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못해도 상관없다. 구글과 바이두(百度)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조만간 기계(의 통역)를 통해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의 가장 고집스러운 문제는 ‘위(胃)’다”
지난 22일 왕스(王石) 완커그룹(万科集团) 회장은 중국국제상회 2016년 연례회의에서 이같이 발언했다고 21세기경제보도(21世纪经济报道)는 전했다. 이날 왕 회장은 ‘기업 국제화의 길’이라는 주제로 의미심장한 강연을 펼쳤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문화교류는 매우 중요하며, 특히 ‘음식문화’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그가 지난 2013년 하버드대학에서 캠브리지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지 3개월 뒤에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렸다. 30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 중국인은 세 사람뿐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이 대학을 졸업한 중국인보다 왕 회장이 아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왕 회장은 하루 세 끼를 모두 학교 구내식당에서 해결한 반면, 나머지 중국인들은 모두 집에 돌아가 식사를 했던 탓이다.
왕 회장은 캠브리지 대학 시절 매일 저녁이면 현지인들과 함께 ‘영어훈련’을 보내는 데 주로 시간을 보냈다. 보통 저녁식사 시간은 30분 가량이고, 술자리가 2시간 30분 가량 이어진다. 10시 전에는 술자리도 파하지만 그 시간을 잘 활용했던 것이다. 그는 “글로벌 무대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영어로 교류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이미 세계의 한 부분이 되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기계의 힘을 빌어 외국인과 교류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따라서 “국제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고, 나의 ‘입과 위’를 조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음식’이 아닌 일종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집’을 의미한다.
왕 회장은 “완커는 이미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했지만 과거 30년 간의 성공 경험에 보다 경각심을 갖고 미래를 마주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편안한 것들을 스스로 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위(胃)’ 뿐 아니라 ‘개인 브랜드’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개인 브랜드’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경험을 의미한다. 왕 회장은 에베레스트산을 두 번 정복했다. 그의 이 경험은 국제무대에서 자연스러운 화제를 만들어 주고, 어느 틈에 수많은 기회들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중국의 전통문화는 ‘강한 연대’이었지만, 지금은 ‘약한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약한 연대’란 인터넷 시대의 연대를 의미하는데, 약한 연대와의 소통이 활발해진 소셜 미디어 시대에 오히려 중요한 정보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우리는 익숙하지 않은 산업과 영역에 보다 더 많은 관계를 가져야 하며, 함께 ‘차이나드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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