 돌아오고, 고모와 같이 에딘버그아파트(爱丁堡公寓)에서 살게 된다. 여기서 그녀의 작가로서의 생애를 시작한다. 1943년 5월 그녀는 ‘즈뤄란(紫罗兰)’이라는 월간지에 ‘첫번째 향로(沉香屑•第一炉香)’를 발표함으로써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에 ‘두번째 향로’, ‘경성지련(倾城之恋)’, ‘금쇄기(金锁记)’등을 발표했다. 1944년 친일장교인 후란청(胡兰成)과 결혼하지만, 후란청은 3개월 만에 불륜을 저질렀다. 그를 잊지 못하고 계속 그를 찾아 헤맨 장아이링은 결국 1947년 그와의 연을 끊었다. 1950년 장아이링은 량징(梁京)이라는 필명으로 장편소설 ‘십팔춘(十八春)’을 연달아 발표한다. 1952년, 장아이링은 7월에 홍콩 미국신문처(美国新闻处)에서 번역 일을 맡았고, ‘노인과 바다’등을 번역했다. 사람과의 만남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1955년 미국으로 간 장아이링은 1962년 ‘십팔춘(十八春)’을 ‘반생연(半生缘)’으로 고쳐 썼다. 1972년, 그녀는 로스앤젤러스로 이주를 하고, 25년 동안 준비해온 그녀의 대표작 ‘색,계’를 1979년 중국시사지 ‘인간(人间)’에 발표한다. 1995년 9월 8일 중추절 하루 전 날, 그녀는 74세의 나이에 로스엔절러스에서 숨을 거두었고 일주일만에 발견된다. 그녀의 유해는 9월 30일 태평양 바다에 뿌려졌다.

 

문학적 특징
장아이링 소설 속에는 비유, 대조, 풍자, 색채묘사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첫번째 향로’에서는 " 웨이롱(薇龙)은 그날 옅은 남색 치파오를 입고, 그에게 그녀의 푸른 눈을 보여줬다. 그녀의 팔뚝은 마치 따끈따끈한 우유 같았고, 청색의 주전자에서 따라지듯, 제어하지도 못한 채 자신의 모든 것을 부어버렸다." 이 대목에서 아름답고 깨끗한 여인의 팔을 따끈한 우유로 묘사했고, 웨이롱의 자제하는 허영심을 나타낸다. 또한 그녀의 소설은 결말이 행복하건 슬프건,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쓸쓸함이 풍겨온다. 차분한 문체에 주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글을 썼지만 편집자적 논평이 적고 처량한 분위기다.


물평가
그녀는 비평가들 사이에서 통속소설가, 명예롭지 못한 작가로 불려왔지만, 1961년 문학평론가 샤쯔칭(夏志清)은 영문 대표작 ‘중국현대소설사’에서 다른 유명 작가와 더불어 장아이링을 문학사에서 영향력이 깊고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저술했다. 심지어 그녀의 작품은 중국 문학의 거장 루쉰(鲁迅)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 하다고 하면서 그녀의 작품을 아꼈다. 특히 그는, 장아이링의 ‘금쇄기(金锁记)’를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중편 소설이라고 칭했다.

 

장아이링러(张爱玲热)
장아이링은 아버지를 통해 문학적 계몽을 얻고, 신여성의 표본이라고 불릴 수 있는 어머니로부터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였다. 비록 경제적으로 가세가 기울고, 부모님의 이혼과 학대,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과 쓸쓸한 말년 등 그리 행복한 인생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가진 재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글을 많이 만들어냈다.  

 

그녀의 작품이 세속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배후에는 그녀가 국제적인 도시 상하이와 홍콩에서 주로 생활했었다는 사실과 어머니의 영향이 있다. 그녀는 스스로를 "황금만능주의자"라고 칭했고, 처음 받은 원고료로 백화점에서 립스틱을 사고, 몸매가 도드라지는 치파오를 입는 등 당시 일반적인 여성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녀가 활동했던 당시 중국은 전쟁으로 인해 매우 살기 막막하여 평범한 일상마저 꿈꾸기 어려웠다. 그녀의 글들은 당시에는 매우 비현실적이고 퇴폐적이며 심지어는 반동이라고 평가되어 인기를 끌기는커녕 공감조차 얻지 못했다. 60,70세대들은 지금도 장아이링의 작품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가 변하면서 정치적 의도 없이 주로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한 그녀의 독특한 작품은 80허우, 90허우 세대들의 공감을 얻었고, 여성 주인공들의 활동이 도드라지는 그녀의 작품들은 여성의 지위를 향상 시켜주는 데에 이바지했다.
또한,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과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은 그녀의 소설 속 사랑이야기가 대부분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것에 영향을 끼쳤다.


장아이링 고거(爱丁堡公寓 Edingburgh House) 

1942년 상하이로 돌아온 장아이링이 1948년까지 고모와 함께 살았던 곳으로, ‘아파트생활의 즐거움(公寓生活记趣)’에 나오는 곳이다. 이 곳에서 소설 ‘경성지련’, ‘금쇄기’ 등이 탄생했다.  

 

•주소: 常德路195号常德公寓
•입장료: 10元
•개방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치엔차이슈팡(千彩书坊) 

 

장아이링을 테마로 한 북카페이다. 오로지 장아이링을 향한 팬심으로 지어진 이 북카페는 찾아오는 손님들도 대부분 ‘장미’다. 옛 상하이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장아이링의 작품을 읽어볼 수 있다. 

 

•주소: 常德路 195-3 번지(난징시루 근처)
•개방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장아이링 대표작

1. 첫번째 향로 沉香屑•第一炉香
2. 경성지련 倾城之恋
3. 금쇄기 金锁记
4. 십팔춘 十八春
5. 적지지련 赤地之恋
6. 반생연 半生缘
7. 색,계 色,戒
8. 산문집 유언 流言
9. 산문집 장칸 张看

 

고등부 학생기자 강민혜(상하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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